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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저런거/군사무기 장비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DDG-995

by 구석구석 2023.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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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실정에 이 정도 군함이면 충분하지 않나요?”

예비역 해군 제독 A씨는 2000년대 중반쯤 열린 해군 함상토론회에 참석했다가 청와대 인사 B씨로부터 이같은 질문을 받았다. 청와대 인사가 지목한 함정은 당시 함상토론회가 열렸던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이보다 더 큰 전투함이 필요하느냐는 뉘앙스였다. 
B씨는 정색하며 답했다. “원양작전을 위해서는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보다 더 크고 우수한 군함이 필요하다”며 이지스함이 해상작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강조했다.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이 지난 28일 진수식을 앞두고 울산 현대중공업에 정박해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그로부터 약 20년이 흐른 지금, 해군은 4번째 이지스구축함을 얻게 됐다. 지난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된 정조대왕함(8200t)이 그것이다.
미사일과 항공기 탐지 및 요격, 지상과 해상 표적 타격능력까지 갖춘 정조대왕함은 기존 세종대왕급 3척보다 발전된 성능을 지니고 있어 ‘바다의 요새’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세종대왕급보다 높은 성능…‘사실상 순양함’ 평가도

정조대왕함이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요소는 무장과 작전능력이다. 
2007년 5월 1번함 세종대왕함 진수를 시작으로 3척이 배치된 세종대왕급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여러 차례 포착하고 궤적을 추적하는 등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하지만 탐지·추적 외에 탄도미사일을 파괴하는 요격 작전 수행은 어려웠다. 세종대왕급의 이지스 전투체계(Baseline 7)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추적할 수 있지만 요격할 수는 없다. 높은 고도를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파괴할 수단도 갖추지 못했다. 

지난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정조대왕함이 정박해 있다. 울산=뉴시스

정조대왕함의 이지스 전투체계(Baseline 9)는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춘 최신형이다. 이를 위해 미국산 SM-6 대공미사일을 탑재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2023~2031년 7600억원을 들여 SM-6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SM-6는 미국과 한국 등에서 사용하는 SM-2 함대공미사일의 성능을 높인 것이다. 최대 460㎞까지 날아가며, 고도는 34㎞에 달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적기가 대함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먼저 공격할 능력을 갖췄다. 다만 이같은 작전을 펼치려면 E-2D 조기경보기의 지원이 필요하다.

E-2D가 없는 한국 해군은 탄도미사일 요격에 SM-6를 투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SM-3를 도입하지 않아 정조대왕함의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SM-6는 2015년 단거리 탄도미사일, 2016년 사거리 2000㎞ 이상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요격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SM-3보다는 요격범위가 좁지만, 한반도 전장환경과 비용 등의 문제를 감안하면 SM-6도 적절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SM-6로 모든 대공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항공기나 대함미사일 요격에는 SM-2블록ⅢB가 쓰이는 이유다. SM-6가 SM-3보다는 저렴하지만, 1발당 가격이 60억원 안팎에 달할 정도로 고가다. 항공기 등에도 SM-6를 사용하기는 어렵다.

SM-2블록ⅢB는 한국 해군이 운용중인 SM-2에 적외선 탐색기를 장착한 개량형이다.
수면 가까이 날아가는 함대공미사일은 레이더 클러터 문제로 파도와 대함미사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적외선 탐색기를 사용하면 대함미사일 엔진의 열기와 차가운 바다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다. 요격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정조대왕함에 장착된 주요 장비들. 해군 제공

정조대왕함은 함대지탄도미사일을 장착한다. 인도가 선박 발사 탄도미사일인 다누쉬를 개발한 적은 있으나, 대부분의 국가는 토마호크 등의 순항미사일을 쓴다. 군함에 탄도미사일을 장착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런데도 정조대왕함은 함대지탄도미사일을 선택했다. 왜 그럴까.
순항미사일은 명중률이 높으나 위력이 약하다. 느리고 낮게 비행해 방공망에 요격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탄도미사일은 파괴력이 강하다.

한국 해군이 북한 지역의 군사시설을 파괴하려면, 강력한 관통력이 필수다. 북한은 초고강도 콘크리트로 지하시설을 만들어 한미 연합군의 공습을 회피하고 있다.

순항미사일로 이를 파괴하려면 공격 각도와 속도, 비행궤적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들어맞아야 한다. 명중해도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탄도미사일은 다르다. 한국군은 오래전부터 각종 탄도미사일을 만들어왔다. 수년 전부터는 북한 지하시설을 파괴하고자 탄두중량 2t 이상인 현무-4를 비롯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거나 개발중이다. 
이를 활용하면 군함에서도 수백㎞ 떨어진 내륙 지역 지하시설을 마비시킬 수 있다. 

정조대왕함이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정조대왕함도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토대로 개발되는 함대지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 해군이 천명했던 ‘한국판 아스널십’ 합동화력함 개념이 제한적이나마 정조대왕함에서 구현되는 셈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음파탐지체계는 선진국 수준의 고급 기술이다. 잠수함 탐지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해군의 기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수중의 잠수함을 정확히 탐지하지만, 크기와 부피 문제로 현재는 정조대왕함 수준의 대형함정에만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형화 관련 연구가 추진되어 성공한다면,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등에도 쓰일 가능성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해군이 구축함으로 분류했지만, 무장 수준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순양함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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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함정과 차별화된 ‘바다의 요새’
 
정조대왕함은 주변국이 건조하는 대형 구축함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중국 해군이 실전배치 중인 055형 구축함(1만3000t)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전투함이다. 항공기나 미사일로부터 항공모함을 보호하기 위해 건조됐다.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축포가 터지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055형 구축함에 탑재되는 346B형 레이더는 이지스함에 쓰이는 AN/SPY-1과 유사한 개념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존 레이더보다 면적이 늘어나 출력도 강화됐다.

HQ-9B 함대공미사일은 최대 250KM 떨어진 공중 표적을 타격한다. YJ-18A 대함미사일은 원형인 YJ-18이 음속의 3~4배 속도로 날아가는 만큼 초음속 성능을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 타격은 CJ-10 순항미사일이 맡는다. 일부 함정에는 레이저 무기로 추정되는 장비가 장착된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055형 구축함은 기존의 중국 전투함보다 훨씬 진보된 스텔스 설계와 센서, 무장을 갖추고 있어 동남아시아와 한국, 일본 해군이 경계해야 할 함정으로 꼽힌다. 단기간 내 대량건조가 이뤄지고 있어 양적 우위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미국에서 검증된 전투체계와 레이더를 사용하면서 함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정조대왕함과 달리 055형의 전자장비는 성능이 공개되지 않았고, 순항미사일로 지상 공격을 한다는 점에서 정조대왕함이 앞서는 부분도 있다.

곤고급 이지스함을 건조해 동북아에서 해군력 경쟁을 선도했던 일본 해상자위대는 2020년 마야급(8200t) 이지스구축함을 선보였다.

정조대왕함과 같은 이지스 전투체계(Baseline 9)를 사용하는 마야급은 SM-3블록2A 함대공미사일을 탑재한다. 사거리가 2500㎞에 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도 파괴할 수 있다.

항공자위대 E-2D 조기경보기와 연계해 수평선 너머 수백㎞ 떨어진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협동교전능력(CEC)도 확보했다. 함정을 공격하려는 적기를 멀리서부터 타격, 적이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는 효과가 있다.

시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최진예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DDG-995) 모습. 사진 방위사업청.

공격용 무장은 12식 지대함 미사일을 개조한 신형 17식 대함미사일이다. 다만 지상 공격에 쓰이는 무기는 장착되어 있지 않다.
마야급 구축함의 후속 함정도 거론되고 있다. 일본은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지상 배치 이지스 레이더와 대공미사일을 결합한 이지스 어쇼어를 배치하려 했다. 하지만 기술적, 정치적 이유로 이지스 어쇼어 도입이 취소되면서, 이를 대체하고자 구축함 2척을 건조하는 방안이 부상했다. 실제 건조가 이뤄지면 마야급 구축함보다 더 큰 순양함 수준의 함정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2020년대 한국 해군은 복잡한 환경에 직면해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과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면서 주변국의 해군력 증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충분한 수량의 군함을 만들어 실전배치하면 복합적 위협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수량은 충분치 않아도, 세계 최고 수준의 군함을 건조해 북한과 주변국의 대규모 해상 위협을 질적 측면에서 견제할 힘을 키워야 한다. 정조대왕함은 이같은 기조를 충족시킬 ‘바다의 요새’로서 그 임무를 다할 전망이다.

/ 세계일보 2023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해군 신무기 ⑧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1990년대까지 해안 경비에 치중하던 한국 해군은 먼 바다로의 진출을 위해 국내 기술로 구축함을 만드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 결과 광개토대왕급(3200t) 3척과 충무공이순신급(4400t) 6척, 세종대왕급(7600t) 3척을 건조했다.

구축함 숫자가 늘어나면서 해군 전투력은 한층 튼튼해졌고, 활동반경도 넓어졌다. 하지만 미사일 위협이 강해지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해군력 증강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보다 더 강력한 구축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시험평가중인 정도대왕함

지난 7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된 정조대왕함(8200t)은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만들어진 구축함이다.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세종대왕급의 성능을 높인 함정으로 ‘바다의 요새’로 불린다.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이지스 시스템은 스파이(SPY)-1D 레이더로 1000㎞ 내에서 1000여개의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20여개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사거리가 서로 다른 함대공미사일과 기관포 등을 다수 배치해 적의 미사일과 항공기 공격을 막는다.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함에 탄도미사일 파괴 능력을 추가했다. 정조대왕함에 탑재된 미국산 SM-6 함대공 미사일은 2015년 단거리 탄도미사일, 2016년 사거리 2000㎞ 이상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요격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공격력도 크게 향상됐다. 정조대왕함은 함대지 탄도미사일을 장착한다. 순항미사일은 명중률이 높으나 위력이 약하며, 느리고 낮게 비행해 적 방공망에 요격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탄도미사일은 파괴력이 강하고 요격 위험도가 낮다. 정조대왕함은 함대지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면서 유사시 수백㎞ 거리에 있는 북한 내륙 지역의 표적을 타격하는 작전에 투입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대방 군함을 공격하는 대함미사일은 국산 SSM-700K를 탑재한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한국형 초음속 대함미사일이 완성되면, 정조대왕함에 장착될 가능성이 있다. 먼 거리에서 잠수함 등의 위협에 대응하는 해상작전헬기는 미국산 MH-60R가 쓰일 전망이다. 잠수함을 공격하는 무기인 장거리 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탑재한다.

적 레이더에 탐지될 위험을 낮추는 스텔스 기능도 세종대왕급보다 우수하다. 국내에서 개발한 첨단 통합음파탐지체계는 선진국 수준의 기술로 잠수함 탐지능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전기 추진체계 2대를 탑재, 일반 항해 시에는 연료를 절감하고 잠수함 탐지 작전 과정에서는 소음을 낮추면서 움직일 수 있다.

정조대왕함은 시운전 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된다. 정조대왕함 이후에 만들어지는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2척도 정조대왕급으로 불릴 예정이다.

/ 세계일보 2022 박수찬 기자
 

구축함이라는 용어는 어뢰정으로부터 함을 보호하기 위해 1890년대에 만들어진 250t급 함정들로부터 유래한다. 어뢰정을 물리친다는 뜻에서 구축함이라고 불리게 된 이 함정은 그 자체가 초대형 어뢰정이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까지 구축함은 보통 전투함대의 전방에 배치되어, 적함대를 정찰하고 적함대의 구축함을 대포로 격퇴시키며 적의 전함과 순양함에 어뢰를 발사하는 임무를 맡았다.

잠수함이 어뢰를 발사하는 주종함이 되면서, 구축함은 수중음파탐지기와 폭뢰를 갖추고 적 잠수함의 공격으로부터 상선단과 전투함대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순양함은 전함이나 항공모함보다는 작지만 구축함보다는 크다. 순양함이라는 말은 원래 범선 시절의 프리깃함과, 기선이 개발된 초기의 슬룹형 군함을 일컫는 이름이었다.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영국이 최초의 근대적 순양함을 만들기 시작한 1880년부터였다. 초기에는 50~100㎜ 두께의 강철로 만든 장갑갑판으로 배의 기계장치와 탄약창고롤 보호했다.

순양함이 어뢰공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제1차 세계대전 때 입증되면서, 기동성이 증강되고 중무장이 더욱 잘된 장갑순양함을 개발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워싱턴 회의에서는 순양함을 포함해 1922년 이후부터 주력함을 배수량 1만t 이상(화물을 완전히 실었을 경우 1만 4,000t 이상)으로 건조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군함 설계자들은 이 규정을 지키기 위해 경금속을 비롯해 무게가 덜 나가는 장비를 채택했다. 이 조약의 제한조건 때문에 함포의 성능도 개선되었다. 순양함은 어떤 함포를 장착하고 있느냐에 따라 보통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중(重)순양함은 대개 1만 3,000t의 배수량에 200㎜ 포로 무장하고 있으며, 경(輕)순양함은 약 1만t의 배수량에 150㎜ 포를 갖추고 있다. 그 이후 3번째 부류인 대공순양함이 등장했다. 이 순양함은 보통 항공기나 일반 전함을 공격할 수 있는 125㎜ 이하의 2중목적 함포로 무장하고 있다.

/ 다음백과사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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