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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북도

완주 불명산 화암사

by 구석구석 2009.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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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과 천등산사이 괴목동천을 끼고 이어지는 17번 국도를 따라 15분 주행-장선 삼거리주유소-V자 갈림길에서 왼쪽 직선으로 이어지는 운주 우회도로로 들어가 말골재-용복주유소-정수횟집- ‘화암사 3.5km’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는 매점-요동마을(일명 싱그랭이 마을)


 

 

불명산(佛明山·480.2m)은 전북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와 운주면 장선리, 금당리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이 산의 모산은 운장산(雲長山·1,126m)이다. 운장산은 예부터 전국 8대 오지 중의 한 곳으로 완주군과 진안군의 험준한 산자락을 거의 거느리고 있다.

 

불명산에는 반달형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서쪽 분지에 천년고찰 화암사(花岩寺)가 숨은 듯 자리하고 있다. 이 절에는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목조건축 우화루(雨花褸·보물 제662호)와 극락전(極樂殿·보물 제663호)이 볼거리를 제공해 산행의 묘미를 더욱 북돋아주고 있다.

 

느티나무 앞 삼거리에서 북쪽 좁은 도로를 따라 약 2km 들어가면 화암사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오른쪽(동쪽) 오솔길을 따라 V자협곡 속으로 들어선다. 이 협곡은 정오에만 잠깐 햇볕이 들고 곧바로 그늘이 져서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 있는 곳이다.

 

협곡 안으로 7~8분 들어서면 왼쪽으로 콘크리트 전신주로 만든 다리를 건너간다. 약 50m 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또 계류를 건너면 오른쪽 지계곡 입구에 15m 와폭이 반긴다. 와폭을 뒤로하고 4~5분 더 들어가면 마주보이는 수직절벽 아래로 15m 수직폭포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수직폭포 상단부에는 약 60m 철계단이 30도 각도로 가로놓여 있다. 철계단을 통해 폭포 상단부에 오르면 왼쪽으로 꺾여 소(沼) 위를 건너간다. 다리를 건너듯 소를 통과하면 곧이어 10m 수직폭포 물줄기를 마주보며 45도 경사로 놓여 있는 철계단을 올라간다.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수직폭포 상단부를 오른 다음, 약 80m 거리에 이르면 ‘불명산화암사’ 현판이 걸려 있는 우화루 아래에 닿는다. 화암(花岩)의 유래는 이곳 반석 위에 모란꽃이 피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이 모란꽃은 관음조가 물고 왔다는 설과 모란꽃에서 비친 서광이 당나라까지 뻗어 당나라에서 이곳까지 사신을 보내 그 꽃을 따오게 하여 병든 공주에게 먹여 치료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조선 세종 23년(1441년)에 쓰고 선조 5년(1572년)에 세워진 화암사 중창비에 의하면 원효대사, 의상대사, 윤필거사가 이 사찰에서 수도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1,300여 년 전 신라 진덕여왕 3년(649년)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비문에는 조선 태종 17년(1417년) 평안도 관찰사로 부임한 성달생(成達生)이 사찰을 지을 터를 물색하여 세종 7년(1425년)에 이 화암사를 중창했다는 기록도 있다.

 

 

 

화암사는 극락전과 우화루가 북과 남으로, 적묵당과 조사당이 동과 서쪽으로 마주보는 ㅁ자형으로 자리하고 있다. 우화루는 2층 공중누각식 건물. 2층이 극락전 앞마당과 평행을 이뤄 마당과 2층 마루가 붙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극락전은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하앙식 건물의 유일한 예이다. 1981년 수리할때 묵서명이 발견되어 조선 선조 38년(1605)에 건립되었음이 밝혀졌다. 건물은 잡석기단 위에 자연석 덤벙주초를 놓고 민흘림기둥을 세웠으며,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양식의 맞배지붕 형식이다. 건물 내부에는 중앙칸 뒤쪽에 소박한 불단을 놓고 관세음보살상을 봉안하였으며, 그 위에 닫집을 만들어 비룡을 조각하였다.

 

공포는 외이출목 내삼출목으로 외부는 앙서형의 쇠서를 새기고, 내부는 연화초를 새겼다.공포 위에는 하앙이 경사로 얹혀져 외부에서는 처마의 하중을 받고 내부에서는 지붕하중으로 눌러주게 되어 있어 처마하중이 공포에 주는 영향을 격감시키게 하였다. 하앙식 공포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구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유구로 목조건축구조 연구상 귀중한 자료다. 

 

자료출처 : 마운틴월드

 

 

 

 

 

» 완주 화암사 극락전의 처마 모습. 극락전은 국내 유일의 하앙식 구조 목재건물이다. 용의 머리 모습을 조각한 목재들이 하앙구조 목재의 끝부분이다.

 

광해군 때 호영(虎英) 스님이 주조했다는 높이 107cm에 지름 70cm인 동종(銅鐘·전북 유형문화재 제40호)도 볼거리다. 임진왜란 때 왜구들이 무기로 쓰려고 종을 징발하러 몰려오자 종이 스스로 종소리를 울려 스님들이 땅속에 묻었다가 해방 후에 파냈다 한다.

 

우화루 맞은편 남쪽 지능선 사면을 뒤덮은 산죽군락 사이 산길로 발길을 옮겨 10분 올라가면 불명산 서릉 안부에 닿는다. 계속 산죽이 군락을 이룬 서릉을 타고 25분 올라가면 길은 오른쪽으로 휘돌아 사면을 가로질러 이어진다. 사면길을 따라 약 100m 거리에 이르면 남서릉 안부에 닿는다.

 

남서릉 안부에서 왼쪽 급경사 능선으로 5분 더 올라가면 봉화대 축대가 있는 불명산 정상이다. 정상에서는 사방이 참나무로 에워싸여 조망이 안 되는 것이 흠이다. 그러나 녹음기가 아닌 요즘에는 그런 대로 나뭇가지 사이로 조망이 가능하다.

 

남쪽으로는 이 산의 형님뻘인 선녀봉과 칠백이고지가 하늘금을 이루고, 남서쪽으로는 고산 방면 봉수대산 줄기가 넘실거린다. 북서쪽으로는 화암사 골짜기 너머로 미륵산과 장재봉이 하늘금을 이루고, 북으로는 시루봉이 뾰족한 자태로 시야에 들어온다. 북동으로는 장선천 분지 위로 대둔산과 천등산이 마주 보이고, 동으로는 금산군 방면 선야봉도 눈에 들어온다.

 

하산은 남서릉을 타고 470m봉~동향동계곡을 경유해 버스종점인 요동 느티나무 앞 삼거리로 나오면 된다. 정상에서 북서릉 시루봉을 넘어 장선리재에 이른 다음, 남쪽 임도를 따라 40분 거리인 불명사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이용해도 된다. 또는 정상에서 선녀봉 방면 주능선을 타고 용계재에 이른 다음, 서쪽 시우동계곡으로 내려서서 요동으로 나와도 괜찮다.

 

요동 삼거리를 기점으로 동향동~화암사~서릉을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다음, 정상에서 남서릉, 또는 북서릉~시루봉~장선리재~임도~화암사 주차장~동향동을 경유하여 요동 삼거리로 원점회귀하는 산행거리는 약 9km 안팎으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자료출처 : 월간산 400호

 

숙식

식사는 용복주유소 뒤 정수횟집(063-261-9893), 요동 삼거리에 있는 옻닭집(261-1042), 싱그랭이식당(261-7744), 곶감창고 옆 김명곤씨 농가(261-0383)에 미리 전화하면 된다. 옻닭, 된장찌개백반, 토종닭 등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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