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겨울여행

제주의 눈꽃오름 트래킹[한국관광공사선정 1월에 가볼만한곳]

by 구석구석 2008. 2. 20.
728x90

 

한국관광공사가 1월의 가볼만 한 곳으로 선정한 한라산 눈꽃

한라산 등반, 특히나 겨울 한라산은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산행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제주도 여행중 기념삼아 한라산을 오르려 한다거나 산행경험이 부족한 여행객이라면 당연히 등산준비가 제대로 돼있지 않을터...
또 한 가지, 전날 눈이 많이 내렸다면 한라산을 연결하는 산간도로는 난리가 난다. 어디가 도로인지 어디가 계곡 낭떠러지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이고 일주도로를 제외한 그 어떤 도로도 통행이 불가능하다. 차량통행 전면금지. 제주와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지만 한라산쪽은 이런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렇다고 제주에서의 눈꽃여행을 포기할 순 없다.
그 대안으로 추천할 만한 것이 바로 오름 트레킹이다. 겨울산행처럼 특별한 사전준비가 필요하지 않아 가벼운 맘으로 떠날 수 있고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와 산행시간, 노력으로 겨울정취와 눈꽃, 제주오름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섭기로 유명한 제주 바람을 피하기 위해 겨울 옷차림은 필수.(모자, 장갑, 목도리, 등산화, 아이젠 등)


 

어승생악...한라산 설경 ‘제대로’ 감상하는 곳

 

온통 눈으로 덮힌 한적한 오솔길을 걷는 일은 환희 그 자체이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들려오는 자기 자신의 발자국 소리는 눈꽃여행을 유혹하는 순수의 울림이다. 그 첫 코스로 어승생악을 소개한다.
어승생악은 한라산 등반 코스 중 하나인 어리목 코스 입구에 있다. 예부터 이 오름 일대가 명마의 산지로 널리 알려져 어승생이라 한다. 참, 제주에서 오름은 악, 산, 봉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운다. 일출봉, 산방산, 송악산 등이 그 예이다.
눈 덮인 어승생악은 조금 가파르지만 노약자와 어린이도 충분히 오를 수 있고 정상까지는 30분 남짓 걸릴까. 등반거리가 짧아서 그렇지 어승생은 한라산의 느낌을 그대로 갖고 있다. 다양한 식생과 깊은 숲, 우람한 산체까지 마치 설원을 걷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어승생은 정상에 화구호를 가진 오름 중 하나이다. 겨울엔 물이 찬 산정호수를 볼 수 없지만 이곳 정상에선 한라산의 모습이 가주 가깝게 다가온다. 하얀 모자를 눌러 쓴 백록담을 비롯해 장구목, 윗세오름, 만세동산, 사제비동산, 민대가리오름 등등 한라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성마루의 웅장한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오름정보:표고 1,169m 비고 350m


여행정보
어리목 광장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1100도로 변 입구에도 넓은 주차장이 있으므로 날씨가 포근하다면 세워놓고 걸어가면 더 경제적이다. 차를 갖고 가면 주차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리목광장까지는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거리.


 

노꼬메오름...오름의 묘미에 빠져들다

 

작년처럼 한라산에 폭설이 내려 등산로가 눈으로 휘덮이면 아무도 산에 오를 수 없다. 통제도 통제지만 감히 설산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 그 눈길을 헤치고 걸어가 길을 만들어 놓으면 다음 사람은 그 발자국을 따라 쉽게 오르겠지.
여기도 누군가 길을 만들어 놓았네. 오름 아래에서부터 가쁜 숨을 내쉬며 30여분 오르니 도착한 오름은 "높고나~“ 노꼬메오름. 정상은 심장이 확 트이도록 광활하다. 날씨가 좋으면 서쪽의 산방산과 동쪽의 묘산봉, 이름모를 무수한 오름군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에이, 그 정도 올랐다고 산방산이 보인다고?’ 오름을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코웃음을 칠지 모르지만 정말이다. 등성마루에서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키 큰 조릿대는 바람이 불때마다 ‘후두둑 후두둑’ 입었던 눈을 떨어뜨리는데 그 소리가 참 처량하다.
쉬엄쉬엄 내려오다 보면 오름 입구에서 신나게 눈썰매 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가. 이제부터 씽~씽~눈썰매 타는 시간이다.

 

오름정보:표고 833.8m 비고 234m


 

여행정보
노꼬에 대한 어원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곁에 위치한 작은오름(족은노꼬메)과 견주어 큰오름, 이 오름에 사슴이 살았음에 연유하여 녹고악(鹿古岳·鹿高岳), 풍수지리설상 사슴과 개의 형국에 비유하여 녹구악(鹿狗岳)이라고도 하고 있다.
제주시 1100도로(99번)에서 어승생유원지를 거쳐 산록도로(1117번)에 진입한후 평화로(95번) 쪽으로 10.4km를 가면 왼쪽에 소길리공동목장 입구와 오름표지석이 있다. 입구 철문은 출입후 잘 닫아놓으면 된다.


 

새별오름...‘뽀드득 뽀드득’눈 밟는 소리가 들려

 

하얀 눈이 소복 소복 쌓이면 눈 밟는 소리가 들리는 새별오름으로 나가 보자. 풀섶을 지날때면 쌓인 눈이 파르르 떨어지고 입가에 손을 대고 ‘호’하고 불라치면 콧등에 내려앉은 함박눈이 날라간다. 새별오름 정상까지 내가 그린 발자국 그림을 남겨보자.
새별오름은 저녁하늘의 샛별처럼 외롭게 서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만으로도 앙증맞고 깜찍한 오름이다. 예쁜 이름만큼이나 새별오름의 굽이치는 능선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까지 부드럽게 풀어준다. 그 매혹적인 자태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20여분 정도 오르면 도달하는 오름 정상. 눈으로 뒤덮인 중산간 풍경이 낯설게 다가온다. 다음으로 제주 어디서건 한 눈에 들어오는 한라산이 두 눈을 사로 잡는다. 눈 덮인 한라산은 제주를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마음 든든하게 포근히 다가온다. 푸른 바다에 중절모를 띄어 놓은 것 같은 비양도와 서쪽에 이웃한 쌍둥 봉우리 이달오름도 빼놓을 수 없다.


오름정보:표고 519.3m, 비고 119m

 

여행정보
새별오름은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장관을 이룬다. 한해의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하며 오름 정면에 불을 지르는데 주위를 환히 밝히며 활활 타오르는 그 모습이 가히 압권이다. 제주시와 중문을 이어주는 평화로(95번) 변에 위치하고 있다. 올해 대보름들불축제는 3월1일부터 3일까지 열린다.


 

석굴암 가는 길...순수를 찾아 떠나는 공간

 

신기하게도 눈은 사람들을 동심으로 이끈다. 그래서일까. 지독히도 삭막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의 어른들조차 들판을 포근히 감싼 설국 풍경에 동심으로 돌아간다. 순수의 공간이자 신성한 세계로 출발~
한라산에서 유일하게 수많은 골짜기가 중첩된 아흔아홉골이 있다. 1100도로 상에 위치한 천왕사 일대가 그곳이다. 천왕사 위로 금봉곡 동쪽 능선에는 골머리오름이 자리하고 있다. 금봉곡이라 불리는 골머리계곡은 천왕사와 함께 작은 규모의 암자인 석굴암이 자리한 곳으로 석굴암 서쪽 자락에는 그 유명한 선녀폭포가 조용히 모습을 감추고 있다.
석굴암은 밧줄을 잡고 오르는 바위계곡, 호젓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오솔길 등 간단한 등반코스로 손색없다. 마치 한라산을 오르는 느낌 그대로다. 때문에 지역주민이나 관광객들이 운동삼아 산책삼아 이곳을 즐겨 찾는다.
산책하기 편하도록 등반로엔 목침이 놓여 있어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겨울엔 주의해야 한다. 시내엔 눈이 내리지 않았어도 이곳엔 눈이 항상 눈이 쌓여 있고 응달엔 녹지 않은 눈이 꽁꽁 얼어 빙판을 만들기도 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