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경상북도

문경옛길 문경새재 묵조밥

by 구석구석 2023. 4. 19.
728x90

한발 한발 천천히 문경의 옛길을 걷다

귀는 새소리와 물소리 덕분에 즐겁다. 발바닥은 푹신한 흙 길 덕분에 편안하다. 천천히, 끝없이 걷고 싶은 길, 문경새재 ‘옛길’이다. 고려 태조 때 처음 열린 새재는 조선시대 때에는 영남~한양을 잇는 큰 길, 영남대로였다.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영남의 선비들과 장터를 찾아가던 백성들이 이 고갯길을 넘었다. 제3관문 가까운 곳을 제외하고는 전 구간이 완만한 경사를 이뤄 어린이나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 사이의 백두대간 위에 놓인 고개 새재(조령)는 험준하기 짝이 없어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뜻에서 그 같은 이름이 붙었다. 문경도립공원의 제1관문(주흘관)~제2관문(조곡관)은 약 3㎞. 제2관문~제3관문(조령관)은 약 3.5㎞, 이를 합하면 6.5㎞에 이른다. 시간 형편과 체력에 따라 제3관문까지 왕복을 해도 좋고 제2관문까지만 다녀와도 좋다. 또는 제3관문에서 출발,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제1관문에서 트레킹을 마치는 방법도 있다.

제1관문을 지나 조금만 오르면 왼편에 고려와 백제시대의 왕궁, 초가집 등이 골짜기를 가득 메운 KBS드라마 촬영장이 보인다. 촬영장 입구에서 제2관문까지 맨발지압로, 개나리꽃길, 폭포동, 조령원터, 주막, 교구정, 예배굴, 조곡폭포, 소원성취탑 등이 줄줄이 나타난다. 조령원은 이곳을 지나던 길손이 하룻밤 묵어가며 요기를 하고 물물을 교환하던 곳이고 교구정은 관찰사들이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곳이다. 조곡폭포는 근래에 문경시에서 만든 폭포. 비록 인공 폭포이긴 하나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면 옛길 걷느라고 이마에 맺힌 땀이 저만치 달아난다.

조곡폭포를 지나 청정한 계곡물을 건너면 제2관문인 조곡관이 여행객을 반긴다. 제1, 제3관문이 조선 숙종 34년(1708)에 세워진 반면 제2관문은 이보다 앞서 임진왜란 직후인 선조 28년(1594)에 설치됐다. 많은 여행객들은 조곡관 뒤편 솔 숲에서 조곡약수를 한 모금 마시며 기를 충전시키고 제1관문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옛길의 정취에 더욱 깊이 빠져보고 싶어 제3관문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조금 더 길다. 이제 숲은 더욱 깊어지고 인적은 드물다.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진을 쳤다는 이진터를 지난 지점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동화원을 거쳐도 좋고 박석이 깔린 장원급제길을 타도 좋다. 마침내 제3관문에 다다르면 시오리 거리의 옛길 트레킹은 끝이 난다. 조령관 주변 바윗돌에는 ‘새재에 올라’, ‘새재를 지나는 길에’ 등 새재를 소재로 한 옛 선현들의 시편이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 유연태 여행작가

728x90

묵과 조밥을 함께 소문난식당 어느 지역을 가나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 있다.

문경새재를 가는 길에는 ‘소문난식당’(054-572-2255)의 묵조밥이 바로 그 음식이다. 4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이 집은 옥호 그대로 전국 각지로 크게 소문이 나 있다. 70의 나이가 목전인 장창복-박남복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분이 도토리와 청포로 묵을 만들고 조밥을 지어 상 위로 올린다. 연세가 드신 분들은 추억으로, 애주가들은 술안주로 먹는 음식이 이 집의 묵인데, 조밥으로 식사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이 식당은 관광지에 가면 음식은 날림이고 바가지를 쓰게 된다는 인식과는 먼 거리에 있는 집이다. 새재 묵조밥은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의 자연건강식이자 아주 특별한 별미식이었다. 한양길 영남대로의 관문이던 조령(문경새재) 아래 첫 고을인 문경의 수통맥이라는 주막에서 한양길 유생들에게 지역민들이 정성을 담아 제공하던 음식이다. 소문난식당의 주인 내외가 옛맛 그대로 살려 식탁에 올린 것이 오늘로 이어졌고, 문전은 늘 성시를 이룬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 도토리묵조밥(6,000원)과 청포묵조밥(8,000원) 두가지 음식만 차려낸다.

 

문경시 묵조밥 요리사로 지정된 박남복 할머니의 음식맛은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다는 것이 정평이다. 맛의 비결은 할머니의 손맛과 양념 맛이 합해진 것이라는데, 이 음식은 경북 우수음식특선과 문경시의 향토음식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집단시설지구에 위치, 12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고, 집 앞은 넓은 공간의 주차장이다.

 

새재할매집(돼지양념석쇠구이, 571-5600)

깊은산속 화로구이(돼지참숯구이, 571-7978)

약돌돼지샤브샤브(약돌돼지요리, 556-7192)

진남매운탕(민물매운탕, 552-7777) 등이 문경시 지정 향토음식점이다.

 

문경새재 사기장 힐링캠프

백산헤리티지연구소는 문화재청과 함께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백산 ‘김정옥’과 함께 하는 ‘문경새재 사기장 힐링 캠프와 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는 온 가족이 문화유산을 즐기며 역사교육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숙박형 문화유산 향유 프로그램이다.

캠프와 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은 1박 2일 동안 문경새재에 내재된 역사 이야기와 문경의 도자기 문화유산에 관하여 생동감 있는 경험을 하게 되며 교육현장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과 함께 발물레로 도자기를 빚고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며 추억을 쌓게 된다. 당일 저녁에는 ‘달항아리 음악회’와 이어지는 차 한잔의 여유가 기다리고 있다.

다음날 오전에는 문경새재 옛길과 사기장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문경새재 힐링 걷기를 한다. 또한, 문경새재 교귀정(交龜亭)에 모여 퀴즈도 풀고 국가무형문화재 김정옥 사기장의 영남요 도자기를 상품으로 얻게 되는 재미도 경험하게 된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인 ‘Moon慶·문경 달항아리 음악회’는 달밤에 열리는 문화유산 음악회이다.

문경시 생생문화재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백산헤리티지연구소 김남희 소장은  “불타오르는 망댕이 장작 가마 속에서는 달항아리가 익어가고, 문경새재 달밤 아래서 국악공연을 들으며 조선백자 달항아리가 빚어지는 광경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달항아리 음악회에 이어지는 ‘차와 명상의 시간’, ‘야간 별빛 가족 힐링 캠프’, ‘우리 가족의 가장 따뜻했던 순간을 담은 그림 이야기’ 등은 캠프 참여 가족들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행사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되었으며 8월에 한 차례, 10월에 두 차례 총 4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 및 좀 더 자세한 세부일정은 문경국가무형문화재 전수관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 투어코리아 - No.1 여행·축제 뉴스(http://www.tournews21.com)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