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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해남 77번국도-서정리 달마산 미황사산사체험

by 구석구석 2007.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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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km의 바위 능선으로 뻗은 남도의 금강산 '달마산'

 

 달마산은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위치한다. 완도대교를 지나 땅끝으로 차를 몰다보면 오른쪽 산 능선에 쭉 펼쳐진 기암괴석으로 어우러진 바위 능선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 바위 능선으로 쭉 이어진 산이 바로 달마산이다. 달마산은 해남군에서도 남단에 치우쳐 긴 암릉으로 솟은 산이다. 두륜산과 대둔산을 거쳐 완도로 연결되는 13번 국도가 지나는 닭골재에 이른 산맥은 둔덕같은 산릉을 넘어서면서 암릉으로 급격히 모습을 바꾼다.

 

이 암릉은 봉화대가 있는 달마산 정상(불썬봉)을 거쳐 도솔봉(421m)까지 약8㎞에 거쳐 그 기세를 전혀 사그러트리지 않으며 이어진 다음 땅끝 (한반도 육지부 최남단)에 솟은 사자봉(155m)에서야 갈무리하는 것이다.

 

달마산 / 조중선

바위를 타는 재미에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주는 봄바람, 그리고 삼면으로 내려다보이는 남해바다의 아스라함까지 산행의 멋을 한껏 즐길수 있는 달마산 

 

이 달마산을 병풍처럼 세워놓고 들어서 있는 절이 바로 미황사이다. 남도에서는 이 미황사가 10여년 전부터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청청한 정신의 세계를 추구하며 조용한 절을 찾는 사람들은 마음속에 솟아나는 샘처럼 새겨 놓은 절이 바로 이 미황사인 것이다.

 

신라 경덕왕8년(749) 인도에서 경전과 불상을 실은 돌배가 사자포구(현 갈두상)에 닿자 의조스님이 100명 향도와 함께 쇠등에 그것을 싣고 가다가 소가 한번 크게 울면서 누운자리에 통교사를 짓고 다시 소가 멈춘 곳에 미황사를 일구었다고 한다. 어여쁜 소가 점지해준 절인 동시에 경전을 봉안한 산이라는 뜻이다.

 

미황사는 통일신라시대때 창건되었떤 사찰이며 불교의 해로유입설을 뒷받침하는 창건설화가 전해내려온다. 부도전의 부도조각이 특이하다. 옛날에는 크고작은 가람이 20여동이나 있었던 거찰이거니와 대웅전은 보물제947호로서 그 규모나 정교함에 있어서 매우 훌륭한 건물이다.

 

미황사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하고 있었다. 보물947호로 지정된 미황사 대웅전 겉면은 단청이 되어 있지 않았다. 나무 그대로 자연미가 물신 풍겨 나오는 건축물이다. 템플스테이를 모집하는 안내판이 붙어 있을 정도로 많은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지만, 대웅전 너머 달마산의 바위 능선들은 손에 닿을 듯 가지런히 늘어서 있다. 달마산 산행은 종주인 경우 송촌마을에서 관음봉에 올라 바람재, 불썬봉(489m), 문바위, 떡봉, 도솔봉까지 대략 13km 정도의 능선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황사에서 불썬봉을 올라 도솔봉까지 가거나, 미황사에서 불썬봉을 올라 대밭삼거리로 내려가는 길을 택하거나, 미황사에서 불썬봉을 올라 송촌마을까지 가는 코스를 택한다.

 

달마산 / 조중선

 미황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대밭삼거리로 향하였다. 대밭삼거리까지 오르는 길엔 동백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동백꽃은 아직도 몇 송이 그대로 나무에 붙어서 그 붉은 빛과 노란 꽃술을 드러내고 있었고, 또 몇 송이 꽃들은 그대로 땅에 떨어져 있었다. 대부분의 산행이 그렇듯이 처음에 능선까지 솟구쳐 오르는 것이 힘들다. 능선까지 가파르게 올라가면 그 때부터는 오르락내리락 산행의 즐거움이 더해지지만 능선까지 오르는 과정은 항상 힘이 든 것이다.
오르는 길에서 만난 진달래꽃은 대부분 떨어지고,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연록의 새 잎이 솟아나고 있었다. 산 능선마다 모자이크 찍어 놓은 듯 점점이 하얗게 박혀있는 산벚꽃들도 꽃잎을 밀어내고 솟구쳐 나오는 새잎들로 차츰 연록으로 물들고 있었다.

 

대밭삼거리에서 옆 봉우리로 올라서자 멀리 도솔봉까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바위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또 불썬봉으로 이어진 봉우리들도 점점이 용의 이빨처럼 박혀 있는 기암괴석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대밭삼거리는 바로 달마산 종주코스의 중간 지점이 된 것이다. 양 옆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바위 능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남해안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발이라도 내딛으면 곧 닿을 것 같은 완도 상황봉이 가깝다. 차로 건널 때에는 긴 다리로 여겨지던 완도대교도 한 뼘 밖에 되지 않는다.  완도의 반대편으로 어란항구의 모습도 보인다. 우리나라 중요한 김 생산지인 어란항이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물김을 그대로 배에 싣고 와서 공판을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어란항도 그저 가깝게 보인다.  도솔봉을 지나면 또 하나의 봉우리인 사자봉이 보인다. 한반도의 가장 끝이라는 땅끝이 바로 저 사자봉 아래에 있는 것이다. 태평양의 정기가 바로 저 땅끝을 타고 올라 백두대간을 타고 대륙까지 뻗어 솟구치는 한반도의 숨골인 것이다.



달마산 능선에 서면 새로운 기운을 느낀다. 남해바다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기운이 그대로 바위 능선을 타고 와서 겨드랑에 파고드는 것이다. 더구나 이제 갓 솟구쳐 나오기 시작한 새잎들의 푸름은 몸과 마음을 그대로 새롭게 만들고 있다. 그냥 그 기운이 신선하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며, 박아놓은 듯한 바위들을 밟고 불썬봉으로 향하였다. 봉우리 하나하나에 오를 때마다 매여 있는 밧줄이며 디딤판을 밟고 두 손까지 써서 암봉을 오르내렸다. 바위를 오르내리는 재미는 설악산 공룡능선을 타는 것 같았다. 길이는 조금 짧지만 오히려 바위 능선을 타는 재미는 더 하였다.  

 

바위를 타는 재미에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주는 봄바람, 그리고 삼면으로 내려다보이는 남해바다의 아스라함까지 산행의 멋을 한껏 즐기면서 나아갔다. 멀리 돌탑을 쌓아 놓은 봉우리가 보인다. 바로 불썬봉이다. 어떤 사람들은 달마봉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이곳은 불썬봉이라고 불린다. 봉수대가 있던 자리이다. 아마 불을 피우는 봉수대가 있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불썬봉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

 

봉수대를 다시 고쳐 놓았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돌탑을 쌓아 놓은 것 같았는데, 그것이 바로 봉수대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봉수대에 앉아서 사방을 바라다보았다. 미황사의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산사의 모습은 너무 평화로웠다.

 

관음봉을 지나 송촌마을로 향하였다. 보통의 산행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더 많은 산행이어서 그런지 바위 능선을 지나는 발걸음이 자꾸 멎는다. 아직도 바위 틈틈이 피어 있는 붉은 진달래며, 하얀 산벚꽃들이 떨어지지 않는 발을 내려가지 말라고 더욱 붙잡는다.

 

도솔암

땅끝 마을, 고즈넉한 절에서의 하루 미황사 산사 체험

 만물이 깨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달마산을 배경으로 잠든 세상 만물을 향해 두드리는 스물여덟번의 아침 타종. 그 소리와 함께 움직이는 이들은 삭발 스님이 아니라 산사 체험을 하러 온 일반인들이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미황사가 자리잡은 곳이다. 우주 만물의 청아한 기운이 일어나는 새벽녘…. 어두운 생각을 내려놓고 새벽 예불을 드리는 이들을 관조하는 대웅보전(보물 제947호). 오랜 세월에 씻겨 건물 외부의 단청은 지워졌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따뜻함을 전해준다. 새벽 예불을 마치면 햇빛을 받은 미황사는 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고즈넉한 대웅전과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달마산 준봉, 찻잎을 따는 스님의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스님들과 똑같이 아침공양을 하면 햄과 고기가 없어도 달마산 자락에서 난 산나물과 콩을 넣은 밥까지 한톨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아침공양 후 세심당을 지나 남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나선다. 21기의 부도와 5기의 탑이 있는 부도전,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6기의 부도가 적막을 즐기고 있다. 모두 조선시대 후기(1700년경)에 세워졌다. 부도에 사리를 모신 스님들은 당대에 존경을 받던 큰스님들로 당시 미황사의 사세나 수행의 깊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옥개석에 귀면(鬼面)이 무섭기보다는 장난이라도 치고 싶은 부도, 그리고 대웅전에도 있었던 거북이며, 물고기, 용머리, 도깨비 얼굴, 연꽃들이 새겨진 부도들은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꾸밈이 없다. 돌아오는 숲길은 원초적인 순수의 길. 새소리, 물소리, 풀벌레의 노래 소리를 듣는다. 자연의 품안에서 상념이란 날아가버린 지 오래다.

 

오후에는 스님과 함께 참선에 잠겨본다. 서툰 몸놀림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어느새 스님이 된 것 같다. 선은 순수한 집중과 관조를 통하여 참 나를 찾는 일.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풍경소리만이 이따금씩 들리는 가운데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난다. 그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과 함께 한잔의 맑은 차를 마시며 스님과 산중한담을 나눈다. 미황사에 얽힌 전설, 30명이 동원돼야 걸 수 있다는 미황사 괘불까지….

  

오감으로 마시는 차 한잔 그리고 풍경소리  

홀짝이며 마시던 차도 오감으로 마시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귀로는 찻물 끓이는 소리를, 코로는 차의 향기를, 눈으로는 찻잔에 비치는 차의 빛깔을, 입으로는 차의 맛을, 손으로는 차의 따뜻한 감촉을 느끼면서 말이다. 가장 먼저 혀끝에 와 닿는 맛은 쓴맛이고 그 다음은 떫은맛, 신맛, 짠맛이라는 사실을 깨우치노라면 ‘세상의 일들은 놓고 오라’던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미황사 산사 체험은…  

미황사는 위도상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절이다. 신라 경덕왕 8년(749)에 사찰이 창건되었다고 하니 천년고찰이라고 할 수 있다.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수려한 달마산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사찰에서 보름달이 떠오를 때 올려다 본 밤하늘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사찰의 산문을 열고 새벽예불부터 저녁공양까지 스님들의 수행생활을 따라 하는 산사 체험. 정해진 프로그램은 없지만 예불과 참선·다도·스님과 대화·공양·사찰 및 암자순례 등이 주를 이룬다. 정해진 비용도 없다. 그저 마음만큼만 불전함에 표시하면 된다. 하지만 스님을 만나면 합장으로 인사하며 법당에서는 측면 문을 이용하고(가운데 문은 스님들만 출입), 부처님의 정면은 스님 자리이므로 중앙을 피해 좌우에 앉는 사찰예절은 잊지 말아야 한다. 미황사 산사체험 문의 061-533-3521(사전 연락 필수).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서해안고속도로로 목포까지 간다. 목포에서 영암, 강진 방면으로 30km 정도 가면 해남 가는 4차선 도로를 만난다. 해남에서 완도 방면으로 25km 오면 미황사 팻말(월송)이 보인다. 월송리버스정류장에서 오른편으로 6km쯤 오면 달마산과 미황사가 나온다.

 

대중교통 : 강남고속버스터미널(1588-6900) 호남·영동선에서 해남 가는 고속버스를 이용한다(소요시간 5시간30분). 해남터미널(061-534-0881)에서 완도 방면 버스를 타고 월송으로 간다. 월송에서 택시를 타고 미황사로 가면 6천원 정도 나온다.

 

[주변 볼거리]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갈두부락을 땅끝마을이라 한다. 북위 34도 17분 38초에 있다. 사자봉에 전망대를 세우고 옛 봉화대를 복원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자봉은 해발 122m로 그리 높진 않지만 이곳에 오르면 진도를 비롯, 어룡도, 백일도, 흑일도, 조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이 좋으면 멀리 제주의 한라산까지 보인다. 여기에서 남동쪽으로 400m쯤 내려가면 해안가 둔덕에 삼각형 첨탑인 땅끝탑이 서 있다. 마을 주변에는 송호해수욕장, 달마산, 두륜산 도립공원 등의 관광지가 있고, 노화도, 보길도로 운항하는 배편이 있다.

 

천일식당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도 소개된 바 있는 해남읍의 천일식당은 떡갈비 전문점이다. 미처 준비를 못해 못 판다는 떡갈비는 한우갈비의 살을 발라내어 만든다. 다지듯 잘게 썬 후 양념을 하여 하루 정도 저장했다가 시루떡 모양으로 만든다. 이것을 석쇠 위에 놓고 숯불로 굽는다. 떡갈비뿐 아니라 반찬과 함께 나오는 다섯 가지의 젓갈(전어창젓, 성에젓, 굴젓, 토하젓, 게장젓)도 이 집을 찾게 하는 이유. 떡갈비 정식 1인분 1만6천원, 불고기 정식 1인분 1만1천원.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10시
문의 061-535-1001 

자료 - 여성동아 별책부록  글·한은희, 이동미<여행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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