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리92 민속자료122호 산수정 (山水亭)
산수정(山水亭)은 조선 선조, 광해년간에 관직을 수행한 호봉(1568∼1624) 이돈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마애에 돌아와 학문에 정심하고 후진을 가르치기 위해 지은 정자이다. 그의 본관은 진성이며 훈련참군 흥양의 현손이고 원회의 아들로 마애출신이다. 선조 3년(1601)에 문과에 급제하고 사헌부지평, 예조정랑을 지냈으나 영해부사로 좌천되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와 1610년경 산수정을 지은 것으로 전해 오고있다. 오랜 세월이 흘러 건물이 퇴락하여 동야 김양근(1734∼1799)선생이 쓴 상량문이 남아 있어 당시에 중건을 하였음을 알 수 있고, 최근에도 보수를 한 흔적이 남아 있다.
안동시에서 약 25㎞ 떨어진 풍산읍 마애리에 위치한 산수정은 마애마을 앞을 흐르는 낙동강변 강둑의 울창한 송림과 강건너 적벽삼봉(赤壁三峰)을 마주한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나즈막한 평지에 정남향에서 서측으로 조금 틀어 강과 송림(松林)이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으며, 건물의 사방으로 토담을 돌리고 건물 전면의 토담 중앙부에는 사주문을 설치하였고 건물의 배면으로 토담 중앙부에 역시 후문을 내어 놓았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 정면은 낮은 기단위에 자연석 덤벙주초를 놓고 두리기둥을 세우고 두리기둥 사이를 난간으로 처리하여 정자 건축의 멋을 돋우고 있다.
평면구성은 가운데 어칸의 대청을 전면의 3칸 툇마루와 이어서 우물마루를 깔았고, 전면의 툇마루는 측칸을 한칸으로 넓히고 툇마루 좌우측면으로 판벽과 두짝 밖여닫이 골판문을 설치하여 배면의 두짝 골판문과 함께 풍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양협칸은 온돌방 앞에 한칸 툇마루를 놓았으며 툇마루 전면 3칸에는 모두 난간을 설치하였다. 온돌방과 툇마루 사이에는 띠살창 밖여닫이 문을 달았고, 방과 어칸의 대청마루 사이에는 격자살 쌍분합 들장지 문을 달아 대청과 방 사이에 개방감을 배려하였으며, 좌우 온돌방 측면의 중인방 위에는 바라지창을 내어 환기와 광창을 겸하게 하였다. 온돌방의 천장은 고미반자 마감을 하였고, 대청상부 가구는 5량가에 굽이 높은 판대공을 세워 종도리와 장혀를 받고 있는 연등천장으로 꾸몄다.
안동 '반가된장'
풍산하면 질 좋은 쌀이 유명하고 최근에는 김치가 유명해졌지만,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진 게 또 있다. 바로 한지와 된장이다. 풍산은 산에서 나는 닥나무를 이용하여 한지를 만들고, 풍천은 들에서 나는 질 좋은 콩을 이용하여 장(醬)을 만들고 있다.
된장마을이라고 해서 동네 전체가 된장을 만드는 곳은 아니고 최근에 시설을 갖춘 일종의 농원 겸 공장이다. 이곳에서 600년의 비밀을 간직한 안동 반가(班家)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곳 출신인 류탁씨가 20여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해가고 있다. 어머니 정연희 여사와 함께 600년 이어 온 양반가의 된장 비법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100톤 정도의 콩을 저장할 수 있는 황토 저장실, 100㎏의 콩을 삶을 수 있는 10기의 대형 가마솥, 메주를 매달아 말리는 대형 유리 건조실, 메주를 숙성시켜 된장, 간장, 고추장을 만드는 3000여개의 대형 항아리가 공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황토, 가마솥, 항아리와 같은 전통적인 기법과 처리, 보존, 숙성이라는 현대화된 과학을 접목시켜 가장 맛있는 장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된장에서 우리는 짭짜름하면서도 부드러운 발효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음식까지 제공하지를 않아 된장찌개, 간장을 이용한 반찬, 고추장의 참맛을 알 수는 없었지만 혀에 남는 개운한 느낌을 통해 전통의 맛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회 된장마을'은 <동아일보>에 <식객(食客)>을 연재하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 제86화 '말날'의 취재 장소로 골랐던 곳이기도 하다. 그 만화에 보면 류진 사장과 어머니 정연희 여사가 등장한다.
안동 한지 공예전시관
안교 3거리 조금 못 미쳐 왼쪽에 보면 '안동 한지 공예전시관'이 보인다. 멀리서 보면 공장 건물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전시관, 공예관이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면서 생산과 거래를 하는 공장과 판매 공간이다. 길에서 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먼저 한지 공예관 겸 생활관이 나온다. 이맹자 여사가 관장으로 있는 한지 공예관에는 한지를 이용해 만든 생활용품이 가득 전시되어 있다. 부채, 접시, 차받침, 함과 통, 상, 서랍장과 경대 등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지로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고 튼튼하며 실용적인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건지 정말 감탄스럽다. 더욱이 한쪽에서는 지금도 한지를 이용해 공예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예관이자 생활관이다.
채색한지로 만든 작품들/오마이뉴스
이곳을 지나 더 들어가면 한지 생산 공장을 만나게 된다. 껍질을 벗겨 부드럽게 가공한 닥을 약품 처리하여 하얗게 만든다. 다음 공정이 이것을 짓이겨 죽처럼 만들고 죽이 된 재료를 풀(접착제) 기운이 있는 용액과 섞어 아주 묽은 상태로 만든다.
묽은 죽 용액을 체에 흘러가게 하고 체에는 얇은 막이 형성되고 이것을 떼어 내 얇은 한지 한 장을 만들고, 이것을 켜켜히 쌓아 나간다. 풀기운이 있는 용액 속에 낱낱의 장들이 붙지 않도록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달라붙지 않는다.
닥용액 흘리는 기계와 건조과정/오마이뉴스 이상기
한지를 염색하는 곳에서는 빨간색, 연두색, 파란색 등 원색은 물론이고 점, 선, 무늬가 있는 다양한 색상의 한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다른 곳에서는 한지를 두껍게 붙이면서 자연스러운 요철(올록볼록)을 만들고 있는데 이것은 일본으로 수출되어 벽지로 사용된다고 한다.
전시 판매관인 풍산 지예관(紙藝館)에서는 한지로 만든 탈, 연, 벽지류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 한석봉의 천자문을 두 장으로 인쇄한 한지가 먼저 내 눈에 들어온다. 훈민정음을 인쇄한 한지도 보인다.
자료 - 오마이뉴스 이상기기자 / 여성동아2007 한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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