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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고흥 소록도 소록대교 한하운 희망마을

by 구석구석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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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대교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곳. 일제시대 강제 격리수용과 감금 등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 이후로도 편견의 벽에 갇혀 소외의 굴레를 벗지 못한 섬, 전남 고흥 소록도(小鹿島). 육지에서 불과 500m 떨어졌지만 심리적 거리는 훨씬 멀게 느껴졌던 소록도에 중앙에 87.5m 높이의 다이아몬드 모양 주탑 2개를 세워 케이블로 연결한 현수교 소록대교가 2009.3월 개통되었다. 

소록대교개통으로 배편은 폐지되었다.

 소록도는 면적 4.42㎢, 해안선 길이 14㎞의 작은 섬. 1910년 외국선교사들이 한센병 환자들을 수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일제가 ‘소록도 자혜병원’을 개원했다. 자혜병원은 1982년 국립소록도병원으로 바뀌어 한센인 치료 전문병원으로 거듭났다.

소록도는 한센병(나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061-840-0500 / www.sorokdo.go.kr)이 들어서 있는 섬으로 유명하다. 고흥반도의 끝자락인 녹동항에서 1㎞가 채 안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고 하여 소록도라고 불린다. 

과거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섬으로 2007년도에도 900여명의 환자들이 애환을 딛고 사랑과 희망을 가꾸고 있었으나 2010년도에 자원봉사자, 병원직원, 한센병환자 등 600여명의 주민이 살았다. 섬의 면적은 여의도의 1.5배인 15만평 정도에 불과하지만 깨끗한 자연환경과 해안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인해 고흥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고흥반도를 가로질러 녹동항 부둣가에 서면 600미터 전방에 작은 사슴처럼 아름다운 섬 소록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국립소록도병원의 역사는 1916년 일본 명치천황이 지원한 기금으로 설립된 소록도 자혜의원(현재 건물만 보존상태)에서 시작되는데, 이 병원은 당시 조선 내의 유일한 한센병 전문의원이었다. 이곳의 중앙공원은 1936년 12월부터 3년 4개월 동안 연 인원 6만여명의 환자들이 강제 동원되어 6천평 규모로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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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공원 안에 들어서면 환자들이 직접 가꾸어 놓은 갖가지 모양의 나무들과 함께 전체적으로 잘 정돈된 빼어난 조경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는 환자들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기념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공원 입구에는 일제강점하의 때의 원장이 이곳에 수용된 한센병 환자들을 불법 감금하고 출감하는 날에는 예외 없이 강제로 정관수술을 시행했던 감금실과 검시실이 있다. 이 검시실 앞에는 25세 젊은 나이에 강제로 정관수술을 받은 환자의 애절한 시가 남아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또한 소록도병원의 역사와 환자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갖가지 자료가 전시된 생활자료관에서는 한센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한번 생각게 한다. 

이밖에도 공원내에는 나환자 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시비, 일본인이면서 조선 환자들을 가족처럼 아껴주며 헌신적으로 보살핌으로써 소록도의 슈바이처라 일컬어지는 하나이젠키치 원장의 창덕비, 그리고 “한센병은 낫는다” 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구라탑 등 환자들의 애환과 박애정신을 엿볼 수 있는 기념물들이 세워져있다. 

40여 년간 한센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의료 봉사활동을 하였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거주했던 벽돌조 주택인 사택은 한센인들이 겪었던 아픔을 함께 나누었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희생과 봉사의 상징적인 주택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어 2016년에 등록문화재 제660호로 지정되었다.

섬내에는 울창한 송림과 백사장이 잘 어우러져 있는 소록도해수욕장이 있어 병원 방문과 연계하여 하루를 보내기에 적합하다. 

소록도 인근에는 둘러볼 만한 관광지가 많이 있어 조용하고 시원한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좋다. 녹동항에서 운항되는 유람선을 이용하면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활개바위, 거북바위 등 갖가지 기묘한 바위들과 함께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녹동에서 승용차로 5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팔영산 자연휴양림을 찾으면 산과 계곡, 일출의 장관을 즐길 수 있고, 숙박시설로 휴양림내 산막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다. 돌아오는 길에 고흥의 특산물인 유자나 마늘, 김 등을 구입하는 것도 좋다. 

희망마을은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는 한센인들의 보금자리다.

대우조선해양과 국립소록도병원이 인연을 맺은 것은 2008. 5월. 병원 측은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벌이는 대우조선해양건설 러브하우스 봉사단에 노후한 병사(病舍)를 개보수해 달라고 부탁했다.


러브하우스 봉사단은 현지를 방문해 한센인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1940년대에 지어진 벽돌집이 낡을 대로 낡은 데다 창틀이 맞지 않아 틈새로 바닷바람이 들어왔다.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개보수보다는 돈이 많이 들더라도 한센인이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새 집을 지어주기로 했다.


당초 공사비는 6억원이었으나 도로를 개설하고 상하수도시설을 설치하면서 9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대우조선해양이 8억원을 지원하고 러브하우스 봉사단장인 이창하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가 주식배당금 1억 원을 내놓아 8가구가 생활하는 아담한 집이 지어졌다.

/ 동아일보 정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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