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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봉화 태백산 백천마을 열목어 백천계곡 오지트레킹

by 구석구석 2022.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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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 봉화 오지트레킹

백두대간의 봉우리들이 파도처럼 일어선 강원 태백과 경북 봉화 사이에는, 일찌감치 세상과 거리를 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깊은 오지가 곳곳에 있습니다. 오지 중의 오지. 그곳에 청량한 자연의 한복판으로 난 길이 있습니다.

 

태백산 국립공원의 부쇠봉과 문수봉 아래 계곡인 백천계곡의 숲길. 짙은 초록의 숲이 거대한 터널을 이루다시피 한 길이다. 백천계곡 트레킹은 처음부터 끝까지 열목어가 사는 차가운 백천계곡 물길을 끼고 걷는다. 태백과 봉화가 접경을 이룬 곳에는 최고의 자연휴양림으로 일컬어지는 국립청옥산자연휴양림이 있다. 문화일보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은 모두 합해 스물두 개. 지난 2016년 스물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 태백산이다. 보통 명산의 이름은 산봉우리 하나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거대한 산군(山群)을 부르는 지명으로 쓰인다. 주봉인 천왕봉이 거느리고 있는 커다란 산군을 지리산이라 부르고, 대청봉이 중심이 돼 거느린 산들을 설악산이라 부른다. 지리산에는 ‘지리산’이란 산이 없고, 설악산에도 ‘설악산’이란 산이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태백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태백산은 지리산이나 설악산처럼 거대한 산군을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천제단이 있는 하나의 산을 콕 짚어 부르는 이름이기도 했다. 태백산에서 사뭇 떨어진 소백산 끝자락에 있는 경북 영주의 부석사가 산문에다 태연하게 ‘태백산 부석사’란 현판을 건 것은 전자의 예이고, 고지도에서 천제단이 그려진 산에 적어놓은 ‘태백산’의 이름은 후자의 경우다.

태백산 국립공원의 영역은 태백산을 중심으로 문수봉, 장군봉, 부쇠봉, 함백산 등 일대의 산군을 모두 포함한다. 행정구역도 태백과 정선, 봉화와 영월을 아우른다. 태백산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뜻밖에 태백산이 아니라, 북쪽으로 마주 보고 있는 함백산(1572m)이다. 그럼에도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산은 여전히 태백산이다. 태백산을 오래전부터 신령(神靈)이 깃든 산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태백산은 신이 기거하는 영역이자 외경과 숭배의 대상이었다. 신라 일성왕 때 왕이 태백산에 올라 제를 지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이 전한다. 이후에 고려 태조 왕건이 아예 신이 돼서 태백산으로 들어갔고, 세조의 왕위찬탈로 죽임을 당한 단종도 태백산 산신이 됐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태백산이라 하면 그게 하나의 산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대의 산군을 일컫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된 것. 결국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좀 어정쩡하기는 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일대의 전체 산군을 묶어서 태백산이라 부르고, 천제단이 있는 태백산은 따로 ‘영봉’이라고 구분해 부르는 것으로 정리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경우처럼 말이다.

태백산이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널리 알려진 산이었다. 하지만 태백산의 산줄기를 잇고 있는 인근의 산군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백두대간의 지붕을 이루며 오지 중의 오지를 거느리고 있는 일대의 산군들이 비로소 세상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태백산이 국립공원이 된 효과를, 꼭꼭 숨어있던 일대의 오지와 계곡이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단풍의 명소 백천계곡

# 태백산 아래 호젓한 마을과 계곡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는 태백산 국립공원에 편입된 백천계곡이 있다. 부쇠봉과 깃대배기봉 사이를 흘러내리다가 문수봉에서 내려온 물과 합류하는 병오천 물길이 이어지는 계곡이다. 산 이름이 하나같이 낯설지만 모두 태백산 줄기로 태백산 국립공원의 산군에 속한 봉우리다. 그러니 병오천을 ‘태백산에서 흘러내린 물’이라고 해도 맞는 얘기다. 병오천 물길이 흘러내리는 계곡이라면 ‘병오천 계곡’이라 불러야 마땅할 텐데, 굳이 ‘백천계곡’이라고 따로 이름을 붙였다. 왜 그랬는지 아는 이가 없다. 백천이란 이름의 ‘백’ 자가 ‘잣 백(栢)’ 자라는 얘기도 있고, ‘흰 백(白)’ 자라는 얘기도 있다. 잣나무가 많아서 잣 백이란 주장과 태백산에서 내려온 물줄기라 흰 백이라는 주장인데, 흰 백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 건, 이름으로나마 물길에다가 태백의 기운을 들이고 싶어서 그랬다는 짐작 때문이다.

백천계곡은 맑고 차가운 계곡 물과 진초록 이끼, 터널을 이루다시피 한 숲길이 잘 어우러진 트레킹 코스다. 평지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경사가 없어 뒷짐을 지고도 걸을 수 있는 데다, 왕복 두세 시간 남짓이면 다녀올 수 있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딱 적당한 거리의 오솔길이다. 게다가 트레킹 코스 초입에 국립공원사무소가 이른바 ‘명품마을’로 가꿔놓은 백천마을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운이 좋다면 차가운 계곡 물에서 열목어가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자연부터 마을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하며 누구나 편히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백천계곡에 ‘최고의 트레킹 코스’라는 깃발을 달아주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는, 그곳까지 가는 길이 멀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태백도, 봉화도 오지로 손꼽히는데, 백천계곡은 그 두 지역의 끝과 끝이 겹쳐진 자리에 있다. 그러니 계곡은 늘 적요할 따름이다.

 


절집 현불사 앞 주차장에서 줄곧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편도 4㎞ 남짓이다.

이중 터널을 이룬 숲길은 뒷부분의 2.7㎞ 남짓이고, 앞쪽은 백천마을을 둘러보며 지나는 길이다. 백천마을은 마을 주민 전체가 여섯 가구라 ‘마을’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다. 한때 일흔여덟 가구까지 살았던 때도 있었다는데, 울진·삼척 무장공비침투사건과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하나둘 주민이 떠났다. 백천계곡에 열목어가 서식한다는 이유로 1962년 마을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래 마을 개발도, 외부인들의 입주도 불가능했으니 주민들이 떠난 자리는 다시 채워지지 않았다. 이렇게 한 세대가 넘는 시절이 갔으니 숲과 계곡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보전될 수 있었다.

 

# 청량한 계곡과 이어진 최고의 숲길

백천마을에는 여섯 가구가 모두 이름을 갖고 있다. 투방집, 큰바우집, 나무다리집, 옛집, 끝집, 사과부자집…. 집 옆에 큰 바위가 있어서 큰바우집이고, 마을에서 가장 오래 산 주민의 집이라 ‘옛집’이며, 계곡으로 드는 마을 끝에 있다고 해서 ‘끝집’이다. 사과부자집은 마을 비탈에 제법 너른 사과밭이 있어 ‘부자(富者)’인 줄 알았더니, 사과농사를 짓는 아버지와 아들이란 뜻의 ‘부자(父子)’란다. “머 여기서 부자 캐도 다 거기서 거기지. 안 그래요?” 이렇듯 세상과 돌아앉은 오지 산골 마을까지 들어와서 돈이 많고 적음으로 집의 이름을 삼았을 거라 생각했다는 외지인의 얘기에 주민들은 피식 웃었다.

 

백천계곡이 열목어 서식지라 안내판이 열목어모양이다.

집과 집을 잇는 마을 길은 마치 잘 꾸민 자연 정원의 산책로 같다. 인상적이었던 건 청량한 물소리를 따라가는 마을의 ‘물소리길’에 있던 전체를 투명 아크릴로 지은 작은 도서관이었다. 말이 도서관이지 한두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차는 그런 장난감 같은 집이다. 보아하니 숲과 계곡의 풍경이 투명하게 보이는 이 방의 책상에서 책을 읽으라는 얘기인 듯하다. 책이 비치돼 있지 않았고 관리도 좀 소홀해 보이긴 했지만, 거기 앉아 자연 속에 푹 파묻혀 책을 읽는 기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낭만적이었다. 그러니 백천마을에 갈 때는 읽고 싶었던 책을 챙겨가 보는 게 좋겠다.

 

마을을 지나 ‘계곡 깊은 길’이란 이정표를 따라 들어서는 백천계곡 숲길에 대해서는 길게 얘기할 게 없다.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같다. 계곡의 물소리를 따라가는 길이 온통 초록의 숲 터널이고, 숲 여기저기에 붉은 금강송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으며, 길을 걷는 내내 박하 향 같은 숲의 향기와 청아한 새소리가 따라오는 그런 길이다. 여기는 길을 저절로 걷게 만들어서 제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으니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될 듯하다.

 

백천계곡의 백천마을에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라고는 하지만 말이 그렇고, 벽체가 없는 움막에 더 가깝다. 전망대라고 하면 ‘높이’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여기 백천계곡 전망대는 길에서 고작 계단 4개를 올라간다. 거기서 ‘전망’하는 대상은 차가운 계곡 물에서 헤엄치는 열목어다. 유연하게 헤엄치는 열목어는 그곳의 자연이 살아있음을 감격적으로 보여준다.

 

백천계곡은 국내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세계적인 희귀종 열목어의 세계 최남단 분포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빙하기 어족인 열목어는 눈에 열(熱)이 있다고 하여 열목어(熱目漁)라 부른다. 냉수어로서 한여름에도 수온이 20℃가 넘으면 살지 못한다. 따라서 햇빛이 많이 드는 계곡보다는 숲이 울창하여 계곡으로 유입되는 태양열이 많지 않은 곳에서만 살 수 있다.

 

 

■ 백천마을 현불사 이야기

백천계곡의 들머리에 백천마을이 있고, 백천마을의 초입에 절집 현불사가 있다. 현불사는 ‘불승종’이라는 생소한 종파의 본찰인데, 분위기가 좀 독특하다. 유교식 제사를 지내는가 하면 불법과 선도를 가르치기도 한다. 다른 불교 종파와는 달리 육식을 금하지 않아 공양간 밥상에 고깃국이며 생선조림이 오르는 것도 특이하다.

 

현불사는 뜻밖에 정치인 사이에서는 이름난 절집이다. 현불사를 창건한 설승 스님은 생전에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에게 예언을 해주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예언이 족집게처럼 맞았던지,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현불사에 줄을 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회창, 박태준, 이한동, 한화갑, 권정달, 김중권 씨 등이 현불사를 자주 찾았단다.

 

 

/ 문화일보 박경일 전임기자 

 

석포면 대현리에 있는 현불사는 태백산이 장대하게 펼쳐지고 열목어가 사는 백천계곡이 흐른다. 숲길을 따라 걸으면 신라 성덕대왕 신종을 본떴다는 보현종각이 나온다. 현불사 앞에 다다르면 열목어가 사는 연못과 대득도교의 아치가 인상적이다. 현불사는 불승종의 총본산이다. 1989년 불승종의 창종주 설송종조가 깨달음을 얻고 창건했다.

 

수려한 풍광 속의 화려한 사찰에 우리나라 정치인이 많이 찾아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견한 사찰로 유명하다.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현불사 영령보탑 앞에서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을 위로하는 추계대제에 참석했는데 그날 밤 보탑에서 오색방광이 일어났다고 한다.

 

석포면 백천길 50-8 (대현리) / 백천계곡 오토캠핑장 

 

봉화 대현리 백천계곡 (daum.net)

 

봉화 대현리 백천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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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daum.net

 

봉화 35번국도 백천계곡 청옥산자연휴양림 솔개발목이봉 진대봉 (daum.net)

 

봉화 35번국도 백천계곡 청옥산자연휴양림 솔개발목이봉 진대봉

중앙고속도로 영주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영주~봉화를 거쳐 소천면소재지까지 진입한 다음 현동 삼거리에서 좌회전, 31·35번 국도를 타고 늦재를 넘어서면 내리막길 오른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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