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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구례 19번국도 관산리 위안리 산수유마을 상위마을

by 구석구석 2022.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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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천지를 걷는 듯한 풍광 노란꽃을 대표하는 산수유로 유명한 위안리 '상위마을'

 

동쪽으로 지리산의 노고단(1,507m)이 솟아 있고, 북쪽으로는 만복대(1,437m), 남쪽엔 백운산(1,218m) 등이 병풍처럼 두른 산간분지가 바로 구례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의 원천은 이렇듯 산수 지리에 있다. 산동마을은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다는 만복대 아래 있다. 산수유가 샛노랗게 필 때 종종 머리 위에 하얀 눈을 이고 있는 만복대는 노고단을 바라보며 산동마을의 방호벽 구실을 한다. 1,000년 넘게 보존된 산수유 시조목에서 지금까지 피어나는 꽃으로 마을 잔치를 벌이게 된 것도 바로 지리산 만복대의 덕이다.

▲ 시냇가에서 산수유의 제전이 벌어지고 있다/월간산

 

지방자치제가 되고부터 관광객 유치를 위한 행사가 만발하고 있다. 좋은 일이다. 잘 노는 사람이 잘 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상위마을에서 지난날의 오지 같은 맛을 느껴보려는 사람들은 예전 분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오붓한 여행을 갈구한다면 되도록 축제나 휴일을 빗겨 가야 한다. 어쨌거나 이런 가운데서도 산수유는 예년이나 지금이나 모습이 다를 바 없다.

 

 

구례군에 위치한 산동면 위안리의 상위마을/경남일보


매화꽃이 지는 3월 중순부터는 산수유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지리산 산간마을인 구례군 산동면은 국내 최대의 산수유단지. 산동면의 48개 마을에서 전국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 산수유를 생산해낸다. 특히 상위마을은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산수유 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곳. 기껏해야 4∼5㎜인 산수유 꽃잎은 그저 산뜻하고 청초한 느낌이지만 수십 그루가 모이면 얼마나 화려한 모양새로 변하는지 실감하게 한다.

구례에서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바로 시골장. 여러 종류의 잡곡을 파는 곡물전, 각종 농기구를 파는 철물전을 비롯해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는 뻥튀기 장수, 대장간, 국밥집, 옹기전 등이 소박하지만 정겨운 모습을 빚어낸다. 장이 열리는 날은 매달 3일과 8일.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아득한 고향의 냄새를 맡고 싶거든 놓치지 말자. 산수유꽃 축제(061-780-22 24)는 꽃이 만개하는 3월 중순에 지리산 온천 일대에서 열린다.

 

 

 

산수유

는 개나리, 유채와 함께 노란색을 대표하는 봄꽃. 일찌감치 꽃을 피우는 나무들도 있지만 대개 3월10일경부터 4월까지 꽃이 핀다. 대규모 군락지는 전남 구례 산동면 상위마을과 경기 이천 백사면 도립마을, 경기 양평 개군면 주읍마을 등 3곳. 상위마을은 3월20일경 만개하고, 도립마을과 주읍마을은 3월 말이나 4월 초에 흐드러진 꽃을 피운다. 꽃은 수십 개의 뿔이 난 왕관이나 물방울처럼 송글송글 맺힌 모양이고, 수령 3백~4백 년 된 고목은 자태가 매화처럼 우아하고 고상하다. 산수유는 노란 봄빛처럼 가을빛도 고운 나무. 11월이면 앙증맞고 노란 꽃 대신 보석처럼 붉은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신장과 폐가 약한 사람들에게 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변을 온통 노랗게 물든 상위마을 
상위마을에서 산수유꽃 구경을 하는 동안에는 번잡하게 돌아다니는 것보다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듯 느긋하게 감상하는 것이 더욱 알차다.
산수유 꽃잎은 2mm 가량으로 아주 작기 때문에 꽃잎 하나하나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그만 꽃송이가 눈꽃처럼 덩어리째 맺힌 모양새다. 이런 꽃송이가 수십, 수백 그루씩 무리를 지은 산수유나무에서 한꺼번에 꽃부리를 활짝 펼치면 벚꽃이 부럽지 않을 만큼 화사하다.

산수유를 볼 수 있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아 만개시기부터 20일 정도에 그치기에 4월초면 산수유 꽃을 볼 수 없다. 그러나 노랗던 꽃은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어 11월이 되면 붉은 보석 같은 열매를 맺는데, 껍질과 씨앗을 분리한 열매와 빨간 껍질은 차와 술, 한약재 등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전망대인 산유정에서 바라보는 정경/조찬현


예전에는 마을 처녀들이 열매를 입에 넣은 뒤 깨물어 껍질과 씨를 분리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이 작업을 한 이 마을 처녀들은 앞니가 많이 닳아있어 타 지역에서도 산동처녀를 쉽게 구분했다고 한다. 다행이 지금은 이 작업은 모두 기계가 대신 하고 있지만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산수유가 적지 않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대음마을/조찬현

 

산수유의 본래 이름은 ‘오유’ 또는 ‘오수유’였다. 그 유래는 1,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오나라가 산수유를 특산 식물로 심어서 키운 데서 비롯되었다. 산동면의 달전과 계척의 산수유 시조목이 바로 중국 산둥에서 시집온 나무들이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산수유는 근래 들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꽃눈은 광선과 온도의 영향을 받아 분화하는데 산수유처럼 이른 봄꽃이 대체로 온도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지난 가을에 꽃이 피어 움츠려 있다가 따스한 봄바람이 불면 그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매화, 목련, 진달래, 생강나무, 벚나무 등이 역시 그렇다. 우리나라의 산수유는 1970년 광릉지역에서 자생지가 발견된 바 있다. 비옥한 곳에서 성장하고 양지와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산수유는 공해에 약한 편이지만 내한성이 있다.

 

 

지리산하천에도 산수유가 만발/조찬현

 

산수유 촬영 가이드

산수유는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이 보기 좋으며 흐린 날은 느낌이 좋지 않다. 노란 산수유 꽃을 강조하려면 하늘이나 초록 배경과 어울리는 모습이 좋다. 나무 전체를 찍으려면 배경이 어둡게 떨어지는 그늘의 선택이 필요하다. 보통의 접사 촬영이 그렇듯이 산수유 꽃을 촬영할 땐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상위 마을의 산수유는 서면을 바라보고 있어 아침 일찍부터 타이밍이 주어지지 않는다. 계곡에 볕이 들고 꽃잎이 반짝이기 시작하는 아침 7시부터 시작하여 한낮엔 쉬고 광선이 맑아지는 오후 2시 이후에 촬영을 재개하는 것이 좋다. 산수유와 촌락이 조화되는 풍경을 찍을 땐 가급적 불필요한 사물이나 전신주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한다. 산수유 촬영에는 접사 렌즈이외에 17mm 광각에서 200mm 망원렌즈가 유용하다.

 

 

대양마을/조찬현

 

 


찾아가는 길
경부·중부고속도로(회덕IC)→호남고속도로(전주IC)→전주→남원→구례 방면 진입해 9㎞ 지점의 밤재터널을 지나 3㎞ 정도 더 진행하면 산동면 온천랜드 도로표지판 있음(약 6시간 소요)

 

 

자료 - 여성동아 / 오마이뉴스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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