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속도 하동IC-19번국도(남해대교/남해방면)-이어리(우측지방도 양지마을 산행길)-남해 아산리 오동(산행길)-서면방향 지방도-신촌마을
망운산은 보통 화방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나 남해지맥의 2구간을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현촌마을에서 시작한다. 현촌은 말 그대로 고개마을이라는 뜻이다. 대곡리 소재지의 자연마을인데 산행 들머리가 마을버스 정류장 바로 뒤다. 1497년에 신 씨 성을 가진 분들이 최초로 정착했다는 마을 유래비가 있다.
현촌마을에서 출발하여 642봉~철쭉광장~망운산~망운사 갈림길~암봉~관대봉~469봉~편백숲~전망대~숲속교실~갈림길 이정표~남해여중까지 7.7㎞를 5시간가량 걸었다.
/ 부산일보
남해바다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망운산(786m)
부초처럼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의 섬들을 두르고 남해땅 한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최고의 전망대. 우리나라 섬 산 중 제주 한라산과 을릉도 성인봉 다음으로 높아 정상에 항상 구름이 머문다는 곳이 남해 망운산(785m)이다.
망운산은 아직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곳이다. 금산의 명성에 가려 진가가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산에서는 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금산이 동남쪽 바다밖에 볼 수 없다면 망운산은 어느 방향으로도 조망이 거침없다. 동북쪽으로는 강진만과 진주만,서남쪽으론 여수시와 오동도 앞바다,서북쪽으론 하동 섬진강 포구를 굽어볼 수 있고, 멀리 남해대교와 통영의 도서지방까지 섭렵할 수 있다.
화방사/전용호
화방사는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연죽사(煙竹寺)를 건립하였는데, 고려시대 진각국사 혜심이 연죽사를 현 위치의 서남쪽 400m에 옮기고 영장사(靈藏寺)라고 이름을 바꾸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 그 후 서산대사 제자인 계원과 영철 두 선사가 지금 위치에 ‘연화형국’이라는 뜻으로 절 이름을 화방사로 지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망운산 산행코스는 화방사에서 시작, 망운암~망운산 정상~화방사로 이어지는 원점회귀코스(소요시간 3시간)와 망운산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관모봉을 넘어 남산마을~남해읍(소요시간 4시간)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다. 이중 화방사 코스는 초보자에게 적당하며 관모봉 코스는 다리 품을 팔아야 하지만 솔숲과 빼어난 바위절경이 숨어있는 길이다.
산행은 산사의 고즈넉함이 돋보이는 화방사에서 출발한다. 완만한 경사의 흙길을 밟으며 천천히 발길을 떼니 미끈한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화방사 주변이 천연기념물 제152호로 지정된 '산닥나무 자생지'라는 사실을 자랑하듯 여기저기서 나무들이 시원한 몸매를 자랑한다.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산행의 길동무 역할을 톡톡히 해 준다.
40여분 걸어 안부에 올라섰다. 한 숨 돌리고 다시 발길을 재촉하니 보랏빛 꽃망울을 터뜨린 진달래가 반갑게 인사한다. 이제 곧 진달래천지로 만들겠다는 듯 만개를 기다리는 꽃봉오리들이 지척에 깔려있다.
1시간여 걸으니 삼거리를 만났다. 망운암과 정상 표지판이 서 있다. 망운암쪽으로 방향을 잡은 지 10여분,아주 특이한 지형을 만난다. 넓다란 바위들이 한 가득 모여있는 곳, 일명 너덜지대,너럭바위길이라 불리는 곳이다. 확 트인 경관은 한려수도 푸른바다와 섬들을 가슴 가득 안겨준다.
다시 산길로 접어든지 10여분,목탁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곧 이어 나타난 일주문이 망운암 입구를 알려준다. 산기슭 비좁은 터에 자리 잡았지만 다도해를 발 아래 거느린 절경이 뛰어나다.
돌을 거칠게 다듬어 세운 일주문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중병이 낫는다는 말에 일주문을 지나 암자로 들어섰다. 망운암 돌 일주문은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돌로 일주문을 세운 스님의 생각이 번뜩이는 것 같다. 창덕궁(昌德宮)의 불로문(不老門)이 생각난다.
망운암은 화방사의 전신인 영장사를 건립한 진각국사 혜심이 창건한 암자라고 한다. 하지만 오래된 흔적들을 지워지고 최근 재건한 관음전 등이 바다를 내려다보고 자리 잡고 있다.
망운암을 재건한 스님은 돌을 좋아했나 보다. 약사전도 벽이며 기둥이 돌로 되었다. 관음전은 군데군데 금박을 입혀 너무나 화려하다. 암자 이름에서 고풍스럽고 운치 있는 풍경을 기대했는데 높은 산에 당당하게 서있는 화려함만을 자랑하고 있다.
망운암 좌측으로 빠져나오니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10여분 후 평평한 안부에 이른다. 여기서부터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다. 툭 트인 바위를 조망하며 걸으니 어느새 785m 정상석을 만난다.
훈풍에 잠긴 남해바다는 눈 부시도록 은비늘을 반짝이고 올망졸망 들어선 집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선 표지판을 따라 화방사쪽으로 내려가면 원점회귀 할 수 있다. 이번 산행은 관모봉을 거쳐 남해읍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정상에서 내려와 관대봉쪽으로 꺾지 말고 직진하면 큰 바위가 서 있다. 여기서 전경을 감상한 후 넓다란 능선길을 따라 걷는다. 방화선에 줄지어 선 진달래도 보고 돌부처목이라 불리는 바위 절벽도 놓치지 말자.
하산을 시작한지 1시간여,관모봉에 도달한다. 계단식으로 놓여있는 바위를 잡고 올라서면 망운산 정상의 느낌과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후 1시간여 솔숲도 지나고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며 천천히 걸으면 어느새 남해읍에 도달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어 전국 동호인들이 줄을 잇는다. 화방사에 차를 세우고 정상까지 등반할 수 있으며, 망운암과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임도가 있어 차를 타고도 갈 수 있다.
/ 부산일보 김효정 / ⓒ 2008 OhmyNews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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