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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추천 테마여행

무안 세발낙지

by 구석구석 202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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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의 봄은 황토밭에서 마주할 수 있다. 무안읍내를 벗어나 해제면으로 달려가면 도로 좌우로 드넓은 붉은 황토밭이 펼쳐져 있다. 황토밭의 서정성에 취해 콧노래를 부르다보니 어느덧 바다가 보인다. 무안의 바다는 갯벌이 압권이다. 무안과 함평 사이에 있는 함평만 갯벌, 망운면 탄도와 조금나루 사이에 있는 갯벌을 바라볼 때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무안갯벌에는 주변 황토밭에서 흘러내린 퇴적물이 섞여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출처 : 여행스케치


하루에 두 번씩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을 볼 때마다 경이로운 현상을 마주한다. 함평만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서해에서 볼 수 있는 귀한 해돋이 광경이다. 조금나루 앞에서 신안군 지도 앞까지 펼쳐진 갯벌에 드리워진 해넘이 광경도 장엄하기 그지없다. 힐링이 필요할 때면 조금나루 유원지에 앉아 갯벌을 바라보며 멍때림 시간을 갖곤 한다. 갯벌에선 갈매기나 저어새들이 한가롭게 먹이 사냥을 하고 있다. 그 장면은 참 평화롭다.

 

황토갯벌랜드에는 갯벌과학관, 갯벌체험학습장, 해상안전체험장 등이 있다. 과학관에서는 갯벌의 중요성과 갯벌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다양한 특징을 공부할 수 있다. 전시실에서는 어촌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어업유산들을 전시하고 있다. 황토갯벌랜드에는 황토이글루, 황토움막, 카라반, 오토캠핑장 등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출처 : 여행스케치

종종 갯벌에서 일하는 어부들을 만날 수 있다. 조개를 캐는 사람, 칠게나 농게를 잡는 사람, 낙지를 잡는 사람 등등. 무안 사람들은 주로 맨손으로 낙지를 잡는다. 한쪽 팔을 갯벌에 쑤셔 넣어서 낙지를 잡아올리는가 하면, 가래로 갯벌을 파헤친 후 낙지를 잡아올린다. 맨손으로 낙지를 잡는 방식은 수백년 전부터 내려온 전통 방식이다.

 

낙지를 잡을 수 있는 연간 조업일수는 70~130일이며, 맨손잡이를 할 수 있는 기간은 3개월 남짓이다. 사진은팔낙지잡이 중인 모습. 사진/ 박상대 기자

30년 넘게 맨손 낙지잡이를 하고 있는 오정용 씨(65. 해제면)는 많이 잡을 때는 3시간에 6, 70마리를 잡는다고 한다. 갯벌에서 낙지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3시간 안팎이다. 썰물일 때만 갯벌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촌 사람들은 만약 온종일 갯벌에서 일한다면 골병들어 죽었을 거라고 한다. 하늘이 적당히 일해서 먹고 살 만큼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한다.

 

탕탕이. 낙지를 잡아다 파는 직판장이나 다량판매가 이루어지는 위판장이 여러 군데 있고, 낙지요리를 판매하는 음식점도 많이 있다. 무안군 무안읍내에는 ‘낙지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산낙지를 파는 시장과 낙지요리 전문음식점이 30여 곳 있다. 출처 : 여행스케치

여행객들도 갯벌에 들어가 낙지를 잡는 체험을 할 수 있을까? 마을사람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노련한 주민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아무 갯벌이나 판다고 낙지가 잡히는 것이 아니고, 낙지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야 한다. 낙지집은 작은 구멍(부럿) 속에 있는데 낙지가 숨을 쉴 때 미세한 물결이 올라온다. 그때 손을 찔러 넣거나 가래로 갯벌을 파내야 한다. 부럿과 물결을 찾아내는 일이 1차 기술이고, 파내는 일이 2차 기술이다.

 

무안 도리포의 노을. 도리포항은 황토갯벌랜드에서 가까운 무안군 해제면에 있다. 도리포항에는 영광군 염산면과 연결된 칠산대교가 있고, 해돋이 광경이 장엄하다. 송계어촌휴양마을은 도리포항 가는 길목에 있다. 조개잡이와 후릿그물, 배낚시체험을 할 수 있다. 망운면 조금나루는 탄도항과 마주하고, 무안군에서 조성한 아름다운 노을길이 있다. 노을길 중간에 무안낙지공원이 있는데 이곳에서 해넘이를 감상하고, 소나무숲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출처 : 여행스케치



숨은 별미를 찾아서 - 가을 진객 '세발낙지'


바다에서 나는 스태미너의 왕자 ‘세발낙지’. 목포, 무안 등 주로 남서해안의 갯벌에서 많이 잡히는 ‘세발낙지’는 봄과 가을이 제철이다.

 

특히 요즈음 같은 가을철에 맛보는 ‘세발낙지’는 쫄깃쫄깃 부드럽게 씹히는 감칠맛도 그만이지만 사람 몸에 좋은 영양소 또한 최고조에 이르러 그저 먹는 맛난 음식이 아니라 보약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영양 부족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를 먹이면 그대로 벌떡 일어나며, 맛이 달콤하여 회나 국, 포를 만들기에 좋다고 써있다.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낙지는 성(性)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라고 적혀 있다.

 

[여행스케치=담양]바다에도 사계절이 있어 갯벌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남해안 갯벌은 이미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되었고, 갯벌 맨손 낙지잡이는 해양수산부가 정한 한국의 중요어업유산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갯벌은 어촌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며 우리의 소중한 유산입니다. 아울러 우리들의 힐링을 돕는 관광자원입니다.&nbsp; 출처 :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

낙지는 단백질과 비타민B₂, 칼슘,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한 것은 물론 강장효과가 뛰어난 타우린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낙지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예방하는 데도 아주 효과적이며, 빈혈 방지에도 좋은 고단백 영양식품이다. 게다가 낙지는 저칼로리 식품이어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찔 염려도 없다.

 

‘세발낙지’는 살아 꿈틀대는 그대로 젓가락에 칭칭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세발낙지’는 산 채로 먹을 때 입술 주변과 입 천장에 척척 달라 붙는 재미도 재미지만 이 사이에서 쫄깃거리는 담백한 맛이 정말 좋다. 게다가 ‘세발낙지’는 조개탕 국물에 여러 가지 채소를 넣고 탕을 끓여 먹어도 오래 묵은 체증까지 싹 가시게 할 정도로 그 시원한 감칠맛이 정말 끝내 준다.

 

세발낙지는 요즈음처럼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목덜미를 은근 슬쩍 휘감을 때 가장 맛이 좋다.세발낙지는 그냥 산 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이 좋지만, 요즈음 같은 가을철에는 연포탕을 만들어 먹어야 세발낙지 본래의 시원한 맛과 쫄깃쫄깃 부드럽게 씹히는 기막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연포란 말은 '살짝 끓인다'는 뜻이다. 연포탕은 여러 가지 채소를 넣고 끓인 국물에 샤브샤브처럼 살아 꿈틀거리는 세발낙지를 넣어 살짝 데쳐 먹는 탕이다.

 

육수에 서너 가지 채소가 잠겨 있는 커다란 냄비를 불판 위에 올리고, 순식간에 살아 꿈틀거리는 세발낙지와 미나리를 펄펄 끓고 있는 국물 위에 올린 뒤 뚜껑을 잽싸게 닫는다. 잽싸게 냄비 뚜껑을 닫지 않으면 살아 꿈틀거리는 ‘세발낙지’가 밖으로 마구 튀어 나온다.

 

그리고 냄비 뚜껑을 들어 올릴 정도로 마구 꼼지락거리는 ‘세발낙지’가 움직임을 멈추면 곧바로 냄비 뚜껑을 열고 먹는다. ‘세발낙지’는 너무 오래 익히면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사라진다. ‘세발낙지 샤브샤브’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2~3분이 지난 뒤 냄비뚜껑을 열면 붉으죽죽한 국물 속에 머리를 쑤욱 내민 세발낙지들이 마치 껍질째 삶은 계란처럼 두둥실 떠올라 있다.

 

소주 한 잔 쭈욱 들이키고 팔팔 끓고 있는 국물 한 수저 떠서 입에 넣으면, 밤새 마신 술로 감각조차 잃고 있었던 입맛이 스르르 돌아오면서 이내 더부룩했던 속이 확 뚫리는 듯하다. 이때 얼른 ‘세발낙지’를 건져 먹는다. 천천히 먹으면 세발낙지가 뻣뻣해지기 때문에 맛이 없다.

 

그리고 국물과 함께 미나리 이것도 많이 먹는다.
금세 속이 확 풀린다. 과음한 다음날 아침에 연포탕 두어 그릇 먹고 나면 이마와 목덜미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면서 술이 확 깬다.


세발낙지 한 점 찍어 입에 넣으면 미끌미끌한 게 잘 씹히지 않는다. 마치 혀와 세발낙지가 숨바꼭질을 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세발낙지가 그 좁은 입속에서 아무리 요리조리 미끄러지며 도망을 다녀도 숨을 곳이 어디 있겠는가.

 

입 속에서 이리저리 미끄러지는 세발낙지를 사탕 먹듯이 굴리다가 은근슬쩍 이빨로 깨물면 쫄깃쫄깃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이 입안 가득 맴돈다. ‘세발낙지’를 먹으며 가끔 미나리와 함께 떠먹는 시원한 국물맛도 정말 일품이다. 쓰린 속이 연포탕에 쓸려가는 것이 아니라 ‘세발낙지’가 연포탕이란 파도를 물고 쓰린 속에 하얀 포말을 지우는 것만 같다.

 

빻은 마늘이 동동 떠다니는 붉으죽죽한 국물에 하얀 쌀밥을 말아 먹는 그 맛도 정말 끝내준다.

 

/ cafe.daum.net/inchonjoa / 앤드류박(key-agency@hanmail.net)

/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 출처 : 2022.4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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