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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드라이브 뚜벅이

하동 천년다향길 야생차밭

by 구석구석 2024.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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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움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경남 하동 천년다향길

 

 

[특집 ①] 싱그러움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경남 하동 천년다향길 -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하동] 지리산과 섬진강의 땅 ‘별천지 하동’에 걷기여행 코스가 한둘이 아닌 건 당연하다. 벽소령과 세석 등에 닿는 지리산 등산코스, 활공장 덕분에 접근도 쉽고 조망도 좋은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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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하동] 지리산과 섬진강의 땅 ‘별천지 하동’에 걷기여행 코스가 한둘이 아닌 건 당연하다. 벽소령과 세석 등에 닿는 지리산 등산코스, 활공장 덕분에 접근도 쉽고 조망도 좋은 형제봉과 구재봉, 경남 산청과 전남 구례를 잇는 지리산둘레길, 또 물길을 따라 걷는 섬진강백리테마로드와 이순신백의종군로까지….

무엇보다 이맘때 좋은 천년다향길(천년차밭길)도 빼놓을 수 없다. 코스는 딱 두 개. 두 길을 합쳐도 8km여서 내친김에 둘 다 걸어도 좋다. 1코스 출발점은 쌍계사 입구 차시배지, 2코스 종점도 시배지여서 한 번에 모두 걸을 요량이라면 2코스부터 시작해 1코스에서 끝내는 게 좋다. 4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중간에 찻집에 들를 경우 5시간은 잡아야 한다.

하동의 야생차밭을 눈에 담는 길, 천년다향길에서 싱그러움을 즐기고 왔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제1코스_차시배지에서 관아차밭까지 4km
쌍계사를 거쳐 의신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하동 관내의 농어촌버스엔 차량 승하차 도우미가 있다. 중년의 여인은 어르신이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도왔고 무거운 짐이 있으면 대신 들었다. 초록으로 물이 든 벚나무 길을 달리던 버스는 절에 가려는 승객 몇 명과 도보 여행꾼을 떨군 채 길의 끝 의신마을을 향해 사라졌다.

관아수제차밭을 포함한 하동 야생차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돼 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신라 흥덕왕 3년(828)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이 차씨를 갖고 와 처음 심었다는 시배지 옆에 하늘색 이정표(1-2)가 섰다. ‘1-3’이 쌍계초등학교 입구여서 큰길을 따라 곧장 쌍계사 쪽으로 가도 되고, 마을길로 올랐다가 왼쪽 골목으로 내려서도 된다. 쌍계초등학교 정문을 지난 다향길은 화개천을 왼쪽에 두고 지리산을 향해 북으로 이어져 있었다.

중간중간 쉼터가 있는 천년다향길.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안내도만 놓고 보면 길은 거의 직선에 가깝지만 걸어보면 굽이굽이 작은 곡선들이 연달아 나타난다. 우체국 오토바이가 길 위에 포물선 하나를 긋고 있었다. 줄에 꽁꽁 묶인 빨간 통 안엔 청구서나 공문서가 전부겠지만 멀어지는 오토바이의 뒷모습에선 왠지 모를 감성, 그 옛날 손편지를 읽으며 설렜던 감정들이 흩어지고 있었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화개천은 화개장터 앞에서 섬진강이 된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구간 종점인 관아수제차밭은 한 잎씩 손으로 차를 따는 ‘채다’, 낙엽과 산야초를 친환경 퇴비로 사용하는 ‘풀비배’ 등 최소한의 관리로 이루어진 차밭이란다. 화개 곳곳에 분포한 차밭은 대체로 그렇다. 예쁘게 줄을 맞춰 머리를 깎긴 했지만 근본은 청정 지리산, 거친 야생 환경에 있다. 하동 야생차가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것도 우연은 아닐 터이다.

시멘트 다리가 생기기 전까지 마을주민들이 이용했던 화랑수마을의 구름다리. 최근에 튼튼하게 보수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더운 볕에 졸고 있는 캐빈(오두막) 두 동이 보인다. 차를 마시는 곳인데 도통 관리된 흔적이 없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앗! 당혹감, 길이 없다. 캐빈 뒤는 비탈이고, 왼쪽은 지리산에서 흘러온 화개천의 굉음이 막고 있었다. 그제야 안내도에서 봤던 ‘왕복’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일일이 손으로 한 잎씩 따는 하동 야생차.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물을 건널 방법이 없으니 실질적인 구간 종점은 튼튼한 다리가 있던 화랑수마을이다(왕복 1.5km). 터덜터덜 왔던 길을 돌아간다. 화랑교 옆엔 시멘트 다리가 생기기 전 오가던 구름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 50분쯤 기다렸다가 화개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내려간다.

화개천을 중심으로 양쪽 산비탈에 자리한 차밭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천년다향길 제1코스는 차시배지~쌍계초등학교~화랑수마을~관아수제차밭~화랑수마을로 약 4km에 1시간 30분쯤 걸린다. 국사암 초입인 목압마을에 RG펜션, 대도시빌리지, 방갈로민박 등의 숙박시설이 밀집돼 있다.

2코스는 정금차밭~도심다원 갈림길~혜림농원차밭~차시배지까지이며 4km에 2시간이면 충분하다. 차를 갖고 왔다면 쌍계사 또는 화개장터에 차를 세우고 버스로 이동해도 된다. 두 구간을 한 번에 걸으려면 2코스부터 시작해 1코스에서 끝내는 게 좋고, 딱 한 구간만 걷는다면 정금차밭과 도심다원이 있는 2코스가 낫다.

차 시배지의 모습.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제2코스_정금마을에서 차시배지까지 4km
안내도에는 2코스의 출발지가 차유통센터로 되어 있지만 내비게이션이나 지도 앱엔 나오지 않는다. 마땅한 이정표나 간판도 없다. 차라리 ‘이모션펜션’을 검색 후 가는 게 낫다. 아니면 초입이 확실한 차시배지에서 역방향으로 이동해도 된다. 이번에도 의신행 버스에 몸을 싣고 쌍계사 입구에서 내린다. 이틀 만에 온 곳인데도 하동은 이틀만큼 깊어진 더위로 걷는 이를 반기고 있었다.

같은 길인데도 이정표에 따라 천년차밭길과 천년다향길로 다르게 표기돼 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1-2’ 하늘색 이정표에서 마을길로 오른다. 혜림농원 입간판 앞에서 길이 양쪽으로 나뉘는데 왼쪽은 1코스 쌍계초등학교 방향이고, 오른쪽이 2코스(역방향)다. 희심다원 담장 밖으로 차 덖는 냄새가 난다.

뜨거운 솥에 갓 따온 찻잎을 넣고 타지 않도록 몇 번씩 손으로 덖는 작업이 반복된다. 구수하면서도 향긋한 냄새에 저절로 콧구멍이 벌렁벌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화개에 왔다면 커피 대신 차를 마셔보는 것도 좋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혜림농원차밭 다음은 대숲, 바람은 이때다 싶어 세심한 손길로 댓잎을 쓰다듬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시원했고, 그럴 땐 어김없이 듣기 좋은 소리가 났다. 정답은 없지만 순전히 길만 놓고 보면 밋밋한 1코스보다 2코스가 훨씬 좋았다.

싱그러움, 딱딱한 단어가 발아래에서 흔들려 움직였다. 찻잎은 찻잎대로, 감나무는 감나무대로, 유난히 잦은 폭우로 일조량은 부족했지만 식물은 생글생글 싱그럽다. 신촌차밭 곁을 지나 도심마을로 들어선다.

툇마루의 소박한 풍경이 장점인 2코스 유로제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다향길은 우측이지만 왼쪽 ‘유로제다’, ‘도심다원’ 안내판 앞에서 머뭇머뭇 망설이다 경로를 벗어나 언덕을 오른다. 두 찻집은 젊은 층 사이에서도 제법 소문이 난 ‘핫플’이다.

유로제다가 가정집을 개조한 동네 카페 같다면 도심다원은 전망 좋은 대형 신상 카페 급이다. 두 집 나름대로 각각의 매력이 있다. 유로제다는 작은 대신 소박한 멋이 있고, 7대를 이어온 도심다원은 감긴 눈도 뜨게 할 만큼 시원한 조망이 압권이다.

비 오는 날도 큰 불편함 없이 걷기 좋은 천년다향길.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차 우리는 법을 몰라도 상관없다. 주인장이 직접 내려주기도 한다. 입 안에 한 모금 머금는 순간 지리산과 섬진강의 기운이 쑤욱 몸속을 파고든다. 새소리가 음악이 되고, 비라도 올라치면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운치를 더하는 곳. 찻잔에 담긴 덖음차 안엔 온전히 하동의 늦봄이 담겼다. 화개에 왔다면 그 흔한 커피 말고, 지리산이 내어준 차 한 잔은 마셔야 한다.

언덕 꼭대기에 있어 조망이 멋진 정금차밭. 지리산둘레길과 일부 길이 겹친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2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정금차밭이다. 역방향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순방향은 차밭을 보고 가지만 시배지에서 시작하면 하늘만 보이던 언덕 끝에서 예상도 못한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된다. 기대가 없어서 더 감동인 풍경, 싱그러움은 정금차밭에서 절정을 이룬다. 계단식으로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가지런히 줄을 맞춰 늘어선 차밭. 마치 화개를 비호하는 수호신처럼 양팔을 벌린 채 너르게 펼쳐진 밭들…. 발아래 초록의 극대화가 일렁였다.

2코스 도심다원의 삼각캐빈. 이른바 '핫플'로 인기가 높은 여행 명소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정금마을 왕복 2차선 도로에서 걷기를 끝낸다. 어김없이 차량 도우미와 함께 온 버스를 타고 화개로 내려간다. 차밭은 점점 멀어졌지만 몸에선 여전히 초록 향기가 맴돌았다. 싱그러움, 누군가 물어온다면 망설일 것도 없이 두 손 꼭 잡고 화개 천년다향길로 오라. 걷는 내내 발 끝에 초록이 따라올 테니까.

하동군 화개면 신촌도심길 43-7 / 유로제다 0507-1408-2911

2코스 본선에서 잠시 빠져 왼쪽 오르막으로 올라가야 한다. 펜션을 겸하는 찻집으로 규모는 작지만 소박한 맛이 있다. 차밭이 보이는 툇마루가 특히 일품이다.

‘차실체험’은 1인당 1만 5,000원이며 차 마시는 법, 차의 종류, 차 만드는 법 등을 배우고 다식과 함께 주인장이 내려주는 세 종류의 차를 마실 수 있다. ‘툇마루휴식’은 1인당 1만원으로 방문자가 직접 내려 마시며, 펜션 손님은 무료다.

하동군 화개면 신촌도심길 43-22 / 도심다원 0507-1401-0140

유로제다 위쪽 길의 끝에 있다. 유로제다보다 규모가 큰 곳으로 카페처럼 체계적인 찻집이다. 찻집 내부나 앞마당도 좋지만 이른바 인스타 핫플로 꼽히는 야외 찻자리가 두 군데 있어 젊은 커플들에게 인기가 높다.

홍차가 함께 나오는 우전은 8,500원, 잎이 조금 큰 세작은 7,000원이다. 정자와 삼각캐빈에서 마실 수 있는 차바구니 대여는 2인 기준 2만 5,000원으로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출처 : 여행스케치 2024.6 황소영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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