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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영덕 장사리 장사상륙작전

by 구석구석 2020.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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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장사리는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으로 1950년 9월 15일 장사상륙작전이 펼쳐진 곳이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동해안을 따라가는 7번 국도는 비경의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포항 월포를 지나면서부터 7번 국도는 바닷가로 바짝 붙는다. 동쪽으로 펼쳐지는 동해를 바라보며 포항시 송라면에서 영덕군 장사면으로 들어서면 장사해수욕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곧바로 백사장으로 내려간다. 

백사장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부흥마을의 주황색 지붕이 이국적인 멋을 풍긴다. 800m 길이 백사장의 남쪽 끝에 큼지막한 배가 있다. 해안에 정박한 모양의 배는 실물이 아니라 실물 크기 모형이다. 바로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이다. 

장사상륙작전은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과 동시에 벌어져 적은 병력으로 대규모 북한군을 동해안에 붙잡아 두는 역할을 했다. 당시 학도병을 주축으로 한 병력 772명이 상륙함인 문산호를 타고 태풍으로 인한 풍랑을 무릅쓰고 상륙해 7번 국도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만큼 희생도 컸다. 출처에 따라 숫자가 조금씩 차이 나는데 기념관 입구의 전승기념공원에 있는 기념탑의 명판에는 130여 명이 전사하고 3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이 명판에는 상륙작전이 1950년 9월 14일에 강행됐다고 기록됐는데 실제로는 14일 부산에서 출발해 인천과 같은 15일 새벽에 상륙이 시작됐다고 한다.

상륙작전 성공 후 태풍에 좌초한 문산호는 1997년 바닷속에서 다시 발견됐다. 

장사상륙작전은 부산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광복 후 사 온 미군 상륙함을 수송선으로 사용하다가 6·25 발발 후 징발해 다시 상륙함으로 썼는데 출발지가 부산항이었다. 또 당시 선장과 선원 12명이 모두 전사했는데 이들을 기리는 ‘LST 문산호 전사자 기념비’가 영도구 순직 선원 위령비 아래에 있다. 

‘장사상륙작전’이 영화로도 선보인다. 2016년 개봉했던 ‘인천상륙작전’을 만든 영화사가 이번에도 ‘장사리 9·15’(가제)를 다음 달부터 촬영한다고 한다. 여름을 보낸 장사해수욕장은 한적한 바닷가이지만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는 걸 알고 찾는다면 한층 의미 있을 듯하다.

장사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면 곧 대게의 동의어 취급을 받는 강구항이다. 강구로 올라가는 길은 동해의 수평선을 내내 눈에 담고 간다. 시야에 들어오는 바닷가 건물은 모두 펜션이나 모텔 아니면 대게 식당이다. 강구항까지 올라가는 도중에 잠깐 길을 벗어나 강구면 삼사리 해상 산책로와 삼사해상공원을 들렀다 간다. 

남호해수욕장 입구를 지나 1㎞ 정도 더 가면 삼사리·해상 산책로 표지판 뒤로 바다를 향해 뻗어 나간 산책로가 눈에 들어온다. 좁은 해안로를 벗어나 해상 산책로에 오르면 수평선까지 펼쳐진 동해가 눈앞으로 다가온다. 2011년 길이 233m의 삼사 해상산책로는 부채 모양으로 입구로 들어가 손잡이 부분을 지나면 좌우로 한 바퀴 돌아올 수 있게 돼 있다. 해수면에서 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아 바람이 거세 파도가 높게 치는 날은 산책로 중간의 바위에 부딪힌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을 실감 나게 볼 수 있다.

해상 산책로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언덕이 삼사해상공원이다. 실향민 망향탑을 지나면 넓은 광장 주변에 숙박시설과 식당이 자리 잡고 있고 바다 쪽 가장 높은 곳의 경북대종각에서는 영덕읍 방향으로 조망할 수 있다. 바로 밑에 있는 영덕 어촌민속전시관도 짬을 내 들러볼 만하다. 다만 대게잡이 등 영덕의 어촌 생활을 실물보다는 다양한 조형물로 보여주고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강구항으로 가면 바닷가 드넓은 해파랑공원에서 영덕 상징 조형물과 대게 조형물을 본 뒤 붉은색 사랑의 등대로 발길을 옮긴다. 강구항 대게식당이나 어시장은 덤이다. 강구항에서 7번 국도를 벗어나 해안을 따라 20번 국도를 타고 가면 해맞이공원과 창포말등대를 볼 수 있다. 

영덕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영덕에서 대게의 명성에 근접한 블루로드 도보 길을 걸으며 영덕 해안의 비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걷는 770㎞ 해파랑길은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다. 이 가운데 영덕은 19~22구간의 총 63.7㎞ 4개 구간이 지난다. 해파랑길의 영덕 구간에 영덕군이 블루로드란 이름을 붙였다. 이번에 찾은 장사에서 강구까지는 해파랑길 19구간이자 블루로드 D코스가 지난다. 

포항에서 영덕으로 넘어오자마자 나오는 남정 대게누리공원이 영덕 블루로드의 시작 지점이다. 이곳에서 강구터미널까지 14.1㎞ 구간의 D코스는 쪽빛 파도의 길로 불린다. 7번 국도를 따라 걷는 구간이 많지만 지나가다 물보라를 맞을 정도로 동해를 가까이에서 만난다.

[국제신문 글·사진=이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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