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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광양 마로화적 광양불고기

by 구석구석 2009.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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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느끼는 감동의 폭은 식도락에서 좌우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여행의 기억이 분명 입 에서 가장 오래 남기 때문. 아니다 다를까. “한번 갔던 여행지는 다시 가지 않는다.”는 철옹성 같았던 기자의 소신은, 입안에서 설설 녹던 광양불고기 맛을 접한 후,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숯불에 붉은 빛으로 식감을 자극하는 고기를 얹고 지글지글 구운 다음, 매콤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그 맛은 참으로 절정이다. 여기다 싱싱한 야채에 된장 발라 싸 먹는 불고기 상추쌈은 그 옛날 양반님들조차 체면불구하고 입을 쫘~악 벌리게 만들 정도로 예술. 일상에 복귀한 후에도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그 달달 하고도 감미로웠던 광양불고기의 맛, 지금도 그 즐거움이 되살아나 아드레날린 분비를 수없이 자극한다.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一味 馬老火炙, 마로는 광양의 옛 이름)이라….’

예로부터 전국 불고기계를 완전히 평정해버린 맛의 달인이 있었으니 그 이름하야 광양불고기. 그럼, 그 맛의 비결을 차근차근 정리해보자. 우선 불고기의 대표주자인 광양은 남도의 젖줄기인 섬진강남쪽에 위 치해있다. 여기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호남 정맥을 완성하고 섬진강 550리 물길을 마무리해 주는 백운산을 품은 넉넉하고도 포근한 땅이다. 이 백운산 자락에서 자라난 한우를 청동 화로에 참숯불을 피 우고 구리석쇠에 잘 손질된 한우를 구워먹는 것으로, 그맛에 있어 천하일미라 칭송되고 있는 것이 바로 광양불고기.

광양불고기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광양읍내에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영희씨의 시할머니가 집에서 직접 해먹던 숯불고기를 상업화하면서부터다. 이후 시어머니와 박씨,가업을 잇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아들까지 4대에 이르면서 광양숯불고기는 전국 숯불고기의 대명사가 됐다.

 

광양불고기의 특징은 일단 지방이 골고루 퍼져있고 육질이 부드러운 최상급 고기라는 점. 특히 주목해야할 점은 양념 하는 방식이 다른 불고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불고기하면 미리 양념에 재워진 상태에서 불 판에 오르는데 반해 광양불고기는 먹기 전에 바로 양념한다. 이는 양념장에 미리 재워두면 고기 맛이 다 빠져버리기 때문이라고. 거기다가 백운산에서 자생하는 참나무숯을 이용해 화로에서 구워내기 때문에 불 기운이 은은하게 스며들면서 고기가 서서히 익어 야들야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낸다.

 

“옷 재단을 하듯 정성을 들여 고기를 다듬어야해요. 또 근육의 결과 반대가 되도록 얇게 썰어야 고기가 부드럽고 연해지죠." 고기를 손질하고는 간장, 설탕, 참기름 등 양념을 넣고 함께 버무리던 박영희 사장의 말이다. 보기엔 큰 비법 없어보이는 양념인데도 된장 맛이 나는 듯, 간장 맛이 나는 듯한 알쏭달쏭한 그 맛은 결코 들큼하 지 않다.

 

이어 박사장은 제대로 썰지 않는 고기는 질겨져 씹는 데에만 신경을 써야 되기 때문에 맛을 느 낄 겨를이 없다면서, 정성 들여 손질한 고기를 주문과 함께 양념을 넣고 버무려 내놓는 것이 이 집만의 비결이라고 귀띔한다. 이는 고기맛과 양념맛을 각각 느끼도록 하기 위한 배려. 수시간 전부터 양념에 재 워 물이 줄줄 흐르는 불고기에서 느낄 수 없는 맛은 아마도 이같은 정성과 노하우에서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광양불고기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는 법이 없다. 톳냉면도 맛깔난다. 광양 백운산 참나무로 만든 참숯을 사용해 거기서 올라 오는 향으로 살짝 구워내는 것도 중요한 과정 중 의 하나. “육질이 입에서 사르르 녹는구나!” 과연 한 입만 베어 물어도 그 신선함이나 육질의 부드러움 등 고기 맛이 예사롭지 않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 육즙이 입안 가득 베어 나온다.

 

사실 고기란 것은 몇 점만 먹어도 쉬 질리는 그런 특성이 있는데, 광양숯불고기는 질리는 맛이 전혀 없다. 오히려 먹으면 먹을수록 구수한 맛에 놀란다. 광양불고기 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인은 바로 놋화로에 구리판, 참숯등 옛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 불고기를 먹 는 후엔 씹히는 맛이 일품인 톳 냉면을 맛볼 수 있어 마지막까지 입이 황홀하다.

 

강산이 몇 번이나 지나는 동안에도 한결같은 구이법과 장인정신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광양 불고기의 맛은 그 누구도 따를 자 없을 듯 하다. 어디 그 뿐인가. 맛도 맛이지만,후한 인심에 마음 까지 불러 돌아올 수 있는 여정이 바로 광양. 겨울의 끝자락, 감동적인 식도락여행을 꿈꾸고 있는가? 그렇다면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一味 馬老火炙), 광양을 주목하라. 구수한 숯불고기로 두둑이 배를 채웠다면 주변 명소도 둘러보자. 가까이에는 백운산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취재기자 손은덕

 

▶ 광양불고기 맛있는 집
광양읍내에 있는 한국식당(061-761-9292)은 원조 4대 전통숯불고기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장의 인심 또한 배부르게 한다. 1인분에 1만 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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