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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경주 천촌리 전통문화체험학교 놀자학교 오봉산 주사암

by 구석구석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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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 서면 4번국도 - 천촌

 

전통문화와 놀이를 접목시킨 놀자학교 / 경주 전통문화체험학교

여행을 떠나도 컴퓨터가 없는 곳으로 가면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모든 것을 잊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기 위해 문을 연 ‘놀자학교’가 있다. 바로 경주 전통문화체험학교다.

동국대 조소과 이점원 교수가 2002년 7월에 경주시 서면 천촌리 아화초등학교 천촌분교를 인수하여 문을 연 체험학교가 바로 ‘놀자학교’. 전통문화체험학교라는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 와서는 무엇을 배워 가려 하지 말고 그냥 실컷 놀다 가라’는 뜻에서 그렇게 새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곳은 당초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려 주고 싶어 시작한 학교였다. 그러나 이교장은 아이들을 대하면서 아이들이 정말 놀 줄 모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당에 나가 놀라고 하면 어김없이 당황하는 아이들. 놀이 도구를 주면 30분도 채 못 놀고 다시 찾아오는 아이들을 보며 놀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노는 방법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은 놀자학교로 바꿔 부른다고.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으레 컴퓨터로 달려간다. 공부를 하든, 게임을 하든,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와 함께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된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놀자는 것이 이 학교의 설립목적이다. 노는 것이 학교의 목적이라니…. 이곳에 왔다가 바뀐 모습으로 나가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 내심 흐뭇하다는 이교장이다. 

“처음 이곳에 올 때 엄마에게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별명이 ‘엄마 껌’인 여섯살짜리가 아이가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엄마가 바빠서 못 오면 다른 부모를 따라서 혼자서도 이곳에 옵니다.”

놀자학교 선생님의 이 한마디가 자연과 놀이를 통해 변화한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아이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도 변하게 하는 것이 이곳의 저력. 이곳에 와서 아이와 함께 놀다 보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나게 놀아 열성 팬들이 생긴다는 것. 그러다 보니 열성팬 부모들이 스스로 학교를 운영하는 주체가 되었고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었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아빠는 한달에 한번씩 과학교실을 열고, 건축학을 전공한 아빠는 한옥의 구조를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아이들에게 한옥 짓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운동장 한켠에 정자를 지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주저없이 달려와 보조교사를 해주는 부모들도 많다. 시작은 이점원 교수 부부가 했지만 지금은 주인과 손님의 구분 없이 모두가 주인인 학교가 되었다.

 

무공해 운동장이 있는 학교, 수도도 전화도 없다.

학교 운동장의 풀도 주말에 모두 모여 뽑는다. 일일이 사람 손으로 뽑아내는 것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노는 학교 마당에 제초제를 뿌리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그 일을 모두 함께 하고 있는 것. 오히려 이곳의 주인이 더 큰소리를 친다. 아이들이 노는 땅인데 약으로 풀이 자라지 못하게 할 수는 없으니 모두 와서 풀을 뽑으라고. 이렇게 정성들여 가꾸는 마당에서 뛰어노니 아이들이 건강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는 수도시설이 없다. 옛날 우물이 달랑 하나 있고 두레박이 그 위에 얹어져 있다. 전기도 꼭 필요한 부분에만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그 흔한 전화도, 냉장고도 없다. 요즘엔 너나 할 것 없이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지만 이곳에 오면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아야 한다. 그래야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제대로 쉬다 갈 수 있다는 것. 여름엔 우물이 냉장고 역할을 한다. 수박을 두레박에 얹어 우물 안에 넣어두었다 꺼내 먹으면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고. 화장실도 예전의 것 그대로 사용한다.

 마당 한쪽엔 상추와 고추, 호박, 오이, 가지 등을 심어놓았다. 주말에 아이들이 찾아오면 함께 뜯고 씻어 먹는다. 마당에 가마솥을 걸고 고구마와 감자를 쪄서 나눠 먹고 여름이면 솥뚜껑을 뒤집어 거기다 부침개를 부쳐 먹기도 한다. 이렇게 함께 식사를 하다 보면 아이들의 편식습관도 자연히 고쳐진다. 폐교를 활용한 이 학교에는 식당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과 어른들의 간식과 식사는 직접 챙겨 도시락을 싸와야 한다. 이때 도시락 반찬은 아이가 먹지 않는 것을 꼭 싸오도록 권유한다. 함께 먹는 즐거움 때문에 아이도 자연 그 음식을 먹게 되어 편식습관이 없어진다. 도시락은 서로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넉넉히 싸는 것이 기본. 잘 먹고 잘 뛰어 노는 아이가 건강한 것은 당연지사. 건강은 놀자학교의 보너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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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솟대만들기

학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우뚝 솟아 있는 솟대다. 솟대는 원래 마을과 마을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던 것인데 지금은 장식적인 의미와 주술적인 의미가 더해져 소원을 비는 대상이 되었다. 솟대가 무엇인지 장승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것을 알게 해주고 싶어 이교장은 아이들과 솟대 만들기를 시작했다. 담장을 따라 주욱 늘어선 솟대는 모두 이곳을 다녀간 학생들과 부모들의 작품. 정문에서 학교 건물로 이어지는 담장에 있는 것은 가족솟대로 큰 것은 아버지가, 작은 것은 아이들이, 자신의 가족 수대로 만들어 세워놓았다. 공예교실에서 작은 솟대를 만들어 집에 가져가기도 한다.

 이 학교의 교실은 세개뿐이다. 작은 교실을 수리해 두개는 교육장으로, 하나는 교육장 겸 숙소로 사용한다. 첫째 교실은 아이들이 자연 관찰 일기를 쓰고 간단한 공작을 하는 놀이공작실이다. 이교장은 처음 놀이학교 문을 열고 아이들이 솟대를 만들면서 칼을 다루지 못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한다. 이곳에서 솟대를 만들려면 연필 깎는 칼로 거친 나무의 표면을 곱게 깎아내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단순한 작업조차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교장이 나무 자동차 만들기, 연날리기, 팽이 돌리기, 썰매타기 등 전통놀이를 하나씩 가르쳤다. 이곳에서는 직접 기른 표주박 위에 인형을 그리는 작업도 한다.

 둘째 교실에서는 슬라이드 교육과 흙을 가지고 하는 작업을 한다. 책상 위에는 흙판에 기와의 암막새를 본뜬 도깨비 모양을 그려 넣은 것들이 하나씩 놓여있다. 정월에 도깨비를 만들면 복이 온다고 해서 만들었던 것인데 석고를 뜨거나 다른 방법으로 보관하려고 그냥 둔 것이라고. 이 교실에는 전통한옥의 문도 하나 서 있다. 이교장이 전시회에 발표했던 작품을 그대로 세워놓은 것. 이교장의 다른 작품들도 이곳에 놓여 있다.

 셋째 교실은 숙소로 쓰이기도 하고, 식사를 하거나 연, 썰매 등을 만드는 곳으로도 쓰인다. 침상이 길게 깔려 있어 모두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놀자학교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매끄럽고 단단한 나무로 만든 침상이라 바닥의 냉기가 올라오지 않고 여름철 쉼터로는 제격이다. 또 이곳에는 노래방 기계도 있다. 하지만 동요만 부를 수 있다. 동요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치고 많이 부르게 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라고. 또 무작위로 아이를 지명해 동요를 부르게 함으로써 발표력을 키워주는 훈련장이 되기도 한다. 이 시간을 위해 정해진 이주의 동요를 남몰래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면 동심이 느껴져 빙그레 웃음이 떠오른다.

 마지막 교실은 운동장이다. 이곳은 산으로 둘러싸여 공기가 무척 맑다. 그만큼 맑은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곳. 여름밤, 운동장에 누워 별을 관찰하는 시간이 있다. 아이들은 신화 속의 별자리는 잘 알지만 실제 하늘에 떠있는 별자리는 잘 모른다. 때문에 별자리 수업은 전문 선생님이 진행하고 있다.

 자연학습은 주로 학교 운동장과 주위의 산과 들에서 이루어진다. 학교 앞 개울에서 개구리 알을 잡아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는 과정을 보며 관찰하거나 커다란 나무에 지은 새집을 관찰하면서 자연 속에서 생물이 살아가는 과정도 알 수 있다.

 처음 이곳에 오면 주로 운동장에서 수업한다. 미니 솟대 만들기, 한지로 제기 만들어 차기, 새끼 꼬아 줄 돌리기, 널뛰기, 자치기 등의 전통놀이를 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냇가에 가서 고기 잡고 놀고, 복숭아밭에서 복숭아도 따보고, 버드나무 가지로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어보는 시간도 있다.

계절마다 제철에 맞게 이루어지는 이곳의 놀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지루해할 틈을 안 준다. 학교 이름처럼 전통문화를 놀이와 접목시켜 자연스레 체험할 수 있고, 교육이 아닌 놀이를 통해서 협동심을 기르고 선조들의 지혜를 터득하게 되는 것이 이곳 전통문화체험학교의 장점이다.

  이 학교는 주말에만 운영하는 무료 체험학교였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그에 들어가는 부대 비용도 만만치 않아 참가인원 1인당 1만원의 참가비를 받는다. 학기중에는 주말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고 여름방학 동안에는 매일 문을 연다. 여름에 이곳을 찾을 때는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식사준비도 해 와야 한다. 코펠과 버너도 필수. 숙박을 원하는 사람은 이곳의 공동숙소를 이용하거나 텐트를 가지고 와 운동장에 치면 된다. 여름에도 서늘하므로 침낭을 챙기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운영 프로그램은 다음카페의 경주 전통문화체험학교(cafe.daum.net/noljahaja)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가족단위 체험도 이곳에서 예약을 받는다. 예약 및 문의 054-745-2685

 

[찾아가는 길]

 승용차 : 경부고속도로 건천IC에서 나와 영천 방면으로 5분 정도 직진. 아화농협이 나오면 농협을 끼고 좌회전, 마을을 통과해 굴다리 아래로 직진, 삼거리에서 왼쪽 금정사 방향으로 가다가 마을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왼쪽에 학교가 보인다. 잘 모르면 사람들에게 천촌분교를 물어보면 된다.

 

천촌리 1195 오봉산 주사암 054-751-2689

아화역 앞에서 좌회전해서 국도를 따라 조금 더 가면 신평2리 버스정류소 옆으로 오봉산 주사암과 여근곡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국도 오른쪽으로는 ‘건천 낚시인의 집’이 자리하고 있음. 주사암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여 철길을 건너면 오봉산으로 오르는 산행이 시작된다.

경주의 산들은 그 산세가 웅장하거나 계곡이 아름답다기보다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들이지만 산자락마다 신라 천년의 역사와 설화를 간직한 곳이어서 그 역사의 향기를 더듬으며 한 번쯤 올라볼 만한 산들이 많다. 일명 주사산(朱砂山), 부산(富山)이라 불리는 오봉산(五峯山) 역시 천년이 넘는 옛 설화를 찾아 떠나 봄직한 산이다. 그리고 그 오봉산 정상에 옛 설화를 간직한 주사암이 있다.  

 주사암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 대사가 주암사(朱巖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 절의 내력과 관련된 설화가 전해진다(주사암의 창건 설화 참고). 그리고 이 설화에 의해서 절 이름이 지금처럼 주사암이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은 부산성을 축성할 때 의상대사는 이 절을 성에 두게 되면 신라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절은 성벽 바깥에 있게 부산성이 축성되었다. 그러나 그런 예언이 있었어도 신라가 멸명하기까지는 그로부터 수백년이 더 걸렸다. 또한 이 주사암에는 여태까지 죽어나간 사람이 없다고 하여 불사처(不死處)라 이르고 있다.

 그러나 그 뒤의 연혁은 별로 알려진 것이 없고, 현재 남아 있는 전각과 불상을 볼 때 조선시대 후기에 중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사암 마당을 지나쳐 50m 정도 더 나서게 되면 이곳 오봉산의 명물인 마당바위 위에 올라앉게 된다. 지맥석(持麥石)이라 불리는 이 마당바위는 산정 위에 우뚝 선 평탄한 반석으로 마치 멍석을 깔아 놓은 듯한 암반으로 신라 김유신이 술을 빚기 위하여 보리를 두고 술을 공급하여 군사들을 대접하던 곳이라 하여 지맥석이 되었다고 전하며 곳곳에 움푹움푹 패여 들어간 자리들은 말발굽의 흔적이라 한다.

깎아지른 절벽 위 마당바위에 서서 바라보고 있자면 한여름엔 짙푸른 녹색의 바다, 가을엔 울긋불긋한 단풍의 향연으로 어지럽고, 안개라도 싸이는 날엔 진정 속진을 떠난 듯 잠시 산 아래 세상을 잊어버리는 선경에 든다. 

 서면 식육식당 054-751-1173

경상북도 지정 한우판매점인 서면 식육식당은 불고기가 맛있는 집으로 소문났다. 아화에서 16년 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직접 고기를 다루어 재료를 준비해 손님상에 낸다. 직접 숯불에 구워내는 불고기는 1인분 150g에 1만2천원, 생등심은 1인분 1만1천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오후 9시, 매월 셋째주 화요일은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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