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인심에 취하고, 맛집 찾아 즐겁다 / 망원시장
[여행스케치=서울 조용식기자] 젊은 층의 미식 여행 코스로 인기 만점인 망원동길. 그 중심에는 40여 년 전통의 망원시장이 함께 있다. 토박이들의 시장바구니와 젊은 연인들의 발걸음으로 활기찬 모습의 망원시장. 마포구 망원시장으로 미식 여행을 떠났다.
마포구 망원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고로케. 이미 망원시장의 대명사로 잘 알려졌다. 시장 입구에 양옆으로 포진된 수제 고로케 상점은 방송과 신문에 알려졌다는 홍보용 간판으로 손님들을 압도한다.
인심후한 망원시장
저녁 시간이 되면 마주보고 있는 망원수제고로케와 원당 수제 고로케가 세일을 하며 경쟁한다. 그 덕분에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착한 수제 고로케를 넉넉하게 맛볼 수 있어 문전성시를 이룬다.
분주한 입구를 지나 만나는 골목 바로 옆으로 2000원 칼국수로 유명한 ‘고향집’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면 이미 테이블은 칼국수를 먹는 손님들로 만원이다. 마치 그 옛날 대전역의 우동이 기억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추억과 허기짐을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 고향집은 망원시장의 빼놓을 수 없는 맛집이다.
먹거리가 풍부한 망원시장에는 장미여관 육중완이 먹었던 닭강정 집, 추위를 달래주는 어묵, 떡볶이 등 간식을 파는 상점도 인기 만점이다. 과일, 채소, 고기, 생필품 등 다양한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도 큰 재미이다.
망원시장은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출구를 나와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벌써 시장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저녁 시간이면 수제 떡갈비, 장모님 멸치국수, 다코야키, 쥬시, 희망농산물 등 거리마다 상호를 불 밝히는 간판이 거리를 환하게 비춘다. 그 길로 쭉 들어오면 맞은편의 망원시장을 만날 수 있다.
망원시장에서 망원동길로 빠져나와 들어간 곳은 ‘사랑방’이다. 생선구이와 막회가 주 메뉴인 이곳은 중년층이 많이 찾는다. 소주 한잔과 함께 어울리는 생우럭탕, 복지리탕 등도 빠지지 않는 메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파전과 반찬은 계속해서 리필을 원할 정도로 맛깔스럽다. 시원하면서 뒷맛이 깔끔한 생우럭탕은 속까지 시원하게 느껴지는 국물 맛에 연신 손이 오가게 된다. 전성만 사랑방 대표는 “재료가 떨어지면 주문을 해도 안주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며 “신선한 재료만을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중년층을 위한 맛집도 많아... 사랑방, 청기와
망원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집은 35년 전통의 ‘청기와숯불갈비’. 돼지고기에서도 가장 육질이 좋다는 암퇘지의 마블링을 주인장이 직접 뜬다고 한다. 청기와숯불갈비의 특징은 가게만큼이나 연륜이 있는 점원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것이다.
물론 맛의 비결은 고기와 함께 숯불에 얹어진 소스에 있다. 고기를 구워 맛을 보게 한 후에 나머지 고기는 이 소스에 넣는다.
소스에 흠뻑 담겨 있다 나온 고기를 파채와 고추, 마늘, 깻잎과 함께 싸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는 표현이 저절로 나온다. 거기에 시원한 물김치를 먹고 나면 저절로 고기에 손이 간다.
◁ 망원동길 명태전문점 명태공. 사진 / 조용식 기자
깔끔한 술안주로 만나는 매콤한 명태조림은 식사로도 잘 어울린다. 마포구청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200여 m에 있는 ‘명태공’은 명태조림, 도루묵 매운탕, 가오리 매운탕 등 생선요리 전문점이다.
대, 중, 소로 주문이 가능한 명태조림은 식성에 따라 매운맛을 조절해 달라고 하면 된다. 명태조림은 콩나물과 김에 싸서 먹으면 더욱 맛깔스럽다. 또한, 맥주랑 잘 어울리는 껍데기 양념 반찬도 인기 있다.
망원동은 오래전부터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유명한 맛집이 많은 곳이다. 젊은 층의 발길로 망원동이 재조명을 받고 있지만, 40여 년 전통의 망원시장과 망원동 토박이들의 자리매김이 오늘날의 망원동길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다.
출처 :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
ㅇ 마포구 월드컵로19길74 1층 / 희옥 010 4083 2666
라멘집은 건물 1층에 있었지만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건물 축을 세로로 가로지르며 계단 밑으로 얇게 들어선 라멘집 이름은 ‘희옥’이었다. 일렬로 늘어선 카운터 좌석이 전부였다. 주방은 카운터 너머로 좁게 펼쳐졌다.
메뉴는 어차피 ‘보통’과 토핑이 후하게 올라간 ‘특선’뿐이라 복잡할 일은 없었다. 라멘은 간을 하는 방법에 따라 소금, 간장, 된장으로 나뉜다. 이 집은 일본 말로 소금을 뜻하는 ‘시오’를 메뉴 앞에 붙였다.
그다음은 국물이다. 닭 육수를 쓴 이 집의 국물은 약간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여전히 산뜻했다. 여기에 간장이 아니라 소금 간을 하여 그릇 바닥이 훤히 보였다. 이제 문제는 닭 냄새다.
국물의 무게감은 기름에서 나오지만 그 기름에서 보통 잡내가 낀다. 닭뼈도 마찬가지다. 이 집 닭 육수는 무게감과 산뜻함, 모순된 목표 중간 어딘가에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고 있었다.
통밀을 섞어 뽑은 얇은 면발은 물을 적게 써서 반죽했고 짧게 삶아 단단했다. 면발은 워낙 취향을 많이 타지만 이렇게 힘이 실린 국물과 함께 먹으려면 이 정도는 단단해야 할 성싶었다.
‘특선’ 메뉴에는 돼지 목살, 등심, 그리고 닭 목살까지 세 가지 고명이 올라갔다. 닭 목살은 수증기로 가볍게 데운 후 토치로 불을 쐬어 맛을 입혔다. 돼지 등 지방이 붙은 등심은 저온 조리하여 핑크빛이 살짝 남아 있었는데 얇게 저미고 곱게 접어 면 위에 올렸다.
목살은 살코기 부분만 점잖게 삶아 냈다. 동그란 대접 위에는 점과 선, 면으로 구성된 칸딘스키의 그림처럼 가느다란 면과 색색의 기하학적 고명들이 저마다 정확한 자리를 잡았다. / 출처 : 조선일보 2024.5 정동현음식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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