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천
어른 팔뚝만한 잉어 수 백 마리가 백제교까지 올라온다. 잉어들은 전주천과 삼천천이 합류하는 금학보에서 올라왔다. 이 일대는 수량이 풍부하고 갈대와 달뿌리풀이 군락을 이룬 하중도가 발달하여 잉어를 비롯한 물고기들은 물론 넓적부리, 고방오리, 왜가리, 백로 등 많은 철새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최근에는 수달의 출현이 확인되었다. 물 흐름이 정체 되다보니 상류보다 수질은 나쁘지만 먹잇감이 풍부하기 때문에 상류에 사는 수달이 이곳까지 내려온 것이다.
금학보의 잉어들은 이른 더위에 수온이 상승하자 산란을 하기 위해 예년보다 보름 남짓 빨리 길을 나섰다. 산소가 풍부하고 물이 맑으며, 햇빛이 들어올 수 있는 물이 얕은 곳의 수초를 찾아 백제교 인근까지 올라왔다. 잉어들이 산란을 하러 상류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덕진보가 철거된 2008년부터다. 3년째가 되는 올해는 뉴스가 될 정도로 많은 잉어들이 올라왔다.
잉어 떼의 출현은 하천으로 흘러드는 하수를 차단하고, 호안의 콘크리트 제거와 갯버들 식재, 징검다리를 놓아 여울을 조성한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의 성과다. 쉬리, 원앙, 수달과 함께 덕진보 철거에 보답하는 전주천의 선물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대부분 덕진보 위쪽 구간에 한정되었다. 산책로를 비롯한 친수시설은 금학보까지 이어졌으나 도심을 통과한 하천의 수질과 생태복원은 쉽지 않았다.
덕진보가 헐리기 전까지만 해도 이 일대는 해마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악취가 나던 곳이다. 원인은 200m 정도 위쪽에서 전주천으로 흘러드는 건산천과 보 아래쪽에 퇴적된 오니층(유기물). 오래전에 복개된 건산천의 수질이 너무 나쁜데다가, 여름철 수온 상승으로 보 아래에 퇴적된 유기물이 부영양화 되면서 플랑크톤이 크게 늘어나 물속의 산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몇 년에 한 번씩 많은 예산을 들여 덕진보의 퇴적토를 준설해 왔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하천의 경사가 심하다보니 금방 퇴적토가 쌓이게 되어 물고기 떼죽음과 악취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철거를 하고 싶어도 인근의 농지에 물을 대고 있어서 불가능했다.
그런데 인근 하가지구가 택지로 개발되면서 농업용 보를 유지해야할 이유가 사라지면서 보를 철거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다. 드디어 2007년 말 총 사업비 9억원을 들여 50년 동안 단절된 물길이 이어졌다. 복원 초기 호안석이 너무 크고 많아서 하천식생이 형성되지 않았고, 하천 바닥을 너무 긁어내 물고기와 수서곤충의 산란처와 서식지가 사라져 황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름철 큰물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물길이 잡혔다. 자갈과 모래가 쌓이면서 하중도가 형성되고, 하폭이 좁아진 곳에 물살이 부서지면서 빠르게 흐르는 여울이 만들어졌다. 달뿌리풀과 수초들도 하중도와 물가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꼬마물떼새도 둥지를 틀었다. 시민들이 물가에 심은 갯버들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여울을 좋아하는 물고기와 물이 깊고 정체된 곳을 좋아하는 물고기들의 왕래가 가능하면서 하천생태계도 더 안정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일대가 자연성을 다 회복한 것은 아니다. 우선 잉어가 알을 붙일 수 있는 수초나 갯버들이 부족하다. 10년 전에 공사를 마친 구간에 비해 돌로 쌓은 호안 주변의 물가나 하중도의 식생이 아직은 황량하다. 하천 생물의 산란처나 서식처 역할도 하고 수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하천천 식생의 형성이 자연성 회복의 관건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하천생태계의 무법자 베스의 이동이다. 덕진보가 헐리면서 잉어가 올라오는 것보다 더 빠르게 베스가 상류로 서식지를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삼천에 검토 중인 하천 둔치 내 도로(언더패스)다. 하천생태계의 다양성과 얼마 남지 않은 자연스런 경관을 유지하기 위해서 풀어야할 숙제다.
시민들은 산란을 하기 위해 돌에 부딪히고 바닥에 긁히면서도 힘차게 물을 거슬러 오르는 잉어 떼의 모습에서 생명의 경외감을 느꼈다고 한다. 잉어 떼를 보며 걷는 전주천변 길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덕진보 철거와 잉어 떼의 회귀를 보며 4대강은 어찌 되는 것이냐고 묻는다. 4대강 정비 사업의 핵심은 강바닥과 반짝이는 여울, 강가의 갯버들과 하중도의 달뿌리풀 군락을 들어내 골재를 생산하고, 댐이나 마찬가지인 큰 보를 만들어 물을 채우는 것이다.
덕진보 철거가 말해주듯이 보는 유기물을 쌓이게 해서 물이 썩게 하고, 강을 오가는 물고기의 씨를 말릴 것이며, 하중도와 수변의 수초를 사라지게 만들어 철새들의 서식처를 없앨 것이다.
4대강 공사 현장에 밤새 불이 환하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제발 저린 도둑처럼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4대강 어딘가 상류로 길을 잡지 못한 잉어 떼가, 산란 장소가 사라져버린 잉어 떼가 온 몸이 상처투성이로 울고 있을지 모른다.
/ 원불교신문 [1521호] 2010년 05월 14일 이정현 전북환경연합정책기획국장
전주시 진북동 일대 전주천을 장식하고 있는 억새 물결
억새밭은 전주시가 2002년 전주천 일대 7km 구간에 조성한 것으로, 시민들의 산책길로 사랑을 받고 있다. 시민 김영석(34.전주시 효자동)씨는 “무더운 날씨지만 소금을 뿌린 듯이 흐드러지게 핀 억새 사이를 걷고 있으면 어느새 가을정취가 물씬 느껴진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2007.8 김동철기자
완산구 고사동 454-1 / 삼백집(욕쟁이할머니집) 063-284-2227, 284-1017
전주관광호텔에서 명보극장방향 좌측 / 전주향토음식 지정음식점 / 전주콩나물국밥
욕쟁이 할머니는 가시고 조카가 이어받아 모주와 콩나물국밥을 낸다. 모주란 막걸리에 대추·계피·흑설탕을 넣고 달인 술이다. 따뜻하게 먹는데 속풀이에는 이만한 게 없다. 콩나물국밥은 욕쟁이 할머니 계실 때처럼 임실 쥐눈이콩으로 콩나물을 재배하고 맛내기 김치는 꼬박 2년을 묵히며 곰소에서 새우젓 구해온다. 바뀐 것은 할머니의 욕을 들을 수 없다는 것과 하루에 콩나물국밥을 300그릇 이상 판다는 것이다. 콩나물국밥 4000원, 모주 1잔 1500원.
삼백집은 욕쟁이할머니가 개발하여 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전주콩나물국밥집으로 전주의 명물이며 박정희대통령과의 일화가 있다.
1970년대 전주에 지방시찰차 머문 저녘에 술을 한잔한 박대통령, 다음날 수행원이 욕쟁이 할머니 식당에 가서 국밥을 배달해 달라고 했더니 "와서 처먹든지 말든지 해!"라며 소리를 질렀다. 할 수 없이 되돌아온 수행원은 그 사실을 박대통령에게 알리니 껄껄 웃고는 국밥집을 직접 찾았다.
선그라스를 끼고 국밥집을 찾은 대통령을 보고는 대통령이라 생각지 못한 할머니는 평소대로 욕지거리를 퍼부었는데 "이 놈 봐라. 니놈은 어쩌믄 박정희를 그리도 닮았냐. 누가 보면 영락없이 박정희로 알것다. 이놈아. 그런 의미에서 이 계란하나 더 처먹어라" 했다고 한다.
거짓말같은 실화는 지금껏 전주에서 회자되고 있으며 두사람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훈훈한 일화는 각박한 세상을 녹이는데 후에 전주근처인 익산처녀를 며느리로 맞이하게 될줄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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