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육사의 내 고장 7월이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면 경상북도 의성의 가을은 사과가 영그는 계절이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의성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사과 산지 중 한 곳이다.
매년 9~10월 의성 곳곳의 사과 과수원에서는 빨간 자태를 드러낸 `홍로`(품종) 사과가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풍성하게 매달린 사과를 따서 한 입 베어물면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입에서도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아이들과 함께 찾은 의성길이라면 국내 유일의 사과와인 생산ㆍ수출업체인 한국애플리즈에서 사과와인 만들기를 체험하는 것도 추억이 될 수 있다.
한국애플리즈의 `사과와인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은 원래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을 겨냥해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1만7000여 명의 외지인이 다녀가는 등 이미 의성을 대표하는 관광코스로 자리잡았다. 사과와인 만들기 체험코스 비용은 1인당 1만2000원. 우선 사과 과수원에서 사과 한 개를 딸 수 있다. 그리고 준비된 병에 와인을 담고 코르크 마개를 닫은 뒤 과수원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라벨로 붙인 와인을 완성해 가져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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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운마을의 전통한옥 | ||
중간중간 인공적으로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는 사과와인을 시음하다 보면 포도가 원재료로 사용된 일반 와인과는 다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한임섭 한국애플리즈 대표는 "사과와인은 사과 속 당분을 숙성시킨 발효주"라며 "앞으로 사과와인 체험행사를 지역 농가에 확산시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의성은 사과 외에 마늘로도 유명하다. 사료에 마늘을 첨가해 키운 `의성마늘소`, 매년 5월에 열리는 전국 최대 규모 `마늘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밖에도 의성에는 소리 없이 외지인들을 유혹하는 숨겨진 볼거리가 많다. 특히 `고운사`와 `사촌마을`을 의성 토박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추천한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고운사의 최대 멋은 자연 그대로 모습을 간직한 데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난 천년 숲길을 지나 아담한 사찰에 발을 들여놓으면 자신도 모르게 사색에 빠진다. 등운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단순하면서도 시원스러운 구조는 불자가 아니더라도 부담 없이 방문해볼 만하다.
사찰 곳곳에는 창건자인 의상대사와 신라 최고 문장가 최치원의 체취가 남아 있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병 전방기지로 삼았을 만큼 불도와 학문의 본산으로 이름이 높다. 현재는 조계종 16교구의 본사다.
특히 올해부터는 템플스테이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다도, 참선, 묵언수행을 통해 신라 천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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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안향교 | ||
중국의 사진촌을 본떠 이름을 지은 사촌마을은 안동 김씨와 풍산 류씨의 집성촌이다. 송은 김광수와 서애 류성룡, 천사 김종덕 선생 등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예부터 딸 교육을 잘 해 명문가로 시집을 보내 `사촌 딸은 묻지도 말고 데려가라`는 말이 전해 내려올 정도다.
풍수지리를 곰곰이 따져 조성된 마을에는 역사와 전통이 숨쉬지 않는 곳이 없다. 그중에서도 600년 넘은 가로숲(천연기념물), 부석사 무량수전과 함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만취당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꼿꼿한 옛 선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문화관광 해설사의 자부심 가득한 설명에서도 마을의 유서 깊음이 잘 나타난다.
하지만 마을 한 곳 일제강점기에 베어진 고목터에서는 아픈 현대사의 단면도 엿보인다.
이 밖에도 금성산 자락의 `산운마을`, 경북 8승 중 하나인 `빙계계곡`, 국보 제77호인 `의성탑리 오층석탑`, 게르마늄 온천인 `탑산약수온천`도 의성을 찾은 손님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분명 화려하고 떠들썩한 관광지는 아니다. 하지만 넉넉한 인심, 고느적한 풍경에는 도시에서 찾아보기 힘든 `의로운 고장 의성(義城)`의 따뜻함과 여유가 있었다.
▷찾아가는 길
서울~경부고속도로~금호분기점~중앙고속도로~의성IC~의성
인천~영동고속도로(남원주IC)~중앙고속도로(남안동IC)~국도5호선(일직)~의성
▷문의 : 의성군청 새마을문화과(www.uiseong.go.kr) (054)830-6355
[여행가 소식]
◆ 괌정부 관광청은 괌의 아름다운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는 20㎞ 코스 마라톤 대회인 `제3회 코코 로드 레이스`를 10월 19일 개최한다. 괌의 국조이자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코코새(괌뜸부기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참가자에게는 문화행사인 괌 마이크로네시아 아일랜드 박람회(GMIF)와 바비큐 파티 무료 입장권을 준다.
◆ 하나투어인터내셔널은 경기관광공사와 1만원대 경기도권 가을축제 당일 테마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조선 왕실 도자기 체험코스와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곁들여진 광주 왕실 도자기 축제와 테르메덴 온천 코스(1만9000원) △남사당패 최초 여성 꼭두쇠이자 연예인으로 평가되는 `바우덕이`의 예술혼을 잇는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코스(1만5000원) △억새밭이 자아내는 가을 정취와 향긋한 허브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포천 명성산 억새트레킹과 허브 아일랜드 코스(1만5000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02)398-6523
◆ 한국관광공사는 10월 11일 수도권 지역 맞벌이 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놀토체험여행`을 실시한다. 초등학교 3~6학년 맞벌이 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테마별 80명씩 관광공사 홈페이지(www.visitkorea.or.kr)를 통해 선착순 온라인 모집한다. 비용은 테마에 따라 2만2000~3만원 선. (02)729-9468
[의성 = 방정환 기자 / 사진 = 의성군청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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