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문막읍 동화골길 170 / 동화마을수목원 033-746-8511 무료 월요일휴무
원주의 동화마을수목원은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곳곳에 숨은 아기자기한 보물을 찾는 재미도 있고, 가족과 함께 소소한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집에만 있기 아까운 계절, 한 편의 동화 속으로 숲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원주시 문막읍 명봉산 자락에 있는 동화마을수목원은 지난 2020년 10월에 개장한 원주시 최초의 공립 수목원이다. 총규모는 146만㎡로 전시 온실과 전시원, 잔디광장, 약용식물원, 국화과 초본원, 옥상정원, 방문자센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정원과 숲에는 나무, 꽃 등 1,070여 종 13만여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수목원 주변으로 이어진 3개의 탐방로도 매력적이다.
동화마을수목원은 ‘동화마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치 동화 속 마을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수목원과 숲속 곳곳에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전 세계 만화 캐릭터들이 꼭꼭 숨어있고 포토존도 많아,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 제격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원주시에서 직접 관리하는 만큼 시설도 깔끔하고 입장료나 주차비가 없는 점도 장점이겠다.
사실, 동화마을수목원의 ‘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지명에서 유래된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에는 ‘잔혹 동화’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니, 아이들은 모르는 편이 낫겠다. 전설에 따르면, 먼 옛날 명봉산 험준한 골짜기에 절을 지으면서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는다’라는 옛말에 따라 절 이름을 동화사라 하고 절 앞에는 오동나무를 심었다.
이후 수백 년이 지나 오동나무가 절을 뒤덮어버리게 되자 주지승이 나무를 베어버리게 된다. 이때 봉황이 처절한 울음소리를 내며 골짜기를 떠났고 스님은 바위에서 떨어져 죽게 된다. 이후 절은 폐허가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오동나무를 베어 명봉산의 정기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절이 망했다며, 이후부터 명봉산을 동화산으로, 마을은 동화골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숲속에 숨겨진 아기자기한 재미
동화마을수목원은 다른 수목원과는 다른, 조금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바로 수목원과 숲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딴 숲속에 자리 잡고 있는 탓에 수목원보다는 산림욕장에 가깝게 보일 수도 있겠다. 각종 식물이 군락을 이루는 장관은 볼 수 없지만, 수목원 곳곳에 어여쁜 들꽃과 식물들이 자연 그대로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입구에서 수목원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주차장에서부터 숲을 따라 조성된 무장애 데크길과 직진으로 방문자센터까지 빠르게 오르는 방법이다. 단지, 수목원이 목적이라면 아스팔트 길을 따라 빠르게 올라가는 것이 좋지만, 개인적으로 숲길을 거닐며 느긋하게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데크길 입구에서부터 푸릇푸릇한 나무들과 귀여운 동화 속 캐릭터들이 반겨준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 ‘보물찾기’하듯 부모 손을 잡은 채 숲속을 기웃거리는 아이들의 모습도 정겹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기분 좋은 발걸음을 내디뎠다. 상쾌한 바람과 향긋한 숲 내음을 맡으며 숲속을 걸으니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데크길을 따라 10분 남짓 오르니 아이들이 신나게 뛰노는 드넓은 잔디 마당이 펼쳐진다. 잔디 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고, 아이와 함께 공놀이하는 가족 여행객들의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잔디마당 정면으로는 방문자 센터가 눈에 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센터 2층에서는 TV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 <순간 포착>, <굿모닝 대한민국> 등 각종 방송에 출연했던 금손 할아버지, ‘제페토 할아버지’가 만든 다양한 오토마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종현 할아버지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손주를 위해 무작정 나무로 장난감을 만들던 것을 시작으로, 무려 13년 동안 직접 나무를 깎아 총 13점의 작품을 만들었다. “손주는 이제 다 커버려 필요 없게 되었지만,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와서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면 큰 보람을 느끼지요.” 도저히 손수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든 정교한 작품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눈을 떼지 못한다.
방문자 센터를 지나 본격적인 수목원 탐방이 시작된다. 동화연못을 중심으로, 그라스원과 향기원, 벨리원, 약용식물원 등 각각의 특색을 지닌 전시원이 자리 잡고 있다. 향기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허브와 약용식물이 다양한 향기를 뿜어내고 벨리원에서는 싱그러운 분위기가 가득한 각종 열매를 감상할 수 있다.
인체에 유익한 약용 식재를 주재로 한 약용식물원과 계절마다 피는 아름다운 꽃과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그라스원, 사계절 내내 푸름을 유지하는 침엽수원도 볼 만하다. 전시 온실에는 석부작, 소사나무, 명자나무, 철쭉 등의 분재가 전시되어 있으며, 높이 50m에 이르는 자생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원에서는 상쾌한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힐링하기에 제격이다.
좀 더 깊은 숲속으로
수목원 외곽으로는 자작나무길, 진달래길, 명봉산등산로 등 3개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트레킹도 할 수 있다. 각각의 코스마다 난이도나 특색이 뚜렷해, 방문자들은 시간적 여유나 취향에 맞게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먼저 자작나무길은 수목원 외곽을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길로 가장 추천하는 코스다. 길이는 3.2km,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경사도 완만한 편이고 탐방로를 따라 자작나무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조성되어 삼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나무마다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글귀가 적혀있는 푯말이 있어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길이 6km에 이르는 진달래길은 좀 더 깊은 숲속을 거니는 탐방로다.
사실, 산책길이라기보다는 등산로에 가까운 코스다. 탐방로의 길이도 두 배나 되고 경사도 제법 가파른 편이지만, 산속에서 자라는 다양한 야생화와 흔히 볼 수 없는 약초, 다양한 희귀 식물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진달래가 피는 4월 즈음에는 만개한 진달래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 여행스케치 2022 민다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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