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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겨울여행

정월대보름 눈에 띄는 축제

by 구석구석 2008.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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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눈에 띄는 축제
둥실, 둥근달이 떴습니다
4대 명절 중 하나인 정월 대보름.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중 눈에 띄는 행사가 있다. 달집에 도자기를 굽고, 연리목에 사랑을 기원하고, 달에게 제사를 지내고. 흥미롭고 신기한 대보름제, 어떤 것이 있을까.
 
달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강릉 망월제
예부터 강릉의 정월대보름은 꽤 성대하게 치러졌다고 한다. 새벽에는 서낭제를 올리고, 안택고사를 지내고, 거름한 짐 밭에 퍼내고, 우물물을 남보다 먼저 떠오고, 새를 쫓고, 용물 달고, 다리 밟는 등 강릉의 대보름 풍속은 다양하고 볼만했다. 강릉 망월제는 이러한 풍속과 전통을 재현하는 행사로 올해 17회를 맞는다. 올해에는 이웃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마음도 담을 예정이다.

남대천 단오장터에서 대보름인 3월 4일 하루만 열린다. 하지만 볼거리는 여느 행사 못지않다. 달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망월제례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된다. 달을 향해 제문을 읽고, 제사를 드리는 모습이 신비롭다. 제례가 끝나면 한지에 조밥을 싸 남대천에 뿌리며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어부식이 있다.

이후 달집태우기와 한해 소원을 비는 소지올리기가 차례로 진행된다. 망월제가 끝나면 답교놀이(다리밟기)와 용물달기 놀이가 이어진다. 답교놀이는 달과 달을 따라가는 아이들(좀생이)의 거리를 보고 그해 농사의 풍, 흉을 가늠하는 세시풍속이다. 용물달기는 용이 물을 달고 온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자신의 집에 우물이 부족하면 물이 풍부한 샘에서 물을 길어 부었다. 그렇게 하면 물줄기가 풍부해진다고 믿었던 것. 이것이 전통 놀이로 전승된 것이 용물달기다. 망월제례를 전후해 관노가면극, 풍물놀이 등도 펼쳐진다. ●임영민속연구회 033-651-0886  

전통 기줄다리기 구경  삼척 정월대보름제
휘영청 밝은 달 아래서 동해를 구경해 보신 적이 있는지. 한 낮 바다의 시원함과는 다른 평온함을 경험할 수 있다. 삼척에서 보름달을 맞이하면 가능하다. 3월 1일부터 4일까지 삼척 성남동 엑스포광장과 진주로 일원에서 정월대보름제가 열린다. 길놀이와 불꽃놀이 등의 전야제를 필두로 다양한 전통 공연과 문화 이벤트가 펼쳐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기줄다리기. 기줄은 메인이 되는 줄 옆으로 나뭇가지처럼 작은 곁줄이 달린 줄이다. 기줄다리기는 새끼줄을 힘들이지 않고 꼬기 위한 작업수단이 오늘날 전통 놀이로 발전한 것. 옛날에는 아침부터 새끼를 꼬기 시작해, 밤이 되면 완성된 기줄로 힘을 겨루었다. 어린아이들끼리는 속닥기줄다리기, 청년들은 중기줄다리기, 성인들은 대기줄다리기를 했다. 기줄다리기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돼 있다. 축제기간에는 둘째날부터 학생들과 군인들, 지역 방범대원과 직장인 등 한 팀이 200여명 씩 참여해 매일 기줄을 당기며 힘을 겨룬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죽서루 뒤 가람 둔치에서 달집태우기 행사가 있다. 엑스포 광장에서 바다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달 밝은 밤, 바다를 산책하는 운치도 괜찮다.
●삼척 정월대보름제 위원회 033-573-2882  

사랑나무, 연리목에 소원 빌기  금산 장동달맞이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단어, 바로 사랑이다. 충남 금산 장동마을에는 연리목이 있다. 연리목은 두 나무가 서로 엉켜 버린 나무다. 기둥과 나뭇가지가 연결돼 있는 모습은 사랑의 상징이다. 장동 마을회관 언덕에 있는 팽나무 연리목은 서로 껴안고 입맞춤을 하는 형상이다. 3월 3일부터 4일까지 장동마을에서 열리는 달맞이 축제는 연리목이 있어 특별하다. 사랑나무라고 불리는 연리목에 사랑의 불을 점등한다. 달불을 점등하고 한해의 안녕과 사랑의 충만을 기원한다. 결혼, 해로 등 팽나무 연리목에 소원을 빌면 제법 잘 들어준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은은한 달빛 아래에서, 가족끼리, 연인끼리 사랑을 속삭이는 기분도 색다를 듯. 길놀이로 행사, 풍물굿과 달집태우기 등의 행사 여느 대보름제와 비슷하다. 사랑나무 아래에서 금산의 달빛을 가득 담아보자. ●금산문화원 041-754-2724

장승 앞에서 달맞이  아산 외암마을 장승제
아산 외암마을에 가면 장승제를 볼 수 있다. 장승제는 마을의 액운을 막고 전염병을 물리치기 위한 동제다. 오후 1시경, 외암민속관 근처의 장승 앞에서 제례준비를 마치면 풍물패가 마을을 돌며 분위기를 잡는다. 관광객이라도 눈치 볼 것 없다. 함께 어울리면 된다. 제례는 30분 정도면 끝이 난다.

그 다음부터 누구든 나서서 장승 앞에 향을 피우고 절을 하며 한 해의 소원을 빌 수 있다. 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이 때 느티나무 아래에서 느티나무제를 따로 올린다. 오후 3시경, 풍물패가 다시 마을을 돌면 본격적 대보름행사가 시작된다. 부럼깨기, 떡만들기,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외암마을 관리소 041-544-8290   

 
4층 건물 높이의 달집태우기  청도 정월 대보름제
청도의 달집은 거대한 크기로 유명하다. 높이가 15m, 폭이 4m. 4층 건물과 맞먹는 높이다. 트럭 50대 분량의 소나무 가지와 60개의 기둥나무로 만든 달집이다. 제작기간도 4일이나 된다. 대보름인 3월 4일, 오전 10시부터 청도천 일대에서 정월대보름제가 열린다. 거대한 달집을 태우는 것이 대보름제의 하이라이트다.

격년제로 열리는 도주줄다리기대회가 열린다. 도주 줄은 원줄을 중심으로 여러 가닥의 새끼줄이 달리는 것. 삼척의 기줄과 비슷하다. 이번 대보름제데 등장하는 도줄의 크기도 달집 못지않다. 원줄의 길이가 100m, 가닥줄이 80m, 가닥 줄 수도 원줄과 종줄을 합쳐 80개에 달한다. 볏집이 2만1600단, 새끼가 30타래가 들어갔고, 제작하는데만도 3일이 걸렸다. 이 줄을 싣고 시작행진을 하는 것을 필두로 풍물놀이, 풍년기원 고사, 달집 태우기 등의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청도군 문화관광과 054-370-6061

달집 가마에 도자기 굽다  /  부산 기장군 정관면 달집태우기와 노천소성
올해 기장군 정관면의 대보름제는 조금 이색적이다. 달집 안에 가마를 만들어, 달집을 태우면서 도자기를 구워내는 행사가 열린다. 지역주민들과 지역의 도예가들 13명이 대보름에 앞서 도자기를 만들고, 이것을 행사 당일 가마에 굽는다. 기장군 정관 대보름제는 올해로 7회째지만, 도자기를 굽는 행사는 처음 열리는 것이다.

주변의 흙과 나무 등을 이용해 자기를 야외에서 굽는 것을 ‘노천소성’이라 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빗살무늬 토기 등이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6000~7000년 전 사용됐던 방신인데, 현대에 재현되는 것이다. 달집을 태울 때 발생하는 온도는 섭씨 1200도. 기장군은 이번 행사를 위해 달집의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크게 제작했다. 달집 크기는 높이 10m, 폭 6m. 가마의 크기는 높이 20m, 폭 15m다. 아쉽게도 행사 기간이 짧아 당일 일반인들이 직접 도자기 굽는 체험에 나설 수는 없다. 단 소망과 액운을 적은 소망판을 구입해 달집을 태울 때 함께 태운다. 소망판 가격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불우이웃돕기 성금 형식으로, 원하는 만큼 지불하면 된다. ●정관 달맞이축제 및 노천소성 추진위원회 016-569-7009

시뻘겋게 타는 오름 장관 / 제주 들불축제
대보름을 전후해 제주도를 여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애월읍 새별오름을 찾아가 보자. 오름에 불을 놓는 장관이 펼쳐진다. 새별오름 일대에서 제주들불축제가 열린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오름에 불 놓기다. 새별오름은 높이 119m, 둘레 2713m로 제주 오름들 중 중간 크기의 규모다.

축제 마지막날 저녁 7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오름에 불을 놓는다. 들불놀이는 제주도의 목축문화에서 발전된 놀이. 옛날 제주도 중산간 지역의 주님들은 묵은 풀을 제거하고 해충을 없애기 위해 들판에 불을 놓았다. 오름 불놓기가 끝나면 오름 정상에서 불꽃놀이가 열린다.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될 예정. 축제 첫 날 횃불을 들고 새별오름 광장을 도는 횃불행진도 장관이다. 다양한 행사 중 눈에 띄는 것은 말싸랑 싸움놀이. 제주도 말들이 싸우면서 자웅을 겨루는 행사다. 또 오름에 불을 놓기 전, 신명나는 굿판이 벌어지는데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제주시 들불축제 준비위원회 064-728-2894

 

제주시에서 서부관광도로(95번 국도)를 따라 20분쯤 가면 북제주군 애월읍 봉성리 나들목을 지나 도로 우측에 봉긋 솟은 새별오름이 보인다. 

 

창녕 화왕산 억새태우기축제 055-530-2522

3년마다 열리는 '화왕산 억새 태우기 축제'(사진)가 2006년에 화왕산(757m) 정상에서 열린다. '큰불의 뫼'라는 뜻을 지닌 화왕산(火旺山)은 불기운이 들어야 풍년이 든다는 속설을 지닌 산이다. 억새 태우기는 보름달이 화왕산 정상에 뜨면 힘찬 북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둘레 2.7㎞의 화왕산성 내 억새밭 5만6000평이 순식간에 불바다로 변하면서 높이 50m의 불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타는 것이 아니라 숫제 폭발하는 모습이었다. 종잇장처럼 바짝 말라버린 억새는 불똥이 튀기 무섭게 활활 타올랐다. 산성을 등진 채 분지를 빙 둘러싼 ‘불잽이’들이 불을 놓자마자 억새들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타 들어가, 순식간에 거대한 불기둥을 이루며 치솟았다. 엄청난 기운의 화염은 보름달마저 녹일 기세였다.

 

그렇게 5만6000평 억새밭은 첫 불꽃을 올린 후 불과 10여 분만에 전부 타버렸고, 그 짧은 시간 동안 화왕산은 불지옥으로 또는 용암이 꿈틀대는 불덩이 화산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산정에 모인 사람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2009년2월행사때 5명의 사망을 낸 화왕산대보름축제


 

부산 해운대 051-749-4062

해운대는 일출과 일몰, 월출과 월몰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서 바라보는 담홍색 대보름달이 장관이다. 수평선 위로 달이 떠오르면 주변 바다가 금빛으로 일렁인다.  

 

  editor 김성환 / 스포츠조선 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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