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강원도

태백 화전동 용연동굴 추전역

by 구석구석 2022. 10. 28.
728x90

 

강원도 태백시 화전동의 금대봉(1418m) 하부능선의 해발고도 920m에 자리 잡은 용연동굴(강원도 지방기념물 제39호)은 전국에서 최고 높은 곳에 자리한 동굴이다.

염라대왕이라 이름붙여진 종유석/김정수

용연동굴은 2004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는데, 예천에서 시작해 안동, 봉화, 태백으로 거슬러 오르는 5일간의 낙동강 기행을 모두 끝내고서 시간이 남아 찾아간 곳이다. 그런데 예상외로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아서 관람시간이 40분 정도 소요된다는 동굴에서 2시간을 넘게 촬영하며 시간을 보냈다.

매표를 한 후 주차장에서 산 중턱까지 1.1km 거리를 용연열차를 타고 이동한다. 동굴 입구에서부터 서늘한 기운이 몰려오며 더위를 밀어낸다.

용연동굴은 843m 길이의 순환동굴로 3억∼1억5천만 년 전에 형성된 곳으로 추정되는 자연 석회동굴이다. 동굴 내부의 연평균 기온은 9도로 높은 지대에 자리하다 보니 다른 곳보다 한결 시원하다. 아니 시원하다 못해 냉장고 속으로 들어온 듯 추위를 느끼게 된다.

겨울에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며, 여름에는 에어컨보다 더 시원하게 느껴져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 동굴의 높이가 낮아 허리를 숙이고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많으므로 노약자나 임산부는 관람이 힘들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안전모를 반드시 쓰고 들어가야 머리를 다칠 위험이 없다.

대형광장의 음악분수/태백시청

동굴 내부에는 다양한 석순과, 종유석, 석주, 동굴 진주, 동굴산호, 커튼 등의 생성물들이 신비함을 더해준다. 그런가 하면 동굴 내에 관박쥐, 장님새우 등 38종의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졌다.

동굴 중앙 내부에 폭 50m, 길이 130m의 대형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광장에는 음악에 맞춰 춤추듯 올라오는 리듬 분수와 화산모형 분수대 등 4개의 분수가 자연과 어우러져 신비롭게 다가온다.

동굴 내부의 생성물 중 인상적인 것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이무기의 눈물'이 시선을 끈다. 천정에서 떨어지는 석수에 의해 형성된 평정석순으로 용이 되려다 실패한 이무기가 눈물을 흘리는 듯한 모습이다. 벽면 석수에 의해 형성된 매머드 동물상을 한 유석도 독특하다. 금방이라도 매머드가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나올 것만 같다.

독불장군

 

맘모스 동물상

용의 침실, 용두암, 삽살개, 등용문, 지옥의 문 등 재미있는 이름의 생성물들이 많다. '염라대왕'이라 붙여진 종유석 앞에 서면 갑자기 오싹해진다. 필자 역시 지은 죄가 많아서 똑바로 쳐다보기가 어렵다. 독불장군은 수직형 수로의 지하수에 의해 벽면에 생성된 유석으로 중앙에 남근석 모양으로 돌출된 부분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나살리도'라 불리는 석주, '드라큐라성'(사진)으로 이름붙여진 석순 역시 독특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마리아상', '해태상', '초의 눈물', '피사의 탑' 등 생성물에 붙여진 다양한 이름들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용연동굴은 8월 25일까지 야간개장에 들어가는데, 밤 10시까지 나그네를 맞이한다. 입장료는 어른 3500원, 학생·군경 2500원, 어린이 1500원으로 볼거리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자료 - 오마이뉴스 (김정수)


맛집 황지연못 뒤편에 자리한 대풍삼계탕은 삼계탕 한가지만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얼큰하면서도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라 단골손님이 많다. 문의 : 033-552-2625

 추천숙소 황지연못 옆에 자리한 메르디앙호텔은 7층 건물로 43실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스카이라운지, 커피숍, 사우나, 일식당, 나이트클럽 등의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나그네의 좋은 쉼터가 되어준다. 객실에서 황지 전경을 바라볼 수 있어 조망이 뛰어나다. 문의 : 033-553-1266. www.merdian.co.kr 태백산 민박촌(033-550-2749, minbak.taebaek.go.kr)의 숙소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해발 855m의 추전역 / 태백시 싸리밭길 47-63

‘검은 진주’의 도시 태백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조금이라도 빨리 실어 나르기 위해 태백산맥을 관통하는 기찻길이 놓였다. 그 가운데 ‘한국에서 제일 높은 역’ 추전역이 자리한다. “한여름에도 난로를 피운다”는 추전역은 웬만한 산보다 높은 해발고도 855m 자랑한다. 이제 석탄산업은 저물었지만 한겨울에는 눈부신 설경을 자랑하는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되고, 중부내륙순환열차 덕분에 추전역이 간직한 특별한 이야기를 찾아오는 이들도 많아졌다. 근처 태백체험공원에 가면 화려했던 태백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다. 이웃 고한역에서 마을 전체가 호텔이 되는 특별한 하룻밤을 경험해 봐도 좋겠다.

1981년 강원도 삼척군 장성읍과 황지읍이 통합돼 출범한 태백시는 ‘검은 진주’의 도시로 불렸다. 석탄이 주요 에너지였던 시대, 50여개 광산이 운영됐던 태백은 전국생산량의 30%를 차지했다. 캐도 캐도 끊임없이 나오는 석탄 덕분에 “개도 천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만큼 경제적으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태백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조금이라도 빨리 실어 나르기 위해 1973년 정선 고한역에서 태백 황지역(현 태백역)을 잇는 15km 길이의 철로가 만들어졌다. 태백산맥을 관통하는 이 노선이 만들어진 후에야 영월선, 함백선, 고한선으로 불리던 태백선은 비로소 제 이름을 얻게 되었다. 험준한 산악지형을 지나다보니 당시 남한에서 가장 긴 4,505m의 정암터널도 탄생했다. 이 터널을 지나면 한국에서 제일 높은 역, 추전역을 만난다.

추전(杻田)이란 이름은 예부터 싸리밭골로 불렸던 것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추전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한국에서 제일 높은 역, 해발 855m’라고 적힌 표지석이다. 북한산 백운대가 836m이니 웬만한 산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높이다. 자동차로 추전역을 오르면 그 높이가 더욱 실감난다. 구불구불 아찔한 경사를 몇 번이나 견뎌야 하늘 아래 첫 기차역에 이를 수 있다. 해발고도가 제일 높은 만큼 연평균 기온은 한국의 기차역 가운데 가장 낮다. 

추전역에서 근무한 역무원들 사이에선 “한여름에도 난로를 피운다”, “한여름에도 선풍기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눈도 가장 많이 내리는 역이어서 역무실 앞마당에 적설량을 재는 나무기둥이 세워져 있다. 그 기둥 끝에 적힌 숫자가 1m인 것만 보아도 추전역의 겨울이 얼마나 혹독할지 짐작할 수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