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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by 구석구석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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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도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늘씬한 자태가 매력이다.

▲ 경북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서울신문

높이 37m, 둘레는 14m다. 임하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있던 것을 1994년 현재 위치로 옮겼다. 수령은 7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 1966년 천연기념물(제175호)로 지정됐다. 용계리 은행나무는 임하댐 호반도로 변에 있다. 주변 풍광도 은행나무만큼이나 빼어나다. 바로 뒤의 ‘봉림수 은행나무’ 정원에 후계목이 자라고 있다.

와룡산과 약산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을 서쪽에 두고 700년 넘게 살아온 이 노거수(老巨樹·나이 많고 큰 나무)는 멀리서도 우람한 크기의 존재감이 남달랐다.

1985년 3월, 임하댐 건설로 마을 침수가 확정되고 경상북도가 각 대학 등에 ‘옮겨심기’를 자문했다. 모두 ‘이식은 어렵다’고 회신했다. 전세계에서 무게 500t 이상으로 추정되는 거목을 이식한 사례 자체가 없었다. 여기에 쓰일 예산만 수십억원.

문화재관리국(현재의 문화재청)과 한국수자원공사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다가 1986년 말부터 정부 안에서도 ‘초대형 수목 이식에 성공해 국위를 선양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림청도 흙을 아래에 넣어 올리는 방식의 이식이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1987년 2월, 정부는 뿌리 아래에 흙을 넣어 15m가량 높이는 방식으로 용계리 은행나무를 살리기로 결정했다. 이식 공사는 1990년 11월 첫 삽을 뜬 뒤 1993년 3월에야 마무리됐다. 나무를 철골 위로 올려놓는 데만 2년 넘게 걸렸고, 그 뒤 80여 일 동안은 하루 30~50㎝씩 나무를 천천히 들어 올리는 작업이 진행됐다. 여기에 투입된 총예산은 26억9723만원이다.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나무 하나를 이식하는 데 투입된 금액으로 전례 없는 예산 규모다.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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