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강원도

삼척시 장하동 나릿골 감성마을 덕봉산

by 구석구석 2022. 8. 8.
728x90

 

삼척 나릿골에는 1970~80년대 어촌 달동네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언덕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담장을 따라 마주치는 풍경이 하나같이 정겹다. 좁고 투박한 시멘트 계단을 오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툭툭 튀어나온다.

삼척의 나릿골은 1976년 삼척항의 옛 명칭인 정라항이 건설되면서 생겨난 어촌 마을이다. 당시의 대부분 어촌 마을이 그러하듯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비탈에 조성된 전형적인 달동네 풍경이 펼쳐진다. 대표적으로 가까운 동해시에 있는 묵호 논골담길을 들 수 있다. 묵호 논골담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재생 사업을 통해 관광자원을 유치하고 꾸준히 관리해온 덕택에 이제는 동해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나릿골감성마을의 전경과 2021년 완공된 아시아 최대의 수문 . 사진/ 민다엽 기자

삼척 나릿골 마을이 알려지기 시작한건 비교적 최근 들어서다. 묵호의 동네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아직 때묻지 않은 ‘날 것’의 분위기라고 할까나.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어촌 달동네 특유의 정취를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아니, 오히려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 말하고 싶다.

삼척항은 주변의 항구에 비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삼척항은 과거 1970~80년대 삼척·동해 지역의 석탄 사업이 번창 하던 시절, 시멘트 회사의 전용항으로 개항했다. 1991년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무역항의 공공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삼척항은 일찍이 개발됐던 주변의 묵호항이나 주문진항에 비해 어항으로서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삼척항 어시장의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아직까지 근처 어시장이나 횟집촌도 크게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낙후된 곳도 눈에 띄지만, 인프라나 시설 면에서는 크게 부족한 점이 없다. 깔끔히 리모델링한 광장과 산책 코스, 작지만 쾌적한 어시장과 넓은 주차장은 복잡스런 유명 항구보다 한층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삼척항 뒷편의 낙후된 어촌 마을이었던 나릿골. 몇 년 전부터 도시 재생 사업이 진행되면서 레트로한 분위기의 예술문화 마을로 탈바 꿈하기 시작했다. ‘나릿골 감성마을’이란 이름으로 빛바랜 담장과 골목마다 새롭게 페인트를 칠하고 곳곳에 정겨운 벽화와 조형물이 설치됐다.

골목길 곳곳마다 감성적인 포토존이 마련됐다.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나고,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작은 미술관도 여럿 들어섰다. 특히 정상에는 꽃밭이 드넓게 펼쳐진 감성적인 포토존도 마련됐다. 봄이면 각종 야생화가 피어나고 여름이면 형형색색의 백일홍이 들판을 수놓는다. 특히 가을에는 핑크뮬리가 언덕 전체를 온통 분홍빛 으로 물들인다.

나릿골감성마을 정상에서 바라 본 풍경. 푸른 동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을이면 핑크뮬리로 가득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시멘트 계단을 따라 걷는 재미가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나릿골 마을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다. 오히려 보물찾기 하듯 언덕을 헤맬 때 그 매력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다.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시멘트 계단을 따라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며, 동해를 닮은 바닷사람들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 기울여보자. 언덕을 깎아 만든 소박한 텃밭 에서는 여전히 가족들이 먹을 채소를 가꾸고, 빨랫줄에서는 해풍에 생선이 말라간다.

맹방해변에서 BTS의 'Butter' 앨범재킷을 촬영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예고도 없이 마당을 지나는 외지인에게도 정다운 인사를 건네는 주민과 방문객들을 위해 손수 꾸몄다는 작은 정원에도 따뜻한 마음이 깃들어 있다. 기분 좋은 바람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그림 같은 마을 풍경과 바다향 그윽한 항구의 모습이 한눈에 담긴다. 매일 같이 푸른 바다를 보며 사는 그들의 여유로운 삶의 방식이 부러울 따름.

알록달록한 BTS 포토존. 사진/ 민다엽 기자

나릿골 감성마을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10분 남짓 내려오면 맹방해 변이 나타난다. 길게 늘어선 해송 숲과 거친 파도가 인상적인 해변 으로 산책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맹방해변은 비교적 잘 알려진 해변은 아니지만, 얼마 전부터 가수 BTS의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 해지면서 많은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

원래 BTS의 ‘Butter’의 앨범 촬영 후에 해당 시설물은 전부 철수됐지만, 다시금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는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포토존이 마련된 상태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톡톡 튀는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게다가 해송 숲에는 해수욕장에서 운영하는 오토캠핑장도 있어 바다와 캠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탐방로는 해상의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해안코스 626m, 대나무 숲이 우거진 정상부 전망대로 올라가는 내륙 코스 317m 등 총 943m로 조성됐다.  전망대 3곳, 야간 경관조명, 투광등, 해안조망 공간 등도 갖췄다.
덕봉산 정상 전망대. 반대편 덕산해변이 펼쳐진다. 사진/ 민다엽 기자

맹방해수욕장에서 이어지는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도 가볼 만 하다. 덕봉산은 지난해 4월, 군 경계 철책 철거와 함께 53년 만에 일반인에게 처음 개방됐다. 해안 절벽을 따라 1km 남짓의 탐방로가 이어진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동해의 비경과 바다의 힘찬 에너지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곳. 해발 53.3m의 나지막한 높이에도 불구하고, 산책 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동해의 탁 트인 풍광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오르는 수고에 비해 값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으니 꼭 정상까지 오르길 추천한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덕산해변 방면. 사진/ 민다엽 기자
높이에 비해 전망은 훌륭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탐방로는 해안을 따라 덕봉산 둘레를 걷는 A 코스와 곧바로 정상을 가로질러 반대편 덕산해변으로 이어지는 B 코스로 나뉜다. 두 코스를 모두 둘러보는데 40분이면 충분할 만큼 간단한 산책 코스. 오르막도 비교적 높지 않아, 아이나 나이가 많은 부모님과 함께하기에 좋다. 특히 덕봉산은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한쪽에는 잔잔한 호수가 있고 반대편에서는 파도가 몰아치는 거친 바다를 볼수 있다. 그 경계에는 구불구불한 외나무다리가 놓여져 있는데, 생각 보다 물살이 빠르고 높아 어지러울 수 있으니 안전에 유의하며 건너야 한다.

 

INFO 나릿골 감성마을 / 강원도 삼척시 나리골길 12  033-570-3841
투어는 마을 입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빠르게 일출이나 전망을 감상하고 싶다면, 곧바로 마을 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정상 부근에도 두곳의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 출처 : 여행스케치 2022.3 민다엽기자

 

덕산해수욕장 마을운영협의회 033-572-3677

맹방해수욕장과의 사이에 덕봉산을 경계로 하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며, 150여 가구의 대단위 민박촌이 형성되어 있다. 또한 싱싱한 활어회를 맛볼 수 있는 덕산항과 윈드서핑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센터가 있다.

얕은 수심과 완만한 경사, 넓은 백사장, 울창한 송림 외에도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여 담수욕도 즐길 수 있고 주변에 기암괴석들이 있어 낚시를 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다. 덕산포구는 겨울철 볼락 배낚시의 출항지이며, 사동마을 남쪽 모래밭(북방파제)에선 가자미와 노래미를 던질낚시로 낚을 수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