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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안보/해외 파병

아랍에미리트(UAE) 연합훈련 현지연합훈련단

by 구석구석 2025. 2. 4.

 육군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독자적인 기동전력 운용 능력을 검증하는 연합훈련을 펼친다. 육군8기동사단을 주축으로 하는 ‘UAE 연합훈련 TF(현지연합훈련단)’ 장병들은 3일 개최된 출정식에서 성공적인 훈련 의지를 불태웠다.

국방일보는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UAE 알하므라 훈련장에서 시행되는 연합훈련에 함께하며 우리 군의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과 장비 우수성을 생생히 전달할 계획이다. 국방일보 2025.2 글=박상원/사진=조종원 기자 

지난달 17일 UAE 연합훈련 TF 소속 K9A1 자주포가 해군 4900톤급 상륙함(LST-II) 천자봉함에 탑재되고 있다.

입춘(立春) 추위가 기승을 부린 3일 오전 11시. 경기 양주시 8기동사단에 한·UAE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장병과 가족·연인·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출정을 앞둔 장병들은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며 애틋한 시간을 보냈다. 

훈련 기간 서로를 볼 수 없는 만큼, 가족들은 손을 꼭 잡으며 “무사히 마치고 건강히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장병들도 “멋지게 임무를 완수하고 귀국하겠다”며 화답했다.

3일 경기 양주시 육군8기동사단 소연병장에서 ‘한·UAE 연합훈련’ 출정식이 열린 가운데 현지연합훈련단 장병들이 완벽한 임무 수행을 다짐하며 거수경례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오후 1시40분, 소연병장에서 출정식이 거행됐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장병들의 굳은 결의가 이곳을 가득 채웠다. 고창준(육군대장)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가 주관한 행사에는 출정 장병 가족 등 300여 명이 함께했다.

8기동사단에서 열린 한·UAE 연합훈련 출정식에서 현지연합훈련단 장병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고 직무대리는 격려사에서 “여러분은 대한민국 육군의 대표이자, 국가를 수호하는 전사”라며 “UAE군과 함께하는 훈련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전투 기량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현(중령) 현지연합훈련대장의 아들 이예준 군은 편지를 낭독했다. 이군은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군인”이라며 “군인 삼촌들도 훈련 잘 받고 조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두 아들과 인사하는 이주현(육군중령) 현지연합훈련대장.

이번 훈련에는 K2 전차, K9A1 자주포, K21 보병전투장갑차, K600 장애물개척전차 등 14대의 기동장비가 투입된다. 장비들은 해상 수송을 통해 UAE로 이동 중이다. 이날 선발대 인원 20명은 밤 비행기를 타고 UAE로 떠난다. 본대는 오는 8일 출국한다.

백경호(소위) K9 자주포 관측장교는 “사막 환경에서도 전투력을 완벽히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출정하는 황병환(상사) 보병전투장갑차장도 “K21의 해외 실전 훈련을 완벽히 수행해 강한 육군의 전력을 증명하겠다”고 역설했다.

박상직 육군상사가 아들에게 응원을 받는 모습.

안 단장은 “우수한 인원으로 구성된 우리 훈련단이 연합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시 각자의 부대로 돌아갔을 때, 자신의 부대에서 교육훈련 붐을 일으키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지연합훈련단 선발대가 부대를 떠나며 육군 기계화부대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사막이라는 낯선 환경과 연합작전 수행이라는 도전 앞에서 육군 장병들은 임무 완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뿜어냈다.

인터뷰 / 안순옥 현지연합훈련단장 

“국가마다 교리와 전투수행방식은 다릅니다. 연합훈련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죠. 이번 연합훈련은 우리가 전시에 작전을 수행하는 데 강력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안순옥 현지연합훈련단장

지난달 1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 안순옥(육군대령) 현지연합훈련단장이 해군 4900톤급 상륙함(LST-Ⅱ) 천자봉함에 K2 전차, K9A1 자주포, K21 보병전투장갑차, K600 장애물개척전차 등이 적재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악조건 속에서 우리 군의 뛰어난 기동성을 입증하고,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의 표현이었다.

“훈련 핵심 목표는 우리 군의 전투수행능력을 극대화하고, 사막이라는 낯선 환경에서도 기동력을 완벽히 유지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미국 국립훈련센터(NTC)에서 연합 소부대 훈련을 했지만, 당시에는 하차 보병 중심의 훈련이었습니다. 이번 훈련은 UAE의 광활한 훈련장에서 기동사단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입니다.”

K21 장갑차와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최초로 참여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K21 장갑차는 사막에서 원거리 표적 타격 능력을 검증하고, K600 장애물개척전차는 모래 지형에서의 기동성과 장애물 개척 능력을 시험하는 첫 사례가 될 것입니다. 훈련이 단순한 전술 연습이 아니라, 전투발전 소요를 식별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현지에서 가장 큰 변수는 사막이라는 환경 자체다. 우리 장병들은 산악과 평지 위주 훈련을 해왔기 때문이다.

“UAE 훈련장은 우리나라보다 사거리가 길고, 은·엄폐물이 없는 개활지입니다. 이곳에서는 전차와 포병의 최대 유효사거리를 테스트할 수 있고, 넓은 공간을 활용해 대규모 전투 대형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K2 전차와 K9A1 자주포가 사막 환경에서 어떻게 성능을 발휘할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현지연합훈련단은 훈련 첫 주 지형정찰을 시작으로 전술토의, 방어작전 야외기동훈련(FTX), 사격, 해병대 도시지역작전 등을 진행했다. 우리 군 전차·자주포·장갑차는 기동사격, 최대 유효사거리 사격, 최대 발사 속도 사격, 1문 동시탄착(TOT) 사격 등을 하며 사막에서도 거침없는 성능을 발휘했다.

‘2025년 UAE 연합훈련 TF(현지연합훈련단)’ 장병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하므라 종합훈련장에서 펼쳐진 연합공격작전 종료 후 UAE군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AE=조종원 기자

특히 K2 전차는 표적 자동획득 및 자동추적 기능을 갖춘 최신 사격통제장치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K2 전차가 최대 유효사거리(3㎞ 이상)를 넘어 4.5㎞ 떨어진 표적을 100% 명중시키자 참관하던 UAE 관계관들이 탄성을 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주 이뤄진 공격작전 FTX에서는 양국 군이 한 몸과 같은 연합작전 능력을 발휘했다. 우리 군 K9A1 자주포와 UAE군 120㎜ 자주박격포가 목표물을 타격하고, K2 전차와 UAE군 르클레르 전차가 사막 위를 고속 기동하며 적을 제압한 것.

K21 보병전투장갑차는 40㎜ 기관포를 활용한 강력한 화력과 뛰어난 방호력을 토대로 전차와 함께 기동하며 우수한 보전 협동작전(보병·기갑부대가 상호 지원하는 작전) 능력을, K600 장애물개척전차는 기동부대가 복합 장애물지대에 봉착하자 거침없이 통로를 개척해 아군의 진격을 지원했다. / 국방일보 2025.2 최한영기자

‘2025년 UAE 연합훈련TF(현지연합훈련단)’ 소속 육군8기동사단의 K2 전차, K9A1 자주포, K600 장애물개척전차 등 기갑장비들이 UAE 알하므라 종합훈련장에서 UAE군과 연합방어작전·기동훈련을 하며 사막을 기동하고 있다.

사막을 전장으로 삼은 육군 기계화부대가 아랍에미리트(UAE)군과 연합작전 수행 능력 향상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025년 UAE 연합훈련 TF(현지연합훈련단)’는 11~18일(현지시간) UAE 알하므라 종합훈련장에서 연합방어작전과 기동훈련을 펼쳤다. TF 장병들은 전술 습득을 넘어 연합작전의 핵심 요소를 체득했다. 기동 방어와 역습 작전이 펼쳐진 주요 순간을 소개한다. / 국방일보 2025.2 UAE에서 글=박상원/사진=조종원 기자

현지연합훈련단 소속 K2 전차(오른쪽)와 UAE군 르클레르 전차 위에서 양국 군 장병들이 연합방어작전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훈련 중에는 방어선이 돌파된 상황도 부여했다. 적군 역할을 맡은 부대가 방어선을 뚫고 침투하자 전술지휘소는 역습 명령을 하달했다. K2 전차는 전방에서 적 기갑부대의 전진을 저지하며 방어태세를 유지했고, 르클레르 전차는 측면을 우회해 후방을 차단했다. 

후방에서 대기하던 UAE군 120㎜ 박격포도 화력을 지원했다. 훈련은 방어선을 돌파한 적을 완벽히 격파·제압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사막을 질주하고 있는 현지연합훈련단 소속 K9A1 자주포.

방어작전 훈련에서는 K9A1 자주포가 원거리 화력 지원을 했다. 이를 통해 포병 전력의 기동성을 활용한 방어작전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실제 포탄을 발사하지는 않았지만 전장에서의 사격 절차를 적용해 목표지역 기동 및 진지 점령, 방어선 돌파 후 재배치 등 일련의 과정을 반복 숙달했다.

UAE군의 안내를 받아 위치를 잡고 있는 K10 탄약운반장갑차(오른쪽)와 K77 사격지휘장갑차.

UAE군 관계자는 “방어선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고 역습을 감행할 수 있느냐가 전장 승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주현(중령) 현지연합훈련대장은 “방어작전은 단순히 적을 저지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포착해 반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화답했다.

나란히 기동 중인 우리군 K21 보병전투장갑차(왼쪽)와 UAE군 차륜형 장갑차 랍단(Rabdan).

방어작전을 성공적으로 종료한 현지연합훈련단과 UAE군은 18일까지 전차·자주포·보병 연계작전을 분석하는 기동훈련을 했다.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양국 장병들은 예정된 연합사격훈련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8기동사단 장병을 주축으로 구성된 ‘UAE 연합훈련 TF(현지연합훈련단)’가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양주시 육군8기동사단 소연병장에서 열린 2025년 한·UAE 연합훈련단 해단식에서 박재열 육군7기동군단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특히 K21 장갑차와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처음으로 해외 연합훈련에 참여해, 실전적 기동과 장비 운용 능력을 검증한 점에서 훈련에 의미를 더했다.

현지연합훈련단은 훈련 종료 후 전투력 복원 절차까지 마무리하며, 전 장비·인원을 무사히 귀국시켰다. 육군은 훈련에서 도출된 교훈과 발전소요를 분석해, 향후 연합작전 수행능력 강화를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방일보 2025.3 박상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