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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남도

아산 인주-39번국도-공세리 월선리 피나클랜드

by 구석구석 2010.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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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주면은 아산만 깊숙히 자리하고 좌측으로는 삽교천방조제와 우측으로는 평택호의 아산만 방조제를 끼고 있다.

 

공세리성당과 공세곶 041-533-8181

 

삽교천 방조제와 아산만 방조제가 만나는 귀퉁이의 이름 모를 야산에는 성당이 하나 있다. 주변 풍경을 압도하는 거대한 일반교회 건물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SBS TV <모래시계>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붉은 벽돌과 먹빛 벽돌이 대조를 이루는 아름다운 성당이다.

 

공세리라는 명칭은 나라에 공물(貢物)로 바치는 세금을 뜻하는 공세(貢稅)에서 나왔다. 이곳은 조선시대 충청과 전라 그리고 경상도에서 모인 세곡을 잠시 보관했다가 한양으로 이송하던 창고터가 있던 자리다. 고려말 조선 초부터 해운과 수운을 이용하여 세곡이 서울로 이송되었는데, 이곳 공세곶(貢稅串) 창은 1478년(성종 9) 설치되어 주로 충남 지역의 세곡을 바닷길을 통해 서울로 운반하였다.

 

 

 

공세곶 창임을 알리는 해운판관 비석군과 성벽/이상기

 

공세곶 창에는 해운판관이 파견되어 행정 업무를 처리했으며, 세곡 운반을 위해 15척 조운선을 운영하였다. 처음에는 세곡을 언덕에 야적하다가 1523년 80칸짜리 창고를 지었으며, 이름도 공세곶 창에서 공진창으로 바꾸고 조선 숙종 때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조선 후기에 이르어 세곡을 화폐로 대신하면서 창고 역할이 축소되었고 조선시대 말까지 충남 북부 지역 창고로 근근이 명맥을 이어갔다. 공세리 성당은 공세리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멀리서도 그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온다.

 

현재의 공세리 성당은 1922년 10월8일 에밀리오 드비즈 신부(1871-1933)에 의해 봉헌된 이래 충청남도 북부 지역에서 신앙의 못자리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공세리 지역 신앙의 뿌리는 이보다 훨씬 더 깊어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내포지역 사도인 이존창(루도비코: 1752-1801)의 영향으로 이곳 공세곶에도 천주교 교리가 전파되어 1800년대 초에 다수의 신자들이 생겨났다.

 

 

 

공세리성당/이상기

 

1866년(병인)에는 천주교의 지나친 확장을 우려한 조정에서 천주교 신자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병인박해다. 이때 공세곶 출신의 박의서, 박원서, 박익서 3형제를 포함한 28명의 순교자가 죽음으로 신앙을 지켜 이곳이 성지가 되었다.

 

 

 한옥 성당자리로 사제관이 들어섰고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이상기

 

그러나 이후 한 세대동안 신앙의 맥이 끊겼다가 1895년 파리 외방전교회의 드비즈 신부가 이곳 공세리에 부임하면서 다시 포교가 시작됐다. 그는 먼저 현재의 공세리2구 마을회관 터에 성당을 지어 포교를 재개했고, 이후 옛 사제관 터에 한옥 성당을 지어 천주교 교리를 전파했다고 한다.

 

1922년에 이르러서 드비즈 신부는 공세곶 창고터를 매입하여 그곳에 서양식 성당을 지었으니, 그것이 현재의 공세리 성당이다. 현재 성당 건물은 문화재 가치가 인정되어 충남 지정문화재 144호로 보호를 받고 있다. 드비즈 신부의 포교를 기점으로 공세리 성당은 11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김대건 신부 순교 100주년 기념비와 에밀리오 드비즈(성일론) 신부 공덕비 / 이상기

 

계단을 올라 한 층을 더 올라가니 저 앞으로 마리아 상이 우리를 맞이한다. 지나가던 신자들이 가끔 그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나는 먼저 계단 옆에 있는 두 개의 비석에 주목한다. 하나는 김대건 신부 순교 100주년 기념비이고 다른 하나는 드비즈 신부 공덕비이다. 그런데 비문에는 '成에밀리오一論神父功德碑'라고 쓰여 있다. 드비즈 신부의 한국이름이 성일론(成一論)이기 때문이다.

 

성일론 신부는 천주교 복음을 전파하는 일 외에 교육사업과 의료 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인근에 조성보통학교를 설립하였을 뿐 아니라 이명래 고약을 만들어 조선 사람들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명래 고약의 이름은 원래 성일론 고약이었다. 나중에 이 고약을 만드는 방법이 이명래(요한)에게 전수되었고 이후 이명래 고약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사제관(박물관)과 현양탑/이상기

 

옛 사제관 밖으로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그 아래로는 경사가 심한 편이다. 그 아래로 들이 넓게 펼쳐져 있고 그 너머로 아산만이 보인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아산만 바닷물이 이곳 성당 바로 아래까지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배가 바로 이곳 공진창에 들어와 세곡을 경창(京倉)으로 운반해간 것이다. 그런데 일제시대 이곳에서 간척 사업을 했고 그 때문에 해안선이 4㎞ 정도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성당과 뒤로 아산만이 보인다/이상기

 

자료 - ⓒ 2008 OhmyNews 이상기

 

영인면 월선리 45-2  피나클랜드 041-534-2580 www.pinnacleland.net

오전 10~오후 9시 /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 오후 5시 이후에는 50% / 041-534-2580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도열해 있는 피나클랜드진입

수도권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데다 편안한 휴식과 산책을 즐기는 하루걸이 코스로 제격이어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침 휴가철이라 서해안으로 바캉스를 떠난다면 돌아오는 길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지난 2006년 문을 열게된 피나클랜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외도를 만든 최호숙씨의 딸과 사위라고 한다. 이들 부부는 10여년 전 아산에 내려와 공원을 가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약 10만㎡ 넓이의 피나클랜드는 박건상(48) 사장이 부인 이상민(43)씨의 도움으로 10년 동안 돌을 옮기고 흙을 다져 오늘의 모습을 만들었다.
 
피나클랜드는 입구부터 새로운 시설이란 것을 직감할 수 있다. 메타세콰이어가 길 양편으로 심어져 있는데 어린 나무들이라 짙은 그늘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만 지나면 의젓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무 아래에는 포도송이가 하얀 봉지를 뒤집어쓴 채 영글어 가고 있다.

 

매표소를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나선형의 하얀 건물이 눈에 띈다. 건축가 손학식씨가 설계한 건물로 전체 시설을 조망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커피숍이 있는 걸피라운지이다.
 
라운지에서 보면 커다란 잔디광장이 시야를 꽉 채운다. 약 6600㎡(약 2000평)에 이르는 잔디광장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그 사이로 작은 개울이 흐르고 기린·하마·물장난하는 아이 등 아기자기한 조각품들이 전시돼 아이들이 뛰어놀거나 기념 사진을 찍는데 좋다.
 
잔디광장을 지나면 작은 울타리 안에서 풀을 뜯는 산양을 만나고, 그 뒤 닭장에서는 모이를 쪼는 다양한 종류의 닭들이 마중한다. 좀 더 오르면 둥그렇게 지어진 화장실이다. 그런데 평범한 화장실이 아니다. 옥상에 작은 연못을 만들고 그 위에 나무 데크를 올려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데크 울타리에는 수천 개의 금속 풍경이 매달려 바람을 타고 싱그러운 소리를 울린다.
 
다시 조금은 가파른 길. 드디어 정상이다. 커다란 바위를 타고 폭포수가 흐르고, 그 아래에는 작은 연못과 나무 데크가 장식하고 있다. 바위 절벽은 1970년대 아산만 방조제를 만들기 위해 채석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주인은 모습을 그대로 살려 바위에 이끼를 입히고, 물을 끌어올려 폭포와 작은 수로를 만들었다. 그 옆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너른 평야와 그 너머 아산방조제·평택호·서해대교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 시작된 길로 돌아가는 순서. 오른편 길을 따라 내려가면 스테인리스로 만든 커다란 바람개비가 쉴 새 없이 방향을 바꿔 가며 돌아간다. 일본의 세계적 조형 미술가 스스무 신구의 작품으로 2005년 완공됐다. 이름은 "태양의 인사". 박 사장이 무려 3년 동안 이메일을 보내며 설득한 끝에 얻어낸 것이다. 8.6m 높이에 무게만도 3.6톤에 이르는 이 거대한 쇳덩이는 미세한 바람에도 움직이고 태풍이 불면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바람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항상 다른 모습을 연출하는데 하루에도 몇 번이고 날개와 빛의 반사 각도가 맞아떨어졌을 때 태양과 인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바람개비를 뒤로 한 채 마치 뱀이 기어가듯 구불구불 이어지는 수국길을 걷게 되면 산책은 모두 끝난다. 박 사장은 앞으로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펜션을 들여 묵어 갈 수 있는 산책 공간을 꿈꾸고 있다.

 

걸피라운지 레스토랑과 커피숍은 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갖췄다. 특급 호텔 주방장 출신 조리장이 내놓는 음식도 맛깔스럽다. 한식·양식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며, 가격은 6000~9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저녁에는 돼지바비큐(1만 5000원)도 가능하며, 10월까지 저녁식사 손님에게는 무료 입장 혜택을 준다. 일간스포츠 박상언
 

 ▲피나클랜드 동물농장 / 스포츠조선 김형우기자

잔디밭 곳곳에는 기린, 하마 등 동물과 개구장이들을 담아낸 귀여운 조각상이 서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코스는 작은 동물농장. 목책 너머의 산양에게 건초를 주느라 신바람이 절로 나는 곳이다. 그 위 치킨앤로즈 가든은 닭과 장미의 오묘한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은계, 금계 등 특이한 닭들을 모아 둔 곳으로 닭장 주변에 우거진 장미 넝쿨에 붉은 꽃이 탐스럽게 피어올랐다. 인근 토끼굴도 아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장어촌

아산의 삽교천과 아산만 등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는 풍천장어 다음으로 유명하다. 서해대교가 보이는 인주면과 도고면쪽에서 줄잡아 30여 곳의 장어구이집이 몰려 있는 ‘장어촌’이 있다. 인주면에서 가장 손꼽히는 맛집은 아산정(041-533-9955). 소금구이와 고추장구이를 내놓는데, 맛도 맛이지만 차분한 한옥의 분위기가 특별하다. 장어구이와 민물매운탕을 내놓는 도고면 부근의 예촌(041-544-8030)은 달큼한 간장양념의 장어구이도 좋지만, 새우매운탕은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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