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하늘에서의 위협에 대응할 방공체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군은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다연장로켓을 계속 발사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도 방공망을 가동해 전투기와 헬기 등을 격추하고 있지만, 미사일 공격 저지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패트리엇(PAC-3)이나 아이언돔과 같은 현대적 방공체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천궁과 천궁-Ⅱ, PAC-3 지대공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하지만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을 저지하려면 방공망을 촘촘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한국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한국형 아이언돔’인 장사정포요격체계를 개발하게 된 이유다.
◆“높은 곳에서 미사일 잡는다”
군은 앞서 지난달 24일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L-SA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표적 없이 프로그래밍된 궤도를 따라 발사체를 쏘는 비행테스트였지만, 일정한 목적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본격화된 2015년 개발에 착수한 L-SAM은 고도 50~60㎞에서 적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무기다. 한화와 LIG넥스원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 따르면, L-SAM은 개발과정에서 5회의 성능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시험발사가 공개된 시점은 성능시험 5회 중 3회가 끝났을 시점이었다. 올해 말에 3~4회 정도 표적요격시험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시험평가를 진행, 2024년 체계개발을 완료한다.
이와 관련해 LIG 넥스원은 지난해 6월 경북 김천에 L-SAM 체계조립/점검장을 준공했다. L-SAM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맡게 되는 이 시설은 유도무기 핵심 구성품 개발 및 체계조립, 점검 등을 진행한다. 개발완료 이후에는 품질관리를 맡을 예정이다.
L-SAM은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요격용 미사일을 별도로 만든다. 교전통제소와 다기능레이더, 발사대는 공유한다.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은 단분리 체계와 직격 비행체(Kill Vehicle), 궤도수정 및 자세 제어시스템(DACS) 등을 갖추고 있다. 천궁-Ⅱ보다 높은 고도에서 정확하게 탄도미사일을 파괴하려면,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맡는 1단 추진체로 직격 비행체를 밀어올려야 한다.
단분리 직후 요격 가능 고도로 올라서면 영상적외선 방식을 통해 적 미사일을 추적한다. 가까이 접근하면 궤도수정 및 자세 제어시스템이 추진체 점화와 소화를 반복하면서 직격 비행체의 궤도와 자세를 조정, 요격한다.
미국 SM-3도 이와 유사한 궤도수정 및 자세 제어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L-SAM이 더 우수해 작동시간이 SM-3보다 긴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요격용 미사일은 발사 직후 관성유도를 하다가 미사일에 탑재된 탐색기가 적기를 포착, 파괴한다.
이같은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에선 △중적외선 영상탐색기 △영상탐색기를 보호하는 덮개의 분리장치 △고온으로 상승하는 탐색기의 창 냉각 △궤도수정 및 자세 제어시스템 등의 핵심 기술도 갖췄다.
L-SAM은 천궁, PAC-3 교전통제소와 탄도미사일 요격작전 수행을 위한 탄도탄 작전통제소(KTMO-CELL), 중앙방공통제소(MCRC) 등과 데이터링크로 연동돼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군은 L-SAM보다 우수한 L-SAMⅡ 개발도 추진 중이다. L-SAMⅡ는 고도 60㎞ 이상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사드와 더불어 한반도 일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를 맡게 된다.
박재민 국방차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L-SAMⅡ는 사드와 유사한 성능이다. (요격 고도는) L-SAM보다 더 높다”며 “L-SAMⅡ는 정확하게 소요가 결정되지 않았으며,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L-SAMⅡ는 지난해 12월 미래도전국방기술에 선정되어 궤도수정 및 자세 제어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이다. 해당 기술은 L-SAM에도 적용되어 있지만,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L-SAMⅡ는 별도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핵심기술 개발 가능 여부나 수준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군에서 소요결정이 어렵다. 따라서 2020년대 후반 이후에야 개발과 실전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장사정포 저지할 요격무기도 개발
지난달 24일 충남 안흥시험장에서는 장사정포 요격체계 시험발사도 진행됐다.
북한은 전방에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를 배치해 수도권을 기습 공격할 능력을 갖췄다. 사거리를 늘리고 정밀유도가 가능한 300㎜ 방사포와 대구경방사포를 개발,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현재 주한미군과 우리 군이 배치한 PAC-3와 천궁, 사드 등은 장사정포보다 높은 고도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에 적합하다. 크기가 작은 발사체는 대응하기가 어렵고,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이지 않다. 한반도 방어의 가장 아래 단계에 공백이 생기는데, 이를 메우는 것이 장사정포 요격체계다.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하고 있다. 2조8949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을 하고, 2035년까지 10여 세트를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지는 않은 단계다.
지난달 24일 실시된 시험발사는 개발 리스크 감소 차원에서 진행되는 선행핵심연구의 일부다. 요격탄의 설계를 진행하면서 성능을 확인하는 차원이다. 추가 시험발사를 통해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2025년에 실제 표적을 대상으로 요격시험을 진행하게 된다.
발사대는 아이언돔처럼 경사형으로 제작된다. 대신 이스라엘 아이언돔보다 훨씬 많은 요격탄을 탑재한다. 팔레스타인 하마스보다 훨씬 많은 로켓탄을 동시에 쏠 수 있는 북한군의 능력을 감안한 것이다.
1개 포대에 배치할 요격탄 발사대도 아이언돔보다 두 배 많은 6대로 설정했다. 요격탄의 1발당 가격은 4억원 수준이다. 대량 사용이 가능하도록 작고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는 설계기술이 적용된다.
북한군 장사정포 포탄을 대포병레이더 등에서 탐지해 교전통제소에 정보를 전송하면, 통제소는 발사차량과 교전통제레이더를 통제하면서 장사정포 공격에 대응한다. 동시다발적으로 날아올 장사정포 포탄을 요격하기 위해 동시추적능력도 갖추게 된다.
문제는 배치 시기와 수량이다. 2030년대 중반에 실전배치가 이뤄진다면, 앞으로 10여년 동안은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할 수단이 없다.
배치 수량도 부족하다. 군은 처음에는 40세트를 요구했지만, 예산 문제로 크게 감소했다. 현재로서는 수도권 소재 국가중요시설과 주요군사시설 일부만 방어할 수 있다. 군 당국은 생산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소요와 배치 지역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면서 개발 기간 단축을 통해 방어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나 천무 다연장로켓 등과의 통합을 추진, 장사정포 요격과 반격이 동시에 이뤄지는 작전을 구상할 필요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L-SAM 표적 요격시험 첫 성공…한국형 3축 체계 구축 가시권
우리 군이 40∼60㎞ 고도로 날아오는 북한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요격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 구축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22일 군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이번달 L-SAM으로 실제 표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시험 발사에서는 대탄도탄유도탄(ABM)과 대항공기유도탄(AAM) 두 종류의 유도탄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L-SAM의 표적 요격시험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은 올해 2월 등 그간 표적 없이 미리 설정한 궤도를 따라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비행시험만 실시했다. 당시 발사된 L-SAM 요격미사일은 계획한 탄착점에 정확히 떨어졌다. 이후 약 9개월 만에 2단계에 해당하는 표적 요격시험까지 성공한 것이다.
L-SAM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로 꼽힌다. L-SAM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고도 40∼60㎞에서 비행할 때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고도 15∼40㎞ 탄도미사일은 천궁-2(M-SAM2)와 패트리엇(PAC-3) 지대공미사일이, 고도 40∼150㎞는 경북 성주에 있는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요격하는 방식이다.
군은 추가 시험 발사와 평가를 거쳐 2024년 말까지 L-SAM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2026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실전배치는 2027∼2028년쯤 이뤄질 전망인데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한 만큼 배치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한국형 사드 L-SAM 개발 완료… 우리 무기로 ‘거미줄 방공망’
고도 40~60㎞서 北미사일 요격
전투용 적합 판정, 내년부터 양산
군이 독자 개발 중이었던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엘샘)’가 최근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며 개발이 완료됐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24일 전했다. ‘한국형 사드(THAAD)’로 불리는 엘샘은 내년부터 양산 절차에 돌입해 수년 내 실전 배치될 전망이다. 요격 고도 40~60㎞인 엘샘이 실전 배치되면 현재 사드(40~150㎞)·패트리엇(15~40㎞)·천궁-2(15~30㎞)로 구축된 한미 연합 방공망이 더욱 촘촘해져 북한 핵 위협 대응 능력이 강화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군에서 운용하는 사드와 달리 엘샘은 우리 군이 독자 운용하게 된다. 현재까지 우리 군은 고도 40㎞ 이상의 탄도미사일 요격은 미군 사드에 의존해야 했는데, 엘샘 개발로 방어막이 한 겹 더 생긴 셈이다. 군은 이와 함께 고도 100~1000㎞에서 요격하는 SM-3 도입 방침도 밝혔고, 상공 60~150㎞에서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을 갖춘 ‘엘샘Ⅱ’도 2020년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기술 교류를 가속화하며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는 시점에 북한 미사일을 상층과 하층에서 다층적으로 요격하는 확률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독자 개발이 완료된 엘셈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연구·개발이 이뤄졌다. 한화·LIG넥스원 등 국내 업체들이 레이더·유도장치·구동장치 등을 개발했다. 2014년 사업 추진이 결정된 이후 10년 만에 개발이 완료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시험 발사가 수개월 연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4차례에 걸쳐 표적 요격 시험을 마쳤고, 지난 3월 비공개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에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게 됐다고 한다.
엘샘에 쓰이는 S-밴드 다기능 레이더는 사드에 쓰이는 X-밴드 레이더보다 탐지 거리는 다소 짧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탄도미사일과 함께 적 항공기 탐지·추적도 가능하다. 정사각형 형태를 하고 있는데 최대 150도 범위에서 회전이 가능한 형태로 광범위한 면적을 커버한다. 실전 배치 시 항공기 수백 대, 탄도탄 수십 기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엘샘은 레이더가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면 요격탄을 발사해 적 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요격탄은 1·2단 추진체와 직격 비행체(kill vehicle)로 구성돼 있다. 직격 비행체가 적 탄도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역할을 맡는다.
직격 비행체를 활용한 탄도미사일 요격 기술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우리가 세 번째로 확보했다고 군 정보 소식통은 전했다. 사드도 직격 비행체를 활용한다.
/ 출처 조선일보 2024.5.25 양지호기자
[단독] 한국형 사드 L-SAM 개발 완료… 우리 무기로 ‘거미줄 방공망’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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