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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안동 가송리 예던길 농암종택 고산정

by 구석구석 202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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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송리 예던길탐방

 

도산 예던길 생태탐방로 도산면 단천리 백운지에서 가송리 가사리마을까지 수변탐방로 4.2km

태백 천의봉 너덜샘과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봉화 명호에 이르러 큰 물줄기로 흐르면서 곳곳에 담, 지, 소, 협, 대를 만든다. 고산정은 낙동강 천삼백리 물길 중 가장 아름다운 도산구곡 구간인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447번지에 있다. 주위에는 청량산의 남쪽 끝자락에서 외병산과 내병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낙동강의 상류인 가송협의 건너에는 송림과 함께 독산이 솟아 있어 절경을 이루고 , 독산 아래에는 월영담이 소를 이룬다.

고산정은 정유재란시 안동 수성장으로 활약하여 좌승지에 증직된 바 있는 성성재 금난수(惺惺齋 琴蘭秀 1530∼1599) 선생의 정자이다. 선생의 행장에 따르면 선생은 35세 되던 1564년(명종19)에 선성현의 명승지일이었던 가송협에 짓고 일동정사라 부르며 늘 경전을 가까이 한 채 유유자적했다.

고산정

정자는 안동팔경의 하나인 가송협의 단애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협이란 협곡이란 뜻으로 중국 양자강의 삼협이나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의 대협곡과는 그 규모에 있어 차이가 나지만, 가송협은 청량산이 낙동강과 만나면서 이뤄낸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는 협곡으로  한국형 협곡이다.

건립당시 사정과 주위의 절경에 대해서는'일동록'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창건 당시부터 예안지방의 대표적인 절경으로 알려져 그의 스승인 퇴계선생도 누차 문인들과 함께 와서 영시유상하였다 한다. '고산제영'(孤山題詠)에는 퇴계문도를 비롯하여 재경관인들까지 찾아 차운한 시가 수백 수에 달하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 기와집으로 3m가량의 축대를 쌓아 대지를 조성한 후, 얕은 기단 위에 자연석 덤벙주초를 놓고 기둥을 세웠다. 어간의 우물마루를 중심으로 좌, 우에 온돌방이 있다  조선시대 정자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고 건물도 비교적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가송협

2018년 이곳에서  시청률 18.1%를 기록한 이병헌, 김태리 주연의 24부작 tvN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이 촬영됐다. 주인공 애신(김태리 분)과 유진(이병헌 분)이 배를 타고 오가던 아름다운 나루터 장면이  고산정의 전경이다. 이외에도 영화 ‘봉이 김선달(2015)’, ‘궁합(2018)’에 나왔으며, 영화 ‘미인도(2008)’에서는 김홍도가 스승을 찾아가는 장면이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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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면 가송리 맹개마을 메밀꽃밭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위치한 농암종택 앞 강을 건너 언덕베기에 올라서면 생각지도 못했던 45,000㎡ 가량의 메밀 꽃밭이 펼쳐져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곳 메밀꽃밭은 귀농인 박성호씨가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고 있고 다른 소득 작물보다 이윤은 비록 적지만 경관 작물로서 최고인 메밀밭이 장관을 이뤄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메밀꽃밭 주변에는 가송리 특유의 뛰어난 경관이 어우러져 힐링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메밀밭이 위치한 가송마을은 안동에서 청량산으로 가는 35번 국도변의 안동과 봉화 경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퇴계선생이 청량산을 왕래하던 중 강가에 늘어선 소나무를 보고 참으로 아름답다하여 “가송”이라 했다는 유래가 있는 마을이다.

소목화당

가송리 메밀꽃 단지를 찾기 위해서는 농암종택 앞에서 강을 건너거나 도산면에서 조성한 도산예던길을 이용해 찾을 수 있다. 도산예던길을 이용하려면 가송마을 내 가사리에서 월명담, 장구목, 전망대를 거쳐 메밀꽃 단지가 있는 맹개마을까지 도보로 가야한다. [안동뉴스 2013. 9]

 

■ 농암종택

청량산과 낙동강이 어우러진 농암종택은 비가 오는 날 가면 금상첨화다. 구름이 내려앉은 청량산 줄기가 수묵화를 그려내고, 낙동강 물소리는 더욱 세차다. 농암 이현보 선생의 손때가 묻은 긍구당에서 하룻밤 묵어보자. 넓은 마루에 앉아 빗소리, 강물 소리, 새소리에 귀 기울이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진다.

농암 이현보는 조선 중기 때 문신이자 시조 작가다. 1498년(연산군 4) 식년 문과에 급제하고, 32세에 벼슬길에 올라 예문관검열, 춘추관기사, 예문관봉고 등을 거쳐 38세에 사간원정언이 된다. 그러나 서연관의 비행을 논하다가 안동에 유배되고, 나중에 중종반정으로 복직되어 30년 이상 조정을 위해 일한다.

1542년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시를 벗 삼아 지낸다. 조선 시대 자연을 노래한 대표적인 문인으로, 국문학 사상 강호 시조 작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작품으로 전해오는 ‘어부가’를 장가 9장, 단가 5장으로 고쳐 지은 것과 ‘효빈가’ ‘농암가’ ‘생일가’ 등 시조 8수가 남았다.

농암종택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단비를 뿌린 구름은 청량산으로 느릿느릿 걸어간다. 비 오는 날 한옥의 운치를 즐기려는 계획은 살짝 어긋났지만, 그래도 촉촉한 풍경이 반갑다. 무거운 구름이 내려앉은 청량산 줄기는 농암종택의 한옥과 어우러져 그윽한 풍경을 빚어낸다.

긍구당(肯構堂)은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농암종택의 별채다. 당호는 ‘조상의 유업을 길이 잇다’라는 뜻이다. 고려 때 농암 선생의 고조부가 지은 소박한 건물이다. 마루에 오르니 낙동강 물소리가 시원하다. 나무에 가려 낙동강은 보이지 않지만, 소리 덕분에 유장하게 흐르는 강줄기가 떠오른다. 방에는 색이 고운 원앙금침이 깔렸다.

긍구당에서 나오면 농암 선생을 모신 분강서원이 있고, 좀 더 강변으로 가면 건물 두 채가 보인다. 앞에 있는 애일당은 구순이 넘은 부친을 위해 농암이 지은 건물이다. 부친이 늙어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하루하루를 사랑한다’는 뜻에서 애일당(愛日堂)이라 이름 지었다. 선생은 부친을 포함한 노인 아홉 분을 모시고 어린아이처럼 색동옷을 입고 춤추며 즐겁게 해드렸다고 한다.

애일당 뒤에 자리한 강각에 오르니 세찬 물소리와 함께 낙동강과 벽련암이 펼쳐진다. 강각(江閣) 앞에서 강물은 여울을 만나기에 물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물소리를 듣는 수성각(水聲閣)이란 이름이 더 어울려 보인다. 마루에 놓인 의자에 앉으면 시간이 느릿느릿 흘러가는 느낌이다.

농암은 뒷모습이 아름다운 선비로, 조선 시대 유일하게 은퇴식을 하고 정계에서 물러났다. 임금은 금포와 금서대를 하사했고, 퇴계 이황은 전별시를 지어 선물했다. 한강까지 이어진 행차를 보고 도성 백성들이 담장처럼 둘러섰다고 한다. 농암이 고향으로 돌아와 강각에서 읊은 시가 ‘어부가’다. 농암은 부모님을 공경하며 자연에서 유유자적 지내고 싶어, 임금의 계속되는 상경 명령에도 끝내 응하지 않았다. 나라에서는 종일품 숭정대부의 품계를 내려 예우했다. 명예를 포기하여 더 큰 명예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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