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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기도

안양 석수동 삼막사

by 구석구석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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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와 가깝고도 먼 삼막사

 

 

[인문기행-경기도의 전통사찰14] 부처의 눈으로 속세의 경치 즐기는 얀양 삼막사 - 중부일보 - 경

◇속세와 가깝고도 먼 삼막사삼막사는 경기도 안양시 삼성산(해발 480m) 정상부 아래에 자리 잡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의 사찰이다. 삼막사의 이름은 예전부터 경기권에서 널리 알려졌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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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막사는 경기도 안양시 삼성산(해발 480m) 정상부 아래에 자리 잡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의 사찰이다. 삼막사의 이름은 예전부터 경기권에서 널리 알려졌으며 삼막천, 삼막로, 삼막 IC 등의 지명에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삼막사는 속세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사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삼막사를 제대로 느끼려면, 번잡한 속세를 떠나 멀고 가파른 여정을 떠나야 한다.

칠성각(삼막사 마애삼존불 보호각) 출처 : 중부일보

전철 1호선 관악역에서 경인교대 방향으로 삼막로와 삼막천을 따라 올라가면, 여러 맛집이 모여 있어 2년 연속 최우수 외식업지구로 선정된 삼막마을 맛거리촌이 나온다. 큰 사찰 아래에는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고,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지만, 삼막사로 향하는 길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맛거리촌을 지나 제2경인고속도로 삼막 IC를 지나면 경인교육대학교 경기캠퍼스가 나온다. 관악역에서 이곳까지 벌써 약 2km, 도보 30분 거리이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경인교대를 지나 삼막사 계곡을 따라 공영주차장을 올라가면, 새로 포장된 도로가 삼막사까지 이어진다.

명부전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라고는 해도, 가파른 경사에 구불구불한 커브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주차장 끝에서 삼막사까지는 약 2.5km의 가파른 오르막을 1시간 이상 올라가야 한다. 보통 사람은 걸어 올라만 가도 숨이 차오르는 길이지만, 중·상급자 자전거 동호인들은 평일과 주말을 가릴 것 없이 자주 오르내린다. 자전거 덕분에 멀게만 느껴졌던 속세와 삼막사가 훨씬 가깝게 이어지는 기분이 든다.

기나긴 오르막길에는 총 7곳에 원효의 어록을 담은 스토리텔링보드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가쁜 숨을 고르고 자연을 배경 삼아 글귀를 읽다 보면,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그런데 왜 원효일까? 이러한 궁금증은 사찰에 도달하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마침내 삼막사 입구에 도착하면, 일주문 너머로 높은 축대 위에 옹기종기 자리 잡은 건물들이 보인다. 마지막 힘을 다해서 천불전 앞까지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막사에 올라서 보면, 엄청난 규모로 돌을 캐내던 채석장, 그 자리에 들어선 넓은 경인교대 캠퍼스도 작은 모형처럼 보인다. 멀리 안양, 광명 등의 시가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까지 올라와서야 비로소 부처님의 시선에서 속세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마애삼존불

◇한 번 더 들춰야 보이는 삼막사의 보물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20년 윤치호의 일기를 보면, 오후 2시쯤 안양역에 내려 험하고 지루한 산길을 올라 저녁 무렵 삼막사에 도착하니 절경이 펼쳐졌다고 전한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삼막사까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올랐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삼막사의 보물들을 만나려면 더욱 기운을 내야 한다. 다시 산길로 20여 분을 더 오르면, 숲속 바위에 새겨진 아름다운 조선 후기 마애불이 나타난다. 삼막사 마애삼존불(경기도 유형문화재)은 가운데 치성광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을 둔 모습으로, 불상 하단에 건륭 28년에 발원하였다는 명문이 있어, 조성 연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조선 후기의 중요한 불상이다.

마애삼존불을 봉안한 건물도 건륭 29년에 처음 만들고, 광서 7년에 중건하였다는 명문이 남아있다.

남녀근석

깊은 산 속에 마애삼존불을 발원하고, 보호각을 지었던 당시 사람들은 자신들의 불공을 바위에 새겨두었다. 지금도 마애삼존불 주변으로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모여 있다. 이러한 바위에는 몇 차례 조사를 통해 알려진 명문도 있지만, 아직 사람의 눈에 띄지 않은 명문이 있을지도 모른다.

마애불 앞에는 아주 독특한 형태의 자연 바위 2개가 우뚝 서 있다. 하나는 남성의 성기를 닮았다고 하여 남근석, 다른 하나는 여성의 성기를 닮았다고 하여 여근석으로 불리며, 합쳐서 삼막사 남녀근석(경기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남근과 여근에 대한 신앙은 전통적으로 다산, 풍요, 특히 남아의 출산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다루어진 민속신앙이었다. 삼막사 남녀근석은 남근석과 여근석이 같은 장소에 놓여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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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큰 특징은 남근석과 여근석 바로 옆에 치성광여래를 중심으로 마애삼존불을 새겼다는 사실이다. 치성광여래는 민간의 북두칠성 신앙이 불교와 융합하여 조성된 불상으로서, 남녀근석과 함께 다산, 풍요 등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의 요소가 불교와 어떻게 합쳐졌는지 잘 보여준다.

예로부터 주변 주민들은 아들을 낳기 위해서 이곳까지 와서 정성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그러한 사람들의 손을 탔던 까닭일까? 삼막사 마애삼존불의 부처님 콧등은 상당 부분 갈려서 뭉개져 있다.

삼귀자 원경

◇ 입으로 전해진 고승들의 수도처

다시 올라왔던 길을 돌려 산길을 내려가면, 올라갈 때 보이지 않았던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삼막사 삼귀자이다. 삼귀자는 일제강점기 유명한 예술인이었던 지운영이 삼막사에 은거하면서 거북 귀 글자 3개를 돌에 새겨 넣은 명문이다. 지운영이 은거하던 터는 삼귀자 바로 옆에 백련암지로 남아있으며, 현재 잘 복원된 연못이 오가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삼귀자

삼귀자 옆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절벽 위에 작은 한옥 지붕이 보인다. 숨을 몰아쉬며 가파른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면, 지붕 안에 아주 작은 굴이 나타난다. 원효굴이다. 사찰 전승에 따르면, 삼막사는 원효, 의상, 윤필이라는 3명의 성인이 수도하며 거처하던 3개의 움막에서 비롯하였다고 한다.

원효굴은 원효의 수도처였다는 전승이 전한다. 역사학 전공자의 시선에서 보면, 이러한 전승을 뒷받침할 만한 문헌 자료가 부족하다는 학문적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하지만 실제 원효굴에 올라가서 주변을 바라보면, 누구라도 이러한 풍광에서 수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원효굴

◇수차례 화마에도 굳건히 서있는 삼막사 석탑들

원효굴에서 내려와 오른편을 보면, 홀로 서 있는 비석이 눈에 들어온다. 삼막사 사적비(경기도 유형문화재)는 관악산 산맥에 자리 잡은 삼막사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 후기의 비석이다. 이 사적비는 조선시대 삼막사의 모습부터 지운영이 은거하며 삼귀자를 새기던 모습, 여러 차례의 중창불사나 화마에 의해 입은 상처까지도 모두 지켜봤을 것이다.

삼막사 3층석탑

사적비에서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천불전으로 돌아온다. 천불전 옆에는 크고 단단한 모양의 삼막사 감로정 석조(안양시 향토문화재)가 있어, 오랫동안 이어진 삼막사의 규모를 보여준다.

감로정 석조 위의 자연 암반에는 삼막사 삼층석탑(경기도 유형문화재)이 세워져 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 석탑으로 생각되는데, 승려 김윤후가 고려 고종 19년(1232)에 몽골의 장수 살리타이를 용인 처인성에서 쓰러뜨린 전공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삼층석탑에서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아담한 맞배지붕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삼막사 명부전(경기도 문화재자료)은 조선 고종 17년(1880)에 중건되었으며, 처음에 팔작지붕 형태로 세워졌다가 나중에 맞배지붕 형태로 고쳐 지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 내에는 지장보살좌상과 후불탱화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주위로 시왕상이 놓여있다. 시왕상 하부에는 건륭 18년(1753) 묵서가 있어서 조성 연대를 알려준다.

삼막사 명부전 내부 지장보살좌상, 후불탱화, 시왕상 출처 : 중부일보

명부전 옆으로는 단단한 돌기둥으로 세운 육관음전 건물이 보인다.

이 자리는 본래 삼막사 대웅전(경기도 문화재자료)이 있던 자리인데, 1990년에 큰 화재로 인하여 안에 있던 삼막사 동종(경기도 유형문화재)과 함께 완전히 소실되어 현재는 문화재에서 지정해제 되었다.

삼막사는 산 중턱에 위치하여 크고 작은 화재의 위험에 노출된 곳이다. 최근에도 큰 화재가 발생하여 삼막사를 아끼는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다.

삼막사는 안양에서 가장 높은 곳,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사찰이다. 천불전과 명부전 위로는 제주에서 김포공항으로 이어지는 항로가 지나간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씩 승객을 가득 실은 비행기가 삼막사 위를 지나간다. 삼막사에 몇 차례 큰 화마가 휩쓸고 지난 뒤에도, 여전히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사찰 위를 날아간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 출처 : 중부일보 2022 임동민 안양시청 학예연구사

 

안양 석수동 삼막사 삼성산 (tistory.com)

 

안양 석수동 삼막사 삼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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