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면 한 해를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럴 때 바다 위로 지고 뜨는 해를 보면서 마음 속의 묵은 때를 버리고 새로운 희망을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가족끼리 오붓하게 해넘이·해맞이를 할 수 있는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기상청에서 ‘우리나라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선정한 세방리
전남 진도에 있는 세방 해안일주도로는 기상청이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선정했을 정도로 해넘이 명소 중에서 으뜸으로 손꼽힌다. 저녁 무렵 섬과 섬 사이로 펼쳐지는 일몰은 주위의 파란 하늘을 단풍보다 더 붉은 빛으로 물들인다.
진도 세방리 낙조의 특징은 징검다리같은 섬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에 있다. 해안 절벽 전망대에 서면 기묘한 형상의 작은 섬들이 마치 금빛물결을 가르는 고깃배처럼 흩어져 일렁이는데, 하루해를 마감한 지친 겨울해를 맞는 올망졸망 다도해의 섬들이 정겹기만 하다. 양덕도(발가락섬), 주지도(손가락섬), 장도, 가사도, 불도, 가덕도, 상갈도, 하갈도…. 세방리 앞바다를 지키는 작은 섬들에 붉은 기운이 가시고, 주변 바다를 뒤덮던 황금빛이 잦아 들면 세방리 해안에 펼쳐진 대자연의 장엄한 일몰잔치도 막을 내린다.
진도대교를 지나 바로 우측으로 접어들어 803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 곁으로 조그만 섬들을 언뜻언뜻 발견하게 되는데 그중 어디에나 차를 세우고 바라보아도 경치가 그만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망 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을 따라 ‘세방낙조전망대’에 올라서면, 느긋하게 벤치에 앉아서 지는 해가 만들어내는 절경을 음미할 수 있다. 오른편 멀리 보이는 손가락섬, 발가락섬을 바라보며 손가락, 발가락 모양을 그려보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하는 방법.
이 일대는 남도의 정취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에는 연못과 산이 어우러져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인 운림산방이 있다. 이곳은 추사 김정희에게서 서화수업을 받아 남화의 대가로 성장한 소치 허유가 그림에 몰두하던 화실로서, 이곳 소치기념관에는 4대에 걸쳐 전통 남화를 이끌어온 허씨 집안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도 팽목항에서 하루 4회 운항하는 조도행 페리호에 탑승하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조도의 관매8경을 감상할 수 있다.
Tip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 → 영산호 하구둑 → 영암방조제 → 금호방조제 → 77번 국도→ 우수영 → 진도
주변 관광지 운림산방, 남진미술관, 접도
문의 진도군청 문화관광과 061-540-3125
완도 소세포 해신 세트장은 1만6000여평 부지에 선착장, 선박, 객관, 저잣거리, 군영 막사, 망루 등 42채의 건물이 지어져 있다. 드라마 촬영지 구경도 하고 일몰 구경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군청은 해넘이 행사로 12월31일 오후 4시부터 풍물패 길놀이, 달짚 태우기, 불꽃놀이 등을 연다. 또 해맞이 행사로 하화흥포항에서 배를 타고 사자바위까지 가 소원성취 풍선 날리기 등의 행사가 열린다. 이날 참가한 관광객들에게 전복죽을 제공한다.
붉게 물드는 기묘한 바위 절벽
전북 부안 채석강
채석강은 술에 취한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강물에 뜬 달 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 채석강과 풍경이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12월에는 오후 4시 30분만 지나도 채석강 주변이 시뻘겋게 불타오른다. 바위 절벽을 왼쪽, 위도를 오른쪽에 두고 가라앉는 채석강 일몰은 한 폭의 그림이다. 채석강 닭이봉 팔각정도 최고의 낙조 포인트.
부안군청 063-580-4191
새만금 방조제에서는 일몰.일출을 한자리서 볼 수 있다. 현재 차량을 통제 하고 있는 방조제 구간 중 비응도~야미도 11.2㎞를 31일 오후 2시부터 내년 1일 오후 7시까지 개방한다. 새만금사업의 조기 완공을 기원하는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비응도와 야미도 중간지점에서 이틀동안 펼쳐진다.
백수읍 백암리에서 법성포로 이어지는 총 16.5km길이의 백수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도로 100선 가운데 당당히 9번째 도로의 영광을 차지할 만큼 절경. 탁 트인 바다가 막혔던 가슴까지 시원하게 씻어준다. 도로의 전망대에 서서 내려다 본 포구의 모습은 안동 하회마을의 그것처럼 물돌이동 형상.
어디가 바다인지, 하늘인지 경계를 알 수 없는 갯벌이 넓게펼쳐져 있다. 특히나 백수 해안도로의 일몰은 서해안의 대표적 명물. 해가 바다 속으로 잠행하는 환상적인 바다풍경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 후 노을이 바다와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면서 감동은 시작된다.
무안 도리포
무안군 해제반도에 있는 도리포는 왼쪽으로는 굴비로 유명한 영광 칠산 앞바다가, 뒤쪽으로는 위도를 품고 있다. 특히 도리포구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
서해안이면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것은 북으로 길게 뻗은 해제반도 끝자락에 위치하고 동쪽에 넓은 함평만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함평의 바다 쪽에서 해가 뜨고, 여름철에는 영광의 산 쪽에서 해가 뜬다. 도리포 포구 반대편 칠산 바다 쪽의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 드넓은 함평만과 칠산 앞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는 해와 은빛 물결이 만나 황홀경을 자아낸다. 찰진 숭어 맛이 일품.
함평 돌머리해수욕장은 해변을 둘러싼 곰솔 숲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그만이다. 주변에 해수찜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해남 송지면 땅끝마을의 해맞이 감흥이 그만이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국토종단 순례의 시발점인 만큼 해돋이를 지켜보는 관광객들의 마음자세가 사뭇 다르다. 최근 케이블카 설치로 새롭게 단장된 땅끝 전망대와 해안도로, 사구미 해수욕장 등에서 보는 해도 볼 만하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일몰
전남 장흥 삭금마을
강진만을 끼고 있다. 찾는 사람이 비교적 적어 한적하게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해 질 무렵이면 바다로 나갔던 조그만 어선이 줄지어 들어오는데 그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최근 들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사진작가들도 방문한다. 장흥 천관산과 강진이 가까워 여행 일정 잡기가 좋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1
향일암
'해를 향한 암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남해안 최고의 해돋이 명소(사진)로 손꼽히는 곳이다. 여수 금오산 기슭에 자리잡아 경관이 빼어나다. 길 양편으로 늘어선 동백나무와 들녘 곳곳에 풍성한 '돌산 갓밭'을 따라가면 임포항 언덕 위에 향일암이 올려다 보인다. 향일암은 백제 의자왕 4년(644)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주차장에서 향일암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순천IC~여수~돌산대교~돌산도~임포항~향일암.
향일암 선상 일출
명실상부한 남해안 최고의 일출 명소로 자리잡은 여수 향일암. 새해 첫날이면 향일암 앞바다에도 많은 유람선들이 모여든다. 1월1일 하루 동안 선상 일출을 위해 모여드는 유람선은 10여 척이 넘고 탑승하는 관광객만도 약 2천 명에 달한다. 돌산대교 유람선 선착장을 출발하여 돌산도를 돌아 향일암 앞바다로 나아가는 일출 유람은 3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요금은 어른 1만3천6백원, 어린이 6천8백원. 문의 061-644-6255
금강에 떨어지는 붉은 기운 전북 익산시 웅포 금강변
전북 익산은 서쪽으로 금강이 흐른다. 강 건너편은 충남 부여, 서천, 금강변을 따라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져 있는데 강변도로 중간, 익산시 웅포 금강변에 덕양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아담하게 서 있다. 바로 이곳 강변에서 겨울철 서해안고속도로 교각 뒤편으로 지는 해를 감상할 수 있다. 탁 트인 바다도 아니고 높은 산도 아닌, 강가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12월의 저녁 해는 군산 앞바다로 향하는 금강 물줄기가 흐르는 방향으로 가라앉는다. 강물은 호수처럼 잔잔해 석양이 질 무렵에는 하늘에 붉은 해가 하나, 그리고 강물 위에도 똑같은 해가 하나 떠 있다. 가장 좋은 낙조 감상지는 덕양정 정자 앞마당. 그 아래로 20여 개의 계단을 내려가 강가의 바윗돌 위에서 일몰의 감상에 젖어도 좋다.
덕양정에서 그리 멀지 않은 웅포면 송천리 함라산 기슭에는 고려 충목왕 1년(1345)에 창건되었다고 하는 숭림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지나는 길에 들러보면 좋다. 숭림사 경내의 보광전은 조선 광해군 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물 제825호로 지정되어 있다.
Tip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익산 IC → 미륵사지 → 함열읍 → 숭림사 → 웅포리 덕양정
주변 관광지 미륵사지, 왕궁리 오층석탑, 고도리 석불입상, 가람 이병기 생가, 익산향교, 문수사, 왕궁온천
문의 웅포면사무소 063-862-6119
담양 리조트
밤 하늘 별이 가장 잘 보인다고 소문난 노천탕. 온천수에는 게르마늄, 칼슘, 등 좋은 알칼리성 20여가지 성분이 녹아 있다. 특히 스트론튬 성분은 전국 평균치에 비해 3∼4배나 높아 신경계통, 생식계통, 심장, 순환계통,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높다.
267평 규모의 대온천탕엔 죽초액탕, 대잎탕, 대나무 찜질방, 대나무 숯 사우나, 일라이트 사우나, 옥 사우나, 보석 사우나 등 10여개 기능성 탕이 구석구석 배치돼 있다.
특히 대나무에서 추출한 죽초액을 이용한 탕은 무좀과 아토피성 피부염에 효과가 있어 내장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남녀 온천탕은 1주일씩 교대로 바꿔 음·양의 조화를 꾀한다.
신안 증도 엘도라도리조트
우전해수욕장 바로 옆에 개장한 레저 복합단지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려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유럽풍의 외관에 각각 독립된 건물들은 개인 사생활을 완전히 보장해 조용히 새해 설계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모든 객실은 바다를 향해 반원형으로 언덕에 들어서 있어 서해의 일몰을 감상하며 한 해를 정리하기에 좋다. 특급 온천수준의 전통해수찜과 노천탕은 한 해를 마무리 하거나 새해를 설계하는 웰빙여행으로 적격이다. 우전해수욕장 우측 F동 밑쪽에 회원전용 해수욕장이 1㎞뻗어 있어 영화속 주인공처럼 개인해변을 소유한 기분을 만끽하며 새해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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