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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드라이브 뚜벅이

고흥 남파랑길 66코스 미르마르길

by 구석구석 2023.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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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상 안고,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을 바라보다 / 고흥 남파랑길 66코스

언제 봐도 아름다운 산, 팔영산은 고흥을 상징하는 산이다. 여덟 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뤄진 독특한 산세가 팔영산을 명산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팔영산은 고흥사람들이 항상 의지하는 산이자 외부인들도 즐겨 찾는 산이다.

팔영산을 기준으로 지명도 정해졌다.

팔영산(八影山) 남쪽 지역의 영남면(影南面)이 그러하다. 남파랑길 66코스는 고흥군 영남면 땅을 걷는 길이다. 남파랑길 66코스 출발점인 고흥군 영남면 간천마을은 팔영산 줄기에서 뻗어나간 우각산과 우미산 사이 골짜기에 자리했다. 우각산(牛角山)은 소 뿔에 해당하고, 우미산(牛尾山)은 소의 꼬리에 해당한다. 우각산 아래 해변에 우두(牛頭)마을이 있는데, 이는 소 머리에 해당한다.

천마을 골목길로 들어서자 돌담길이 고즈넉하다. 팔작지붕을 한 한옥과 어울린 돌담에 담쟁이 넝쿨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길을 따라 걷고 있으니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놀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내 마음도 어린아이처럼 단순 소박해진다. 정겨운 골목길은 마을 뒤편 임도로 이어진다. 우미산 능선으로 연결되는 임도다.

임도는 산비탈을 지그재그로 돌고 돌면서 조금씩 고도를 높여간다.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종종 조금 전 출발했던 간천마을과 주변의 농경지가 평화롭게 다가온다.

임도는 우미산 능선 고갯마루에서 끝난다. 남파랑길은 우미산 정상 쪽이 아닌 북동쪽능선을 따라서간다. 하늘을 가린 울창한 숲길은 고요하고 상쾌하다.

우암전망대와 용암전전망대로 가는 길이 갈리는 중앙삼거리에 도착했다. 우암마을 우암전망대 방향, 용암전망대 용흥사 방향, 우미산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 길은 몇 년 전 우암마을-우암전망대-중앙사거리-용암전망대-우주발사대전망대로 이어지는 ‘우미산 천년의 오솔길’을 걸으면서 만난 적이 있다.

남파랑길은 이곳 중앙삼거리에서 200m 떨어진 우암전망대를 다녀오도록 돼 있다. 중앙삼거리에서 우암전망대 쪽으로 50m 정도 걷다가 발길을 멈춘다. 나무줄기가 아래쪽에서 용틀임하면서 원을 만든 후 위로 솟아오른 소나무의 독특한 수형이 이색적이다.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모양을 이룬 이 소나무는 ‘용솔’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나무줄기가 아래쪽에서 용틀임하면서 원을 만든 후 위로 솟아오른 소나무의 독특한 수형이 이색적이다.

우암전망대에 도착했지만 해무가 잔뜩 끼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몇 년 전 이곳에 왔을 때 보았던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을 기대했는데, 오늘은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당시 봤던 발 아래로 펼쳐지는 다도해는 한 폭의 빼어난 풍경화였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떠 있는 적금도, 낭도, 둔병도, 조발도는 물론 사도, 상화도, 하화도, 백야도, 개도 같은 섬들이 푸른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풍경이 그것이다.

중앙삼거리에서부터는 고도를 낮춰가며 해변으로 향한다. 고도가 낮은 용암전망대에서 혹시 조망이 터질까 기대했으나 여기도 마찬가지로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용암전망대에서는 여수 쪽 다도해는 물론 고흥우주발사전망대와 나로도까지도 조망이 된다.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자연과 교감한다. 새소리에 귀 기울이고, 야생화와 눈 맞춘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과 말없이 대화한다. 말없는 대화야말로 가장 진솔한 교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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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내재 근처 도로에 내려선 남파랑길은 고흥우주발사전망대로 곧바로 가지 않고, 몽돌해변으로 내려선다. 우미산 허리를 돌아가는 도로와 몽돌해변 사이에는 층층이 다랑논이 자리하고 있다. 다랑논에서 바라보니 산위에서 해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다도해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낭도와 사도, 상화도와 하화도를 비롯해 고흥반도와 화양반도 사이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아기자기하게 다가온다. 이런 섬들 뒤로 화양반도의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있다.

300m 길이의 몽돌해변 양쪽에는 기암절벽이 가파르게 서있다. 장구한 세월 동안 파도가 깎고 깎아 매끄러워진 몽돌들이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를 온몸으로 맞이한다. 저런 파도를 견디면서 지금의 깔끔하고 둥글둥글한 몽돌이 됐을 것이다.

몽돌로 이뤄진 해변이 예쁘다. 300m 길이의 몽돌해변 양쪽에는 기암절벽이 가파르게 서있다. 장구한 세월 동안 파도가 깎고 깎아 매끄러워진 몽돌들이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를 온몸으로 맞이한다. 저런 파도를 견디면서 지금의 깔끔하고 둥글둥글한 몽돌이 됐을 것이다. 기암절벽을 이룬 해변은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가진 ‘용바위’에서 절정을 이룬다. 몽돌해변 서쪽에는 거대한 ‘사자바위’가 육지를 바라보며 포효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큰일을 치르기 전에는 이 사자바위 앞에서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으며, 사자의 이빨을 만지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몽돌해변 서쪽에는 거대한 ‘사자바위’가 육지를 바라보며 포효하고 있다.

사자바위 앞쪽 절벽 위 해발고도 120m에 고흥우주발사전망대가 서 있다. 사자바위와 몽돌해변을 등 뒤에 두고 우주발사전망대로 오른다.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서니 완만한 오솔길이 맞이한다. 지하 1층, 지상 7층 둥근 탑 모양의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 올라섰다. 우주발사전망대는 나로도에 있는 ‘나로우주센터’와 해상으로 15㎞ 거리에 위치해 우주발사체의 발사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하 1층, 지상 7층 둥근 탑 모양의 고흥우주발사전망대.

나로우주센터는 우리나라가 자체기술로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에 쏘아 올리기 위해 건설된 한국최초의 우주발사체발사기지이다.

우주발사전망대에서는 ‘용바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오고, 다도해를 이룬 섬들이 푸른 바다와 함께 아름답게 펼쳐진다. 우주발사전망대에서 보는 나로도 쪽 풍경은 쉽게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발아래에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을 갖춘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고, 그 뒤로 해창만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해창만 뒤로 나로도가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면서 아름다운 풍경화를 완성시킨다.

우주발사전망대에서 보는 나로도 쪽 풍경은 쉽게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발아래에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을 갖춘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고, 그 뒤로 해창만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해창만 뒤로 나로도가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면서 아름다운 풍경화를 완성시킨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길 역시 가파른 계단길이다. 길이가 800m에 이르는 백사장은 양쪽에서 감싸주는 산줄기가 있어 포근하다. 해변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어 해돋이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파도가 높아 서핑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해수욕장 뒤편 산자락에는 우미산 산비탈을 일구어 만든 계단식 논이 자리하고 있다. 농로를 따라 걷다가 도로로 올라서 작은 고개를 넘으니 남열리 마을이 기다리고 있다. 남열마을은 우미산 남쪽 자락에 바다를 바라보며 자리 잡아 따스하고 시원하다. 남열리 마을 안길을 따라 해변으로 나가니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정도는 아니지만 조그마한 백사장이 해변을 이루고 있다.

백사장 옆에는 아담한 포구도 마련돼 있다. 반농반어생활을 하고 있는 이곳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무념무상에 빠진다. 파도소리가 음악소리처럼 들려온다.

/ 광주매일신문 2023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남파랑길 66코스는 우미산 능선을 넘어 고흥우주발사전망대가 있는 남열리 해변까지 가는 길이다. 다도해 풍경을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고, 몽돌해변과 백사장을 만날 수 있는 코스다.
※코스 : 간천버스정류장-우미산 임도-우암전망대-몽돌해변-고흥우주발사전망대-남열해돋이해수욕장-남열마을
※거리, 소요시간 : 11.2㎞, 4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간천버스정류장(고흥군 영남면 동방간천1길 10)

 

■ 미르마르길

다도해 푸른바다 즐기는 고흥 미르마루길

우주발사전망대~다랭이논~몽돌해변~사자바위 포토존~미르전망대∼영남 용바위 걸어서 1시간

높이 120m 절벽 승천한 용이 훑고 지나간듯한 흔적 신기

대웅전 너머 우뚝 솟은 팔영산... 능가사엔 만추의 낭만 가득

영남 용바위

맑고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드넓은 반석과 주위를 에워싼 기암괴석들. 서로 다른 빛깔로 켜켜이 쌓인 암반의 나이테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은 차가운 바다를 만나 버블이 꺼지면서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거대한 수직의 용바위. 마치 용이 바다에서 나와 절벽을 훑으며 하늘로 오른 듯, 아주 선명한 자국을 남겨 놓았다. 자연이 빚은 위대한 조각작품, 고흥 영남 용바위 앞에 서자 전설이 사실로 다가온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홍도, 흑산도, 완도 등 섬 1596개 놓인 바다는 마치 솜씨 좋은 작가가 빚은 작품처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런 바다와 섬들을 즐기며 늦가을을 만끽하기 좋은 곳이 전남 고흥군 미르마루길이다. 우주발사전망대~다랭이논~몽돌해변~사자바위 포토존~미르전망대∼용바위로 이어지는 길은 3.37km로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리기에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미르마루길 끝에서 영남 용바위를 만난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바다와 접한 높이 약 120m의 바위산 절벽 가운데 거대한 용이 훑고 지나간 것처럼 약 5m 너비의 신비한 자국이 바다와 만나는 바닥에서 절벽 꼭대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색이 좌우 암반과 달라 확연하게 구분된다. 용의 몸통 격인 가운데는 용 비늘 처럼암반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또 양쪽 가장자리는 검은색 암벽에 여러 겹의 세로줄 무늬가 물 흐르듯 그려져 누가 봐도 용의 자국임을 확신하게 만들 정도다. 

사자바위 전망대

여러 전설이 담겼다. 어릴 때부터 활쏘기 솜씨가 뛰어난 류시인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용추에서 두 마리 용이 승천하려고 싸울 때 한 마리의 용을 활로 쏘아 죽이지 않으면 마을에 큰 불운이 닥친다고 전한다. 류시인은 꿈이 하도 기이해 활을 들고 용추에 가보니 실제 청룡과 흑룡이 서로 먼저 승천해 여의주를 차지하려고 물고 뜯으며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류시인은 마을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으로 활을 쏴 흑룡을 명중했다.

류시인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긴 청룡은 용바위를 발받침 삼아 승천했기에 지금도 그때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단다. 전설은 미르마루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사자바위로 이어진다. 흑룡은 화를 참지 못하고 류시인을 공격해 죽였고 승천한 청룡은 류시인의 용맹에 감동해 몽돌해변 앞에 수호바위를 만들었다. 실제로 보면 포효하는 사자의 옆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여러 전설이 담겼다. 어릴 때부터 활쏘기 솜씨가 뛰어난 류시인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용추에서 두 마리 용이 승천하려고 싸울 때 한 마리의 용을 활로 쏘아 죽이지 않으면 마을에 큰 불운이 닥친다고 전한다.

류시인은 꿈이 하도 기이해 활을 들고 용추에 가보니 실제 청룡과 흑룡이 서로 먼저 승천해 여의주를 차지하려고 물고 뜯으며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류시인은 마을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으로 활을 쏴 흑룡을 명중했다. 류시인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긴 청룡은 용바위를 발받침 삼아 승천했기에 지금도 그때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단다.

전설은 미르마루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사자바위로 이어진다. 흑룡은 화를 참지 못하고 류시인을 공격해 죽였고 승천한 청룡은 류시인의 용맹에 감동해 몽돌해변 앞에 수호바위를 만들었다. 실제로 보면 포효하는 사자의 옆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용바위를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절벽에 커다란 동굴이 보이는데 승천하지 못한 흑룡이 사는 용굴이란다. 비 오는 날이면 분노로 가득한 흑룡의 울음소리가 기괴하게 울려 퍼지는데 사실 너울성 파도가 용굴에 부딪히면서 내는 소리. 마을사람들은 울음소리가 들리면 얼마 뒤 태풍과 해일 등 큰 재난이 닥칠 것으로 여겨 대비했다.

용바위로 가는 길 입구에서 영락없이 용 머리를 닮은 용두암도 만난다.  마을 사람들이 승천한 용의 머리를 보고 싶다는 소원을 빌자 하늘이 용두암을 내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 

여러 전설이 있지만 탁 트인 바다 풍경 때문에 가슴이 답답할 때 찾기 좋다. 넓은 바위에 앉으니 바람이 분다.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의 파도를 따라서. 늦가을 눈부신 햇살은 실눈을 만들고 머리카락을 스치는 바람은 사랑하는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럽다. 물고기를 낚는 것인지 세월을 낚는 것인지, 드넓은 반석에 앉은 강태공은 한가로이 팔베개를 하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엄마 손을 잡고 소풍 나온 어린아이는 입안에 아직 김밥이 남았는데도 볼이 터져라 한 개 더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늦가을 풍경들. 미르전망대에 오르면 다도해가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사자바위 뒤쪽 몽돌해변도 달그락거리는 몽돌의 노랫소리가 정겹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의 야외 분청공원에서 서로 얽혀 싸우는 두 용과 활시위를 당기는 류시인의 청동조각을 만난다. 강상훈 작가의 작품. 국내 최대 규모의 분청사기 가마터인 운대리 가마터에 자리 잡은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고흥의 모든 역사문화자원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분청사기와 운대리 가마터에서 출토된 유물도 만난다.

팔영산 능가사

팔영산 능가사로 들어서자 연못 주위로 단풍이 곱게 들어 만추의 낭만을 더한다. 바위에 적힌 ‘즉심시불(卽心是佛)’이란 문구가 심오한 깨달음을 전한다. 인간은 본래부터 마음에 부처의 성품을 지니고 있기에 평소 인간의 마음 그 자체가 부처라는 뜻. 대웅전 뒤로는 고흥의 랜드마크 팔영산이 웅장하게 솟아 올라있다. 중국 위왕이 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에 감탄해 찾아와 제를 올리고 그 이름을 ‘팔영산’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고흥군 점암면과 영남면에 걸친 팔영산은 8개 봉우리와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팔영산 정상에 오르면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유서 깊은 능가사의 대웅전과 동종(범종)은 보물이며 사적비와 목조사천왕상, 추계당과 사영당 부도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특히 능가사 범종은 1698년(숙종 24)에 주조된 것으로 이 종을 치면 인근 점암면 일대에 울려 퍼질 정도였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탐을 내 헌병대까지 끌고 가 종을 쳐봤으나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팔영산 편백치유의숲으로 들어서자 파란 하늘 아래 한들거리는 분홍색과 하얀색 코스모스가 여행자를 반긴다. 올해는 코스모스를 제대로 즐길 틈이 없었는데 가을이 천천히 지나가는 남도를 여행하는 덕분에 예쁜 풍경을 덤으로 얻어간다.

팔영산 편백치유의숲은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숲 국립공원으로 488ha에 이른다. 편백은 다른 나무보다 피톤치드 성분을 대량으로 내뿜어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데 30~40년생 아름드리 편백 숲을 따라 산책로 10km가량 이어진다.

숲으로 들어서자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간 편백들이 빽빽해 햇살이 어렵게 비집고 들어온다. 나무침대에 다리를 쭉 뻗고 누워 눈을 감으니 들리는 것은 새소리와 바람이 연주하는 나뭇잎 부대끼는 소리뿐. 싱그러운 피톤치드는 마음에 고요한 힐링을 안긴다. 

자연이 선사하는 숲의 기운에 힘을 얻어 마복산을 오른다. 말이 엎드린 형상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마복산은 해발 약 540m 높이로 아담하다. 수많은 지릉마다 물개바위,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의 바위꽃이 활짝 피어 ‘소개골산(小皆骨山)’으로 불릴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 단풍이 물든 요즘 산행하기 좋다. 내산마을에서 출발해 마복사를 지나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올망졸망한 섬들과 해안선, 포구가 아름다운 다도해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흔들바위가 이곳의 매력 포인트. 경사진 절벽 끝 매달린 바위는 금세 굴러떨어질 듯 아찔하지만 아무리 밀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암반에 올라 두 팔을 하늘로 향해 쭉 뻗어 신선한 공기를 폐 안에 잔뜩 불어 넣으니 온몸이 늦가을 향기로 가득하다. 

/ 세계일보 고흥=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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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은 한류길과 한려길, 섬진강 꽃길, 남도 낭만길, 남도 순례길 등 각 구간별 특성을 따 이름을 정했다. 남파랑길은 우리나라 장거리 걷기여행길인 코리아둘레길의 남해안 노선으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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