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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서울 한강

서울 강북-수유동 구천계곡

by 구석구석 2008.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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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매력은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온 가족이 함께 당일로 갔다 올 수 있기 때문에 시간 부담도 없다. 그러나 몇몇 계곡은 휴식년제 적용 구간이라 함부로 계곡에 발을 담글 수 없다.

 

북한산 비봉

우선 북한산의 시원한 계곡을 찾기 위해 정릉에 위치한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 사무소를 찾았다. 평소 <프라이데이>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 사무소의 오민석 자원보전팀장이 앞장 서 도움을 주었다. 북한산의 수많은 계곡 중 숨은 명당을 찾는 작업은 녹록지 않았다. 오 팀장은 북한산의 각 매표소를 상대로 급히 연락망을 가동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몇십 통의 전화 통화 끝에 드디어 진귀한 정보를 찾아냈는데, 바로 비가 오면 딱 이틀간만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한 폭포가 있다는것.

 

구천폭포가 그곳이다. 아홉 개의 하늘? 이름만 들어도 범상치 않을 듯하다. 북한산 등산객 중에서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잘 모르는 숨은 폭포다.

 

북한산 비봉

 

북한산에는 어떤 계곡이 있을까?


북한산의 대표 계곡은 북한산성계곡, 삼천사계곡, 진관사계곡, 구기계곡, 평창계곡, 정릉계곡, 구천계곡, 소귀천계곡, 우이계곡이 있다. 여기에 도봉산 경계에 있는 인수천계곡도 포함된다. 이 중 북한산성계곡은 수량이 가장 풍부한 곳으로 해마다 가장 많은 인파가 찾는 계곡이기도 하다. 진관사계곡과 구천계곡은 등산객이 많지 않아 호젓하게 즐길 수 있다. 평창계곡, 우이계곡, 정릉계곡은 휴식년제 적용 구간으로 계곡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서울시내에서 최단거리에 있으며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어 눈으로 계곡을 즐기려는 이들로 붐빈다.

 

구천폭포를 찾아서!

 

수유전철역 1번 출구로 나온 후 1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하니 10m 전방에 아카데미하우스 정문이 보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수유전철역 6번 출구로 나와 나이키 매장 앞에서 1119번을 타도 이곳에 도착할 수 있다.)  아카데미하우스 정문에서 약 5m 우측에 북한산국립공원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는 성인이 1,600원. 입구 정면으로 좌측과 우측 두 개의 등산로가 나온다. 여기에서 좌측 등산로를 이용해 500m 정도 오르면 간이 화장실과 갈림길이 보인다. 갈림길 우측으로 들어가자 계곡이 시작된다. 안으로 들어가니 웅장한 바위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사이로 시원하게 물줄기가 흐른다. 드디어 구천폭포를 발견한 것이다.

 

구천폭포, 과연 시원한 명당일까?

 

취재팀은 운이 좋았다. 장마 기간이 딱 끝난 시기에 맞춰 이곳을 찾았기에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폭포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실제로 구천폭포는 비가 내리지 않으면 수량이 적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취재 당일 등산로에서 만난 등산객 중 상당수가 구천폭포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구천폭포는 약 15m 높이에 4단 형태다. 이 정도라면 북한산 계곡 내에서도 제법 규모가 큰 폭포에 속한다. 원래는 폭포 아래에 폭 10m 정도의 웅덩이가 있었는데 올여름 큰비가 와서 바위로 메워졌다. 폭포 아래쪽을 살펴보니 암반으로 된 계곡이 있고 주변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도시락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해 명당으로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도 구천폭포는 비가 온 뒤 이틀 가량만 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추지 않으면 폭포 자체를 볼 수 없다는 신비함을 갖고 있다. 당연히 이곳을 찾는 피서객도 극소수. 호젓하고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인 최고의 자리다.

 

구천폭포의 유래 찾아 삼만리

 

구천폭포라는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았지만 문헌상 기록은 찾지 못했다.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 수유분소의 조강희 소장이 나이 많은 등산객을 상대로 폭포의 유래에 대해 수십 차례 탐문하기도 했으나 자세한 정보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취재팀은 다양한 추리를 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구천폭포는 4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관을 보고 이름이 붙여진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이름의 뜻을 풀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구천(九天)이라는 말에는 ‘아홉 개의 하늘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뜻이 있는데, 아마도 상대적으로 폭포의 수가 적은 서울 지역에서 북한산 깊숙이 있기도 하거니와 비가 오지 않으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과연 그럴듯하다.

 

<프라이데이> 추천 북한산 계곡 Best 3

 

진관사계곡

 

호젓하게 산행을 즐기며 계곡을 즐길 수 있는 코스. 물 반, 사람 반인 북한산의 계곡 중 그나마 한산한 편. 등산로도 한 사람이 겨우 오를 정도로 산길이 교차되어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소귀천계곡

 

소귀천매표소에서 왼쪽으로 진달래능선을 끼고 연결된 아담한 지류. 우이계곡의 상류 지류가 되는 곳으로 물이 맑고 녹음이 짙다. 여름이면 많은 사람이 찾는 인기 있는 계곡이기도 하다.

 

구기계곡

 

빼어난 경관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수량도 풍부한 편이기 때문에 북한산 계곡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아쉬운 점은 눈과 가슴으로밖에 즐길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연화사, 금선사, 승가사, 문수사 등 다양한 사찰을 지날 수 있어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  editor 전필호, photographer 김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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