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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순창 동계면-천담리 구담마을 장구목

by 구석구석 2007.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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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도로 태인IC(30번 국도, 태인 방면)→태인→강진면 소재지(717번 지방도, 동계 방면)→천담마을 입구를 조금 지나 고갯길이 시작될 즈음 오른쪽 시멘트길로 접어들면 어치리 회룡마을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을 타고 회룡마을을 지나면서부터 장구목 일대의 절경이 펼쳐진다.

 

영화촬영의 명소 구담마을

 

섬진강 시인으로 통하는 김용택씨는 꿈꾸는 섬진강에서 섬진강 오백리길에서도 임실의 한 자락을 흐르는 천담과 구담을 거쳐 장구목으로 흘러드는 물길을 가장 아름다운 물굽이로 꼽았다.

이를 증명하듯 영화 아름다운 시절과 춘향전이 여기서 촬영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시절에서 주인공이 어린시절 친구와 몰래 만나 작전을 꾸미던 곳. 커다란 미루나무 아래로 계곡이 내려다 보이던 곳. 엄마는 미군의 빨래를 맡아와 강에 담궈놓고 아이는 옆에서 물장구를 치던 곳.
개울에 걸린 돌담풍경. 이들이 전부 구담마을에서 촬영되었다. 예부터 구담마을은 오지 중 오지였다. 빨치산의 마지막 세력들이 근거지로 삼았던 회문산이 지척인 것만 봐도 여실히 알 수 있는 바다.
 
지금도 구담마을은 여전히 오지다. 버스도 들어오지 않는다. 천담마을까지만 차가 들어온다. 섬진강과 붙어살다시피 하는 천담마을 앞의 커다란 느티나무와 정자를 옆으로 끼고 섬진강 자락을 따라도는 산길을 꼬불꼬불 돌아가면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작은 마을 하나가 나온다.

 

봄이면 강을 따라 매화가 피는 운치 하나만큼은 최고의 길이기도 하다. 기껏해야 마을엔 10여 세대 스무명 남짓한 주민만이 산다. 

도로가 끝나는 지점은 마을회관. 회관에서 바로 뒤쪽의 커다란 느티나무쪽으로 오솔길을 따라 가면 언덕 위에 공터가 있고 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라고 쓴 기념비가 나온다. 아래로는 섬진강 물줄기가 영화에서처럼 굽이치며 흐른다. 그런데도 뭔가 덜 본 것 같은 미진함이 많이 남는다. 공터에서 마을회관쪽으로 되나오면 회관앞에서 강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제법 널찍한 강변이 나온다. 강 이쪽과 저쪽은 요즘 어지간한 시골에서도 보기 어려운 징검다리가 놓여 있어 정겨움이 살아있다. 징검다리 아래로로는 청석바위 위로 얕은 물이 흐르고 아래는 물놀이하기 딱 좋을 정도의 개울이 펼쳐진다. 바로 아래는 순창땅인 장구목이다. 김용택시인의 시어처럼 아름답다. 

강변에서 올려다 보면 그제서야 구담마을의 전부가 보인다. 정확히 산중턱에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는데 빨갛고 파란 지붕들이 초등학교 때 상상으로 그렸던 풍경화랑 너무 닮았다. 마치 7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오롯한 시골풍경. 구담마을은 누구나에게 마음속 고향으로 남겨 두고 싶은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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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 '장구목'

 

임실군 덕치면 장산마을 앞의 섬진강에서 다슬기를 잡는 모습

섬진강은 불리는 이름이 곳곳마다 다르다. 강이 발원하는 진안군 백운면 사람들은 ‘서천’ 또는 ‘백운천’이라 하고, 그 아래쪽의 임실군 관촌면과 신평면 주민들은 ‘오원천’이라 한다.

 

섬진강댐을 끼고 있는 운암면에서는 ‘운암강’으로 불린다. 운암강의 물은 잠시 옥정호에 안겨 머뭇거리다 섬진강댐을 지나 김용택 시인의 고향인 임실군 덕치면 장산마을에 이른다.

 

장산마을에서 천담, 구담을 거쳐 순창 장구목에 이르는 물길은 500리에 이르는 섬진강 물길 중에서도 가장 향토적이고도 자연미 넘치는 곳이다. 강물은 물 속이 훤히 들여다 뵐 정도로 깨끗하다. 강물 따라 이어지는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한 장면같이 서정적이다. 이런 풍광은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의 장구목 일대에서 절정에 이른다.

장구목에서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기기묘묘하게 팬 바위들이다. 진짜 요강처럼 생긴 요강바위를 비롯해 천태만상의 바위들이 강줄기를 따라 3km 정도나 늘어서 있다. 하나같이 일부러 조각해놓은 듯 섬세하고 정교하지만, 실은 수천 수만 년의 세월 동안 강물이 쓰다듬고 어루만져 태어난 작품들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바위들마다 모두 물결 형상이 나타나 있다.

 

장구목 주변의 강변과 마을 풍경은 마치 시간을 30~40년 전으로 되돌려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강바람에 하늘거리는 미루나무가 있고, 때로는 물길도 되고 사람 길도 되는 길이 강줄기를 따라간다. 산자락은 강기슭과 맞닿아 있고, 강물은 산허리를 연신 쓰다듬으며 흘러내린다. 처음인데도 언젠가 한동안 머물던 곳이기나 한 듯 아늑하고 따뜻하다. 이곳이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주요 촬영지가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장구목을 지나는 섬진강은 강폭이 넓고 수심도 비교적 얕다. 그래서 큰물이 질 때만 아니면 강변에 텐트를 치고 천렵이나 수영을 하기에 제격이다. 여름철에도 인근의 지역 주민들 이외에는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영화 제목처럼 인정 넘치고 자연을 벗삼아 지내던 ‘아름다운 시절’이 목메도록 그립거든 섬진강의 장구목에 한번 들러볼 만하다.

 

◆ 숙식

장구목이 있는 동계면 어치리에는 장구목가든(063-653-3917)과 토종가든(653-7196)이 있다. 모두 흑염소, 민물매운탕, 토종닭백숙 등의 메뉴를 내놓으며, 민박집과 식당을 겸하고 있다.

 

어치리 내룡마을 011-9648-4473  

 

* 봄 - 매실꽃 관찰, 매실 수확, 매실 액기스 담그기, 농촌 민박농업 체험
* 여름 - 1급수 맑은 물에서 물놀이, 오석 관찰
* 가을 - 밤, 대봉(감) 등 과실류 수확
* 겨울 - 겨울 강 풍경 사진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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