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서울 한강

서울 동대문구-용두동 대성집 종로곱창 쭈꾸미골목 청룡문화제

by 구석구석 2008. 1. 16.
728x90

 

삐걱거리는 의자, 낡은 테이블, 그 위로 정이 오간다. 툭툭 내뱉는 말이 조금은 퉁명스럽게 들리지만 서비스로 얹어주는 ‘덤’과 안부를 묻는 인사에서 자식을 대하듯 정겨운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지는 거리. 그곳으로 어머니의 손맛을 찾아 떠난다.

 

동네를 감싼 산의 모습이 용머리 같다 하여 용두(龍頭)동이라 불리는 곳. 어쩐지 이름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런데 이 동네, 알면 알수록 참 재미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과 자그마한 구멍가게 그리고 사이사이 위치한 허름한 음식점. 일단 겉모습만 봐서는 어느 곳을 가든 쉽게 볼 수 있는 골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웬만한 골목에서는 하나도 찾기 힘든 맛집 여러 개가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번화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장통도 아닌 이 골목에 이처럼 많은 음식점이 모여 있는 이유가 궁금해지던 찰나, 저녁 더위를 피해 구멍가게 앞 평상으로 나오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이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여기가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였어. 나도 정확한 연도는 모르겠고, 1940년대에 들어서야 서울로 편입됐다 하더라고.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에 있다 보니 서울에서 경기, 경기에서 서울로 넘어가려면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했던 모양이야.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식점이 생겨나기 시작한 거지. 옛날에 뭐 먹고 살 게 있었겠어? 장사를 하러 일부러 모여든 것이 아니라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집 1층을 가게 삼아 이 음식, 저 음식 팔기 시작하면서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거지. 저기 봐봐. 그래서 음식점이 전부 가정집 건물에 있잖아.”

 

어르신들이 알려준 이 골목의 터줏대감은 ‘어머니 대성집’과 ‘개성집’, ‘만수집’이다. 세 곳 모두 역사가 40년 가까이 됐다. 그중 어머니 대성집의 선지해장국은 국내 최고로 손꼽힐 만큼 빼어난 맛을 자랑한다. 선지, 배추, 콩나물을 넣고 푹 끓인 국물에 잘게 다진 내장을 넣어주는데 국물 맛이 깊으면서도 가볍고 개운해 여성도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낸다. 달콤한 맛의 육회 역시 이 집의 자랑.

개성집은 개성의 서민 가정에서 즐기던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몇 해 전, 원래 주인이던 개성 출신의 이영희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며느리가 가게를 이어받았는데 그후 종종 가게 문을 닫는 일이 늘어나고 맛이 예전 같지 않다 하여 최근 동네 주민의 우려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호박과 숙주를 넣고 한 입 크기로 빚은 개성식 편수와 잘 익은 동치미 국물에 오이를 통째로 넣고 절인 오이소박이 등은 여전히 맛을 지켜내고 있다.

만수집은 마니아 음식으로 꼽히는 사철탕으로 명성 있는 곳이다.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을 넣어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 이 맛을 잊지 못해 매년 여름이면 지방에서 올라오는 단골손님도 많다.


 

저녁이면 술 한잔 걸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종로곱창은 이 동네에서 자식을 낳고 대학까지 졸업시킨 용두동 토박이 김명덕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곳. 김명덕 아주머니는 올해로 27년째 매일 아침 그날 판매할 곱창을 일일이 손질하고 시장에 나가 채소를 골라 온다. 27년의 손맛과 정성이 더해졌으니 맛이 없을 리 없다.


 

“아이고, 우린 한참 막내지.” 가게 역사를 묻는 질문에 ‘원진숯불갈비·청국장’의 주인인 배성호 씨가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 말이 그렇지 사실 이 집도 역사가 20년은 족히 넘은 곳이다. 원래 이 집은 숯불갈비 전문점이었다. 그런데 고기를 먹을 때 서비스로 내놓던 된장찌개와 청국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아예 주 메뉴를 청국장으로 바꿔버렸다.

신기한 것은 주방에서 연신 청국장을 끓여대는데도 가게 안에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점. 수년간의 연구 끝에 냄새 없는 청국장을 개발해, 특허까지 냈을 정도다.
정릉천 바로 앞에 위치한 ‘곰보추탕’역시 30년 가까이 서울의 추탕 맛을 지켜온 식당이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고 끓여내는데 담백한 국물과 입 안에서 뼈째 씹히는 미꾸라지의 느낌이 일품이다. 도저히 통미꾸라지를 못 먹겠다 싶은 사람은 주문 전에 미리 말해두면 갈아주기도 한다.

‘해물마을’은 10년 이상 먹장어를 구워온 집이다. 해산물 전문가는 모두 모여 있다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장사를 하다가 그 맛을 널리 알리고 싶어 용두동으로 자리를 옮긴 지 6년 정도 됐다. 통영에서 직송해온 싱싱한 먹장어를 양념구이, 소금구이, 통구이로 맛볼 수 있다.    editor 김지덕, photographer 김대식

 

▒ Infomation

원진 숯불갈비ㆍ청국장 서울시가 선정한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 중 하나. 진짜 냄새 없는 청국장을 맛볼 수 있다. 청국장 5000원, 02-925-5733

곰보추탕 커다란 그릇에 양지를 넣어 끓인 추어탕을 담아준다. 머리까지 달린 통미꾸라지가 푸짐하게 들어 있다. 추탕 7000원, 따로추탕 8000원, 산적꼬치 8000원, 02-928-5435

어머니 대성집 38년 전통을 자랑하는 선지해장국집. 소 내장과 선지, 배추, 콩나물을 넣고 푹 끓여 국물 맛이 깊으면서도 가볍고 개운하다. 영업시간이 오후9시부터 다음날 낮4시까지라 저녁식사시간으론 애매하다.

해장국 8000원, 육회 25,000원, 등골 30,000원 02-923-1718

 

 



개성집 용두동에서 어머니 대성집과 함께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곳. 옛 개성의 서민 가정에서 즐겨 먹던 음식을 선보인다. 만둣국 7000원, 기본상 5만9000원, 홍어찜 (소) 3만원, 02-923-6779

종로곱창 27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직접 손질한 깨끗한 곱창에 갖은 양념과 싱싱한 채소를 넣고 볶아낸 곱창볶음을 맛볼 수 있다. 곱창볶음 5000원, 02-926-9176

만수집 40여 년 된 사철탕집. 집에서 담근 된장을 넣고 끓여 누린내가 없고 구수하고 담백하다. 삼계탕도 판다. 사철탕 8000원, 02-928-7482

해물마을 100% 자연산 먹장어를 양념구이, 소금구이, 통구이로 맛볼 수 있다. 곰장어구이 2만~3만5000원, 02-927-5976 
  editor 김지덕, photographer 김대식 

 

 

용두2동 농협뒤 쭈꾸미골목 

용두동 농협 뒤 '주꾸미골목'은 역사가 길지 않다. 먹자골목으로 형성된 지 3~4년 정도. 골목 어귀 '나정순할매쭈꾸미(호남집)' (02-928-0231)가 원조 격이다. 사장은 "문을 연 지 40년쯤 됐는데. 우리 집이 잘 되자 주꾸미집들이 옆에 생겨났다"고 했다. 이 골목에 있는 주꾸미집 7곳 모두 성업 중이지만, 역시 나정순할매쭈꾸미가 가장 손님이 많다. 저녁이면 가게 앞에서 10여명씩 테이블이 나기를 기다린다.

 

1등 자리를 노리며 애쓰는 야심찬 2등은 어디나 있다. 나정순할매쭈꾸미 바로 옆 '용두동쭈꾸미'(02-925-3127)가 그런 2등 같다. 이 집에서는 주꾸미를 주문하면 특이하게도 카레가 함께 나온다. 이 식당 방은이 사장은 "카레에 주꾸미를 찍어 먹어보라"고 권했다.

 

시뻘겋게 볶아 그렇잖아도 매운 주꾸미를 매운 카레에 또 찍어먹는다? 속는 셈치고 따랐다. 희한하게도 덜 맵고 부드러웠다. "매울 때 매운걸 먹으면 덜 맵잖아요. 주꾸미가 매워서 못 먹는 분들을 위해 개발했어요. 해물 육수에 카레를풀었어요. 하얀건 순두부인데요. 카레와 의외로 잘 어울려요."

 

이집에는 '달?찜'(3000원)도 있다. 매운 카레가 주꾸미 매운맛을 상쇄하는 '이열치열' 효과를 낸다면, 부드러운 달걀찜은 주꾸미 매운맛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주꾸미'1인분 (1만원)은 550g쯤으로, 어느 집이나 비슷하다. 2인분이 기본이다. 주꾸미를 포장해 가는 손님도 많은데, 1인분 1만원으로 가격은 같지만 양은 약 1kg으로 휠씬 많다. 포장은 1인분도 가능하다. 주꾸미는 약한 불에 살짝 볶아야 질기지 않다. 국물에 '떡사리'나 '국수사리'(각2000원)를 넣어 먹기도 한다. 식사로는 '볶음밥' (1000원)을 많이들 시킨다.

 

청룡문화제

 

 

매년 10월 용두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청룡문화제는 조선시대 임금이 기우제를 지내던 '동방청룡제'를계승한 것으로 어가행렬, 동방청룡제례, 전통 민속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물이다. 비가 오지 않고 날씨가 가물기 시작하면 나라에서 산천과요소 요소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오행에 의해 동쪽은 청룡, 서쪽은 백룡, 남쪽은 적룡, 북쪽은 흑룡, 중앙은 황룡으로 색을 정하고 그중 동쪽에서는 선농단 옆에 토룡단을 만들고 행의 원리에 따라 '동방청룡단'이라 불렀다.

동방청룡제는 조선 태종때부터 시작되었는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신기하게도 이 제사를 지낸 후 비가 많이 내렸다고 전한다.

 

용두동 버들습지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만들어진 버드나무 습지 지역이다. 버들습지는 어류, 양서류, 조류 등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갯버들, 매자기, 꽃창포 같은 수생식물이 살고 있다. 황학교 에서 신답철교까지 조성된 습지10여곳 정도 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