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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북도

영동 조동리 도마령 각호산

by 구석구석 2022.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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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령의 가을

840m 높이의 도마령(刀馬岺)은 영동군 상촌면 고자리와 용화면 조동리를 잇는 국가지원지방도 49호선에 위치한 24굽이의 외딴 고갯길이다. 남으로 각호산, 민주지산, 북으로 삼봉산, 천마산 등을 배경으로, 한 폭의 산수화같은 운치를 연출한다. 칼을 든 장수가 말을 타고 넘었다 해서 이름 붙어졌으며 전국적으로도 알려진 명소로, 계절에 따른 변화와 함께 사시사철 자태를 뽐내는 곳이다.

자연의 아름다움 덕택에 전국 사진작가들의 단골 출사 코스이자 산촌문화 축제 등 문화행사가 지속 열리는 곳이지만, 전국적 인지도와 관광 위상과는 달리 방문객이 체류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충분하지 않았다. 기존 시설도 노후화 돼 안전성, 편의성의 문제가 발생하여 관광명소로서의 한계가 드러나 많은 이들의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는데 영동군에서 시설보완을 했다.

 

쌀개봉·배거리봉 등 여러 전설 얽혀 있는 산 '각호산'

각호산 이름은 이 산에 뿔 달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에서 생긴 이름이라 한다. 각호(角虎)가 ‘뿔 달린 호랑이’를 뜻한다. 이 이름 외에도 이 산은 쌀개봉과 배거리봉이라는 별명이 있다. 각호산의 머리를 이루는 바위봉우리(표석이 있음)와 건너의 농바위가 V자 모양을 이루고 있다. 이 V자 모양은 옛 디딜방아를 받치는 쌀개 모양이어서 쌀개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 ‘쌀개’라는 이름은 계룡산의 쌀개봉 등 전국 여러 곳에 있다.

상용정에는 눈이 없으나 오르면 눈꽃이다. 상용정에서 도마령 24굽이를 찍는다.

배거리봉이라는 이름은 아주 먼 옛날 엄청난 홍수로 들과 산이 물에 잠겼을 때 각호산 근처를 지나던 배들이 이 산 바위에 배를 걸었다 해서 붙여졌다 한다. 그러나 어떤 지도에는 주봉 동쪽의 1097m봉을 배거리봉으로 표기한 것도 있다. 

각호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물한계곡으로 따르지 말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첫 갈림길에서 오른쪽 산기슭으로 이어진 소로를 따라야 한다. 각호골을 따라 오르는 길은 넓고 호젓한 숲길이다. 숲속을 걷는 길은 경사만 달리할 뿐이지 각호산에 오를 때까지 한 결 같다. 등산로 입구 낮은 곳에는 꿀풀, 엉겅퀴, 뱀무, 뱀딸기, 지느러미엉겅퀴까지 피어 있다. 깊은 산골인 이곳에서 외래종인 지느러미엉겅퀴가 자라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산딸기는 지천으로 익어 갈 길 바쁜 취재진을 자꾸만 유혹한다. 잘 익은 산딸기 한 알이면 입 안 가득 침을 채우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밖에도 산행 들머리가 되는 도마령(刀馬嶺)은 옛날 한 장군이 칼을 비껴 차고 말을 타고 넘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또 도마령 동쪽 상촌면의 ‘고자리’ 마을은 옛날 높은 정자가 있었기 때문에 ‘고정(高亭)’이라는 이름이었는데 ‘고자리’로 변했다는 것이다.

각호산은 사시사철 산행하기에 좋은 산이다. 여름 더운 때도 각호산 산행은 좋다. 도마령에서 오르면 오르는 길이 짧아서 좋고, 하산길은 각호골의 긴 골짜기 개울을 따라 걷기 때문에 어디서든 맑은 개울물을 마실 수 있어 좋다. 온 산길이 짙은 숲속을 지나기 때문에 늘 그늘 속을 걷게 된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또한 하산 끝머리의 물한계곡은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아름다운 계곡이어서 산행을 마치고 시원한 계곡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물한계곡의 맨 위 마을의 이름도 찬 샘이라는 뜻의 한천(寒泉)이다. 게다가 각호산 바로 서쪽 비탈에 휴양림이 있어 가족 또는 벗과 함께 산속에서 묵을 수도 있다.

여름이 아니라도 각호산이 매우 좋은 점은 산 자체의 산세가 좋고 아름답다는 점이다. 특히 고스락은 바위봉우리 두 개가 우뚝 솟아 있다. 삼면이 깎아지른 벼랑을 이룬 그 위에 서면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은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조망이 시원하고 훌륭함은 말할 것도 없다.

또 각호산을 산돌이들이 즐겨 찾는 것은 각호산(1,178m)에 이어 1,100~1,200m대에 이르는 민주지산(1,242m) 석기봉(1,200m) 삼도봉(1,172m)이 연이어져 있기 때문에 입맛에 따라 산행을 늘이고 줄일 수 있다. [월간산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각호산에서 보이는 민주지산 

각호산을 오르는 길은 도마령과 물한리(한천) 두 갈래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길도 있지만 알아볼 만한 길이 아니다. 물한리에서 각호골로 오르는 길은 1097m봉(일명 배거리봉)을 거치는 길과 각호골 삼거리에서 민주지산과 각호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두 길이 있다. 산행은 도마령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숲속 계곡을 끼고 하산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도마령~(3분)~상룡정~(15분)~황병의 추모비~(40분)~주능선~(4분)~고스락~(10분)~농바위~(10분)~각호골 삼거리~(35분)~삼거리(민주지산쪽 갈림길)~(30분)~사방시설(개울 건넘)~(30분)~물한계곡~(4분)~주차장 <약 3시간 소요>

각호산에 가려면 각호산 동쪽에서는 상촌(영동군 상촌면), 서쪽에서는 용화(영동군 용화면)를 거점으로 해야 한다. 상촌은 4번 국도, 경부선 열차, 경부고속도로가 통하는 영동 또는 황간에서 빠져나와 황간에서 용화로 가는 49번 지방도를 이용하여 도마령이나 물한계곡 한천으로 갈 수 있다.

물한계곡 한천은 상촌을 지나자마자 49번 지방도에서 왼편으로 갈라져 나간다. 상촌에서 바로 김천 방면 운두령을 넘는 901번 지방도와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용화(면)는 호남이나 경남 부산 등지에서 올 때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안 방면의 30번 국도, 김천 방면의 30번 국도, 거창 방면의 37번 국도를 이용하여 덕유산 들머리인 설천에서 가까운 용화(면)를 지나 도마령으로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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