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대 집중탐구] 국군수도병원
1949년 ‘수도육군병원’ 창설
6·25전쟁 당시 의료서비스 제공
외과·정형외과·정신과 등 30개 이상 운영
국군 최상위 의료기관·유일의 종합병원
지난 4월 국군외상센터 개소하며
‘스마트 병원’ 발돋움
시설·공간 재정비… 진료 편의성 높여
“전문성 제고로 민간 병원 선도할 것”
육·해·공군, 해병대를 불문하고 군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국군수도병원’이라는 이름은 들어보게 된다. 그럼에도 수도병원이 정확히 어떤 곳이며, 어느 정도의 규모와 수준을 갖춘 병원인지는 잘 와 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막연히 ‘큰 병원’ 정도로 여겨지는 일이 대부분이다.
7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수도병원은 현재 우리 군의 최상위 의료기관이자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수도병원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앙에 맞서 국민과 군의 건강을 책임졌다. 특히 지난 4월 국군외상센터를 개소하며 외상 전문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군을 넘어 외상·감염병 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수도병원의 현주소와 비전을 소개한다.
국방일보 2022.9 글=맹수열 기자/사진=국방일보 DB·부대 제공
‘군 최상위 의료기관’ 70년 넘는 역사
수도병원은 장병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군 전투력을 보전하고, 국가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군 의료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도병원은 우리 군이 운영하는 군 병원 가운데 최상위 의료기관이다. 동시에 수도치과병원과 국군외상센터를 산하에 둔 군 유일의 종합병원이기도 하다.
생각 이상으로 수도병원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 시작은 무려 73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49년 7월 1일 ‘수도육군병원’이란 이름으로 창설된 수도병원은 6·25전쟁 내내 우리 장병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공헌했다. 전쟁 이후에도 육군 장병들의 건강을 수호하던 수도병원은 1971년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임무를 확장하면서 전 군 장병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자리했던 수도병원은 1999년 병원 현대화 사업 계획에 맞춰 지금의 경기도 성남시로 이전했다. 2009년에는 군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돼 보다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2012년에는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하는 등 군 내외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수도병원은 현재 병원장 예하 4실·2센터와 치과병원, 부원장 예하 4부 1실을 운영하고 있다. 외과, 정형외과, 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응급의학과, 한의과 등 30개 이상의 진료과를 운영하며 종합병원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의사 130여 명, 간호사 460여 명, 의료기사 110여 명을 보유한 대형 병원이기도 하다. 특히 대학병원 교수급 전문의 30여 명이 포진돼 웬만한 민간 병원을 뛰어넘는 수준 높은 의료기술을 자랑한다. MRI, CT, 대용량 PCR 장비는 물론 국내에서 두 번째로 도입한 단일광자단층촬영기(CZT-SPECT/CT) 등 첨단 의료장비 역시 자랑거리다.
수도병원은 뛰어난 의료진과 첨단 장비를 활용해 하루 평균 500여 명의 입원환자와 1100여 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동시에 28건의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고 외상·감염병 치료 병원
수도병원은 외상과 감염병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이다. 이는 군이라는 특수성에 따른 외상 형태와 환자군에 기인한다. 민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폭발상·총상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면서 축적된 노하우와 청년층이 주된 환자라는 점이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국가적 위기였던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백신 예방접종, PCR 검사 지원 등 범정부적 의료지원에 앞장선 경험도 큰 힘이 됐다. 민간 병원에서 수술을 거절당한 코로나19 감염 외상 환자를 위해 방호복을 착용하고 수술을 시행해 일상을 되찾아 준 에피소드는 수도병원이 가진 위상과 특수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4월 문을 연 국군외상센터도 수도병원의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군외상센터는 응급상황 때 ‘머리’가 되는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 ‘발’ 역할을 하는 의무후송항공대와 함께 실질적인 치료를 맡는 핵심 축이다. 국군외상센터는 민간 권역외상센터 기준을 충족하는 조직과 인력을 갖춰 나가고 있으며, 군 특수성에 맞는 특화된 전문 외상센터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도병원은 정례적인 한미 외상 야외기동훈련(FTX)을 개최해 전·평시 외상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더불어 24시간 전문의를 배치해 골든아워 안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태세도 갖췄다. 수도병원은 의료 인력 확대, 민간 대학병원과 교류·협력 등으로 국군외상센터가 세계 기준에 부합하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군 병원은 민간 병원과 비교해 진료 수준이 낮다”는 것은 말 그대로 ‘세간의 오해’에 불과하다. 수도병원은 의료 역량 강화를 통해 이미 어지간한 민간 병원 이상의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단기 자원 의존도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다수의 영관급 장기 군의관을 중심으로 고난도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전임의 이상급으로 선발 규정을 바꿔 진료 능력이 검증된 의사들로 구성된 것도 큰 장점이다.
수도병원은 대한민국 외상학계의 최고 권위자인 김남렬 국군외상센터장과 ‘이국종(아주대병원 외상센터) 교수의 제자’로 유명한 이호준(육군중령) 부센터장을 비롯한 수많은 전문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하며, 언제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은 외상과 허리·무릎 등 정형외과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환자를 가족처럼”… 진료 편의성↑
환자에 대한 배려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환자를 내 가족처럼 여겨야 한다”는 석웅 병원장의 철학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수도병원은 ‘환자 중심의 병원’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진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부대 문턱을 확 낮췄다. 수도병원은 영문을 개방하고, 영내에 버스가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가 붐비는 오전 진료 시간을 30분 확대해 8시30분부터 진료를 시작하고, 외래 진료 구역을 1·2층에 배치해 동선을 최소화했다. 환자가 많은 정형외과의 외래 진료실은 4개로 확대했다. 환자들의 휴게 공간을 재정비하고, 편의점을 입점시키는 등 편의시설도 크게 늘렸다. 무인 접수 자동화 시스템(키오스크) 도입으로 대기 시간도 줄였다.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최상위 의료기관’이자 ‘환자 중심의 병원’으로 자리 잡은 수도병원은 앞으로 군을 넘어 국내 최고 수준의 종합병원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석 병원장은 “수도병원의 강점인 외상·감염병 분야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군 최초의 ‘스마트 병원’을 구축해 군과 국가에 기여하겠다”며 “민간 병원의 장점을 쫓아가는 것이 아닌 민간 병원을 선도할 수 있는 군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쉼 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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