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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제주 한라산-한라산등반코스

by 구석구석 2008.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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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재발견-삼순이와 삼식이의 사랑이 머무는 곳 

 

삼순,삼식의 한라산 조우 장면은 수많은 추종자 세력을 만들어 냈으며, 지금까지도 삼식을 만나기 위해 한라산을 찾는 삼순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새삼스레 우리곁에 더욱 가까이 다가온 한라산. 깊어가는 이 가을 한라산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제주도의 상징인 한라산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한라산은 그 어느때보다 우리들 곁 가까이 자리를 잡았다. 그 원인을 따져보니...


2005년 여름을 강타한 초특급 태풍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내 이름은 김삼순’.
MBC 수목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김삼순’은 삼순삼식 어록과 명장면 명대사, 파티쉐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일약 세상에 알리는 등 그야말로 삼순이 바이러스는 TV 브라운관을 넘어 전 분야로 확산됐다. 특히 시청자의 호기심을 절대극치로 끌어올린 삼순삼식의 한라산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 반열에 들어섰다. 삼순이가 삼식을 잊기 위해 한라산을 오르는 장면은 수많은 추종자 세력을 만들어 냈으며, 지금까지도 삼식을 만나기 위해 한라산을 찾는 삼순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극중 삼순이 역할을 맡았던 김선아씨는 한라산 촬영 당시 찍었던 자신의 셀프 사진과 스태프들 전체가 함께 찍은 사진들을 올리며 “너무 힘들었던 촬영이었지만 값진 추억이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럴만도 한 것이 한라산은 1950m의 높이를 자랑하는 남한 최고의 산이다.

 

 

한라산은 과연 어떤 산?

 

 

1966년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 지정된데 이어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라산은 예나 지금이나 제주도를 상징하는 산이다.
남국 제주도의 한복판에 우뚝 솟은 1950m의 남한 제일 고봉의 한라산이다. 한라산은 봄엔 진달래 철쭉, 여름은 우거진 초록, 가을 단풍과 많은 열매, 겨울의 한란향기, 설경 등 일년 사계절 독특한 아름다움을 번갈아 가며 보여 주는 자랑스러운 산이다.
삼신산의 하나인 한라산은 옛날부터 우리나라 명산으로 알려져 왔고 제주도 중앙에서 그 줄기는 동서로 뻗어 있으며 남쪽은 급한 반면 북쪽은 완만하고, 동서는 다소 높으면서 평탄하고 광활하다.
지질학상 신생대 제4기에 화산분출로 생성된 휴화산으로 대부분 현무암으로 덮여 있는데 산마루에는 분화구였던 백록담이 있으며 고산식물의 보고로서 식물의 종류도 무려 1,800여 종이나 되어 울창한 자연림과 더불어 광대한 초원이 장관을 이룬다.

 

 

뿐만 아니라 높은 절벽과 깎아지른 듯한 비탈, 그리고 얕은 계곡의 기암괴석 등 빼어난 자연경관과 이 산의 명물로 꼽히는 진달래 군락이 또한 아름답다. 그밖에 천자만홍에 덮인 가을의 만산홍엽은 빼놓을 수 없는 경관이며, 유독 눈 속에 잠긴 설경의 한라는 절경 중의 절경으로 꼽힌다.
한라산은 또한 유서 깊은 전설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한라산은 그 이름에서부터 흥미로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오늘날 남아 있는 제주도 관련 가장 오랜 문헌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이원진의 탐라지에 따르면 한라산이란 이름은 은하수를 어루만지는 산이라는 뜻으로 불리워진 이름이라고 돼 있다. 흰구름 위에 우뚝 높이 솟아 미릿내 곧 은하수를 어루만지고 있는 산이다 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제주도의 옛 이름의 하나로 영주라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 이 한라산의 또 하나의 이름에 영주산이란 이름이 있다. 영주산은 중국의 전설에 나타나고 있는 삼신산의 하나이다. 중국 전설에는 신선들이 산다는 세 개의 신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 선경은 중국에서의 동쪽 바다에 있는 산으로 사계절 꽃이 피고 신선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다는 거룩한 산이라는 것이다. 그 세 개의 산 이름은 영주산, 봉래산, 방장산인데 그중 영주산이 한라산, 그래서 제주도가 영주라는 것이다.


한라산 정상은 못을 이루고 있고 이 못 이름은 백록담이다. 흰 사슴의 못이라는 뜻이다.
옛날에는 오늘과는 달리 한라산에는 사슴이 무리를 지어 살았고 제주도에서 조정에 올리는 진상품 가운데서도 사슴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백록담에는 흰사슴에 관한 전설도 흥미롭다.

 

◆한라산 정상, 백록담을 볼 수 있나요?
한라산 등반은 모두 네 코스에서 가능한데 삼순이처럼 정상까지 오르려면 관음사 코스(왕복 10시간)나 성판악 코스(왕복 9시간)를 선택해야 한다. 드라마에서 삼순일행이 오른 코스는 비교적 등반이 편안한 성판악 코스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 1,600원이고 주차료는 소형 기준 1,800원이다.


 

관음사 코스-총 8.7km 정상등반 가능

 관음사휴게소- 탐라계곡 - 개미목 - 용진각 - 동능 

 
 

 

관음사코스는 성판악과 더불어 현재 한라산 정상을 오를 수 있는 등산기점의 하나다. 등산로 입구에서 동쪽으로 약 1.2㎞지점에 관음사란 사찰이 있기 때문에 관음사코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코스에는 1995년 5월에 개장한 야영장이 있어, 한라산에서 유일하게 하룻밤을 야영할 수 있는 곳. 관음사코스의 가장 큰 자랑은 탐라계곡이다. 이 탐라계곡을 따르는 등산로로서 개미등 부근에서 골짜기가 동, 서로 나뉘는 능선을 가로지르며 장구목 건너편의 왕관릉을 거쳐 성판악 코스로 올라오는 동릉으로 오르게 된다.
이 계곡을 건너면서부터는 소나무와 조릿대가 무성한 능선을 타게 되는데 여기서 개미목이 시작된다. 개미목 능선 정상에 오르노라면 서서히 한라산 최고봉인 부악의 외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주위의 모습도 이제는 구상나무 숲이 펼쳐진다. 오른편으로는 장구목 능선과 삼각봉 반대편의 왕관릉등 한라산에서 손에 꼽을 만한 경치들이 펼쳐져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양 옆으로는 아득한 골짜기가 펼쳐져서 아찔한 기분마저 든다.

 

용진각계곡의 구름다리조감도, 관음사 등반코스에 있는 해발 1560m의 용진각계곡 탐방로가 2007. 9월 태풍 ’나리’로 유실돼 등반객들이 계곡을 건너는 데 위험성이 높아지자 국비 14억원을 들여 길이 52.4m, 폭 2m의 구름다리를 놓는다. 용진각계곡의 탐방로는 종전에는 폭이 20m에 불과했으나 태풍'나리'로 주변의 토사가 유실되며 50m 가량으로 크게 넓어진 상태다/연합뉴스

이 능선을 따라 내리막길이 시작되면서 용진각에 이르게 된다. 용진각은 삼각봉과 왕관릉 사이의 움푹 꺼진 골짜기를 이름하는 것인데, 특히 겨울철 온 산이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을 때는 환상적인 설국으로 변모한다. 왕관릉에 오르면 바로 정상으로 이어지는 편편한 길이다. 왕복 10시간 정도 소요된다.

 

관음사 등산로를 가로 지르는 탐라계곡의 나무다리. 관음사 야영장에서 3㎞ 지점에 있는 탐라계곡은 백록담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너야 하는 곳으로, 계곡 깊이가 70∼80m에 폭이 150여m에 이르는 등 급경사를 이뤄 등반을 마치고 하산하는 탐방객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곳이다/ 연합뉴스 

 

관음사 코스로 올라 그 코스로 하산해도 되지만 한라산의 면면을 더 많이 보고 싶다면 성판악 코스로 하산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차량이동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럴경우를 대비해 미리 조를 짜서 산행을 시작한다. 만약 2개조로 팀을 나눌 수 있다면 차량과 택시를 이용해 제주의료원까지 이동한 후 렌터카는 병원주차장에 주차한 후 택시 한 대를 이용해 관음사 입구까지 이동한다. 성판악으로 하산후에는 제1횡단도로(516 도로)를 연결하는 정기노선 버스가 있으므로 그 버스를 타고 제주의료원에서 하차하면 된다.

 

 용진각대피소가 새롭게 세워지는 곳은 한라산에서 경관이 뛰어난 삼각봉과 왕관능, 용진각계곡 등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한라산 오름군과 운무 등을 조망할 수 있다/김강임 

 

용진각 대피소 가기 전까지는 물을 구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매표소에서 충분한 물을 준비해서 산행해야 한다. 길이 험하고 길어서 사람이 많지 않고 특히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안개가 심하게 끼는데 반드시 등산로를 따라가야 하며, 이 코스로 오르기 전에는 충분한 사전지식과 산행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보보스제주/강은정기자 

 

대중교통:관음사까지의 버스노선은 현재 없다. 제주시내에서 택시를 이용했을 경우 1만원
입산시간:동절기(11,12,1,2월) 오전 9시/춘추절기(3,4,9,10월) 오전 9시30분
문의: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 064-756-9950

 

성판악 코스(총 9.6km 정상등반 가능)

 


제주에서 숙박한 후 이튿날은 성판악~정상~관음사 코스를 즐겼다. 우선 버스를 이용해 성판악에 도착했다. 오늘도 역시 맑다. 필자는 매년 한 번씩 겨울에 한라산 설산 산행을 했지만 철쭉 산행은 처음이다. 하지만 등산로는 낯이 익다. 약 250m마다 이정표를 설치해 놓았고, 숲길은 짙은 녹색의 길로 아침 산책을 하는 기분이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오른다.

성판악인 이곳에서 한라산 정상까지는 표고차 1,200m 정도 올라야 한다. 산의 오름과 내림은 삶의 애환과 기쁨의 과정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산을 오르는 것은 우리의 존재성을 되찾는 행위이기도 하다. 투명한 햇살이 짙게 우거진 나무 잎사귀 사이로 비추는 것조차 반갑다. 언제나 빛나는 산속에서 더불어 얘기할 수 있는 상대만 있다면 사람 사는 일의 활기가 넘쳐날 것이다.

 

▲ 영실 코스의 노루샘.

속밭을 지나 간이화장실이 있는 쉼터에 도착한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이곳에서 30분 정도면 무인 대표소인 사라악대피소까지 갈 수 있다. 숲속 사이로 성널오름이 유혹의 손짓을 하고 있고, 길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점점 가팔라진다. 후박나무를 비롯해 삼나무, 굴거리나무, 녹나무 등 활엽수 아래 사라악 약수가 자리 잡고 있다. 성판악 길의 유일한 약수터로서, 성판악매표소에서 1시간30분이 걸렸다.

 

30여 분 후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한다. 성판악 코스의 유일한 매점으로 산행객들에겐 휴식장소로 애용된다. 넓은 평원 위 곳곳에 핀 철쭉꽃이 반가움을 더해준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2.3km로, 더욱 더 가파른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낮게 자란 고채목과 구상나무, 털진달래, 설앵초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사이로 산행로는 점점 가팔라지지만 남쪽 능선 아래 연분홍 철쭉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여 놓았다.

 

또한 서귀포시 너머 지귀도를 비롯해 숲섬, 문섬, 범섬까지 조망을 즐길 수 있어 마냥 즐겁기만 하다. 곳곳의 낯익은 고사목은 겨울의 사진촬영 장소였기에 반가움이 더하다.

 

▲ 한라산 백록담 풍광. 가물어서 수량이 미미하다.
둥그스레한 정상의 모습이 다가오며 어느새 숲속을 지나 나무계단 길을 오른다. 겨울 산행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500m로 10여 분 소요된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어느 중년 부인께서는 숨이 차 도저히 못 올라가겠다고 투정을 부린다. 부군께서 어린아이 달래듯 옆에서 달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잠시 후 남한 최고봉 한라산 정상에 도착했다. GPS를 보니 성판악매표소부터  9.23km로 3시간30분이 소요됐다. 분화구에 많지는 않지만 푸른 빛을 발산하고 있는 백록담 물까지 바라볼 수 있어 온 천하를 얻은 기분이다. 산정 주위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팔도 사람들이 모인 듯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각 지역 특유의 사투리로 소란스럽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관음사 방향으로 향한다. 경사가 가파르지만 잘 정비된 나무계단을 이용해 하산한다. 왕관릉 너머 제주시가 한눈에 펼쳐지며 왼쪽의 고상돈 케언 아래 삼각봉 모습이 힘차게 솟아 있다. 고도를 낮출수록 왕관릉 능선엔 연분홍 철쭉이 만개했으며 여성 등산객들의 담소하고 있는 모습이 정겨워 사진에 담아 본다.

▲ 관음사 하산길에 뵈는 대표적 봉우리인 삼각봉.
용진각 대피소까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이지만 한라산의 또 다른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대피소를 지나서부터는 편안한 길이다. 왼쪽의 지류를 건너 낙석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철조망 아래 사면을 이용, 삼각봉 아래 쉼터인 개미목에 도착한다. 코앞에 보이는 삼각봉의 힘차게 솟은 모습에 감탄하다가 병풍처럼 둘러친 왕관봉과 한라산의 기막힌 풍광을 모습을 뒤로한 채 울창한 송림 숲으로 내려선다. 또 다른 한라산의 모습이다.

육지의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등산로 옆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잠시 후 검은 베레의 혼이 머무는 곳인 원점비를 지나 탐라계곡 대피소로 내려선다. 무인 대피소이자 철거 대상 건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흉물로 남아 있다.

탐라계곡을 건너면 평탄한 길이다. 숯가마터와 구린굴을 지나 휘파람을 불며 내려서는 길이 관음사 관리사무소가 있는 주차장까지 이어져 출발 7시간만에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월간산 맹헌영

 

 

대중교통:5.16도로 제주-서귀포 버스노선이용, 성판악휴게소 하차. 제주시에서 35분소요
입산시간:동절기(11,12,1,2월) 오전 9시/춘추절기(3,4,9,10월) 오전 9시30분
문의: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 064-725-9950


 

어리목코스(편도 4.7km 정상등반 불가능)

 

한라산의 대표적인 등산코스로 5월 만세동산의 철쭉은 장관을 이룬다. 어리목 코스는 어리목 산장 매표소에서 어리목 계곡을 건너 다소 가파른 사제비 동산을 오른후 만세 동산을 거쳐 윗세오름 대피소로 이어지며 이곳에서 정상 까지는 2.8km 이나 자연 휴식년제 관계로 윗세오름 까지만 등산이 가능하다. 이 코스는 영실코스에 비해 가파른 곳이 많으므로 영실코스로 윗세오름까지 오른후 하산코스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제주시 시외 버스 터미널 에서 어리목 입구까지 시외버스로 약 40분 소요되며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등산로 입구인 어리목 산장이 나오며, 입산통제로 윗세오름까지만 등반이 가능하므로 윗세오름까지 등반한후 영실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등산시간은 왕복 4시간 정도 걸린다. 보보스제주/강은정기자

 

 

버스이용시:제주시-어리목(1100도로 경유 중문행 시외버스. 40분소요)
입산시간:동절기(11,12,1,2월) 오전 12시/춘추절기(3,4,9,10월) 오후 1시
문의: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 : 064-713-9950

 

영실코스(편도 3.7km 정상등반 불가능) / 오백나한과 철쭉빛 어울린 영실 코스

영실 매표소에서 영실 휴게소까지 2.54km는 12인승 이하 소형 차량만 다니는 포장도로이지만 마침 지나가던 화물 차량이 정차해 고맙게 태워준다. 휴게소엔 철쭉 만개철에 맞추어 찾아온 인파로 붐비기에 서둘러 산속으로 향한다.
숲은 시집 가는 시골 처녀의 부끄러움을 감추는 두터운 옷인 듯 햇빛을 차단하고 만다.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이 숲길은 아름드리 적송이 반겨주고 그 사이를 등산화를 신은 사람, 운동화, 뾰족구두를 신은 여인네들, 아이를 동반한 어른들, 할머니 할아버지들 등 남녀노소가 걸어 오르고 있다.

출발한 지 20여 분 후 해발 1,400m 부근에서부터는 가파른 돌계단 길로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려야 한다. 능선 오른쪽엔 오백나한(五百羅漢)의 풍광이 펼쳐지며  잠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제주10경의 하나인 오백나한은 기암의 수가 500개나 된다는 데서 유래됐다. 나한이란 불교 용어로 생사를 초월해 법도를 배울 게 없는 자를 일컫는 말로, 일명 오백장군이라 부르고 있다, 또한 오백 형제와 어머니 간의 슬픈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곳으로 한라산의 대표적인 명소다.

오름길 주위로는 비록 대군락은 아니지만 군데군데 철쭉이 만개했다. 황매산, 일림산, 바래봉의 철쭉 군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주도 비바리의 수줍음처럼 군데군데 피어있는 모습이 어쩌면 더 정겹다.

▲ 영실 오름길에 만난 철쭉꽃.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와 막힘이 없는 조망은 우리나라 최남단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가족 단위로 올라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 정겹기 그지없다.

‘영실 1.5km, 윗세오름 2.2km’ 안내판을 지나 오른쪽 병풍바위 전망대에 도착, 잠시 휴식을 취하며 왼쪽 아래 불래오름, 어슬렁오름과 그 주변에 철쭉이 피어 붉게 물든 모습을 감상한 후 너덜쉼터를 지나 윗세오름의 평원에 도착한다. 대평원 위엔 낮게 자란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지만, 이제야 늦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어 다음 주에나 만개할 것 같다. 대평원 너머엔 한라산 정상 서벽으로 거무스레한 화구벽이 위협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잘 정비된 나무통로를 이용, 잠시 후 노루샘에서 갈증을 달래고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한다.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만이다. 대피소 쉼터엔 많은 산행객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으며, 매점에서 컵라면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통제구역이기에 중식 후 발길을 돌려 어리목으로 하산한다. 완만한 경사길이다. 약수터를 지나 등산로 양옆으로 제주조릿대 사이에 피어있는 철쭉 군락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어느새 사제비동산에 도착한다. 동산 아래엔 사제비약수가 흐르며, 잠시 후 녹음이 우거진 원시림의 세계로 빠져든다. 겨울철에 그 아름답게 피었던 상고대는 어디 가고 나무마다 신록을 뽐내며 자랑하고 있다.

이곳에서 어리목까지는 2.4 km로, 500년 된 송덕수 등을 보며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어리목 주차장에 도착한다. 월간산 맹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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