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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춘천 공지천유원지

by 구석구석 202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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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오피아 한국전쟁에 파병한 16개국 중 하나

 

이디오피아길 초입에 2007년 문을 연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이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 가옥을 형상화한 건물로, 돔 형태 지붕이 3개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에 유엔군을 파병한 16개국 가운데 하나다.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1935년 이탈리아가 에티오피아를 침략했다. 에티오피아는 세계 각국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외면당했다. 이런 아픔을 겪은 하일레 셀라시에 1세 에티오피아 황제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파병을 결정했다.

 

참전기념전시실과 다목적실로 구성된 1층은 에티오피아 군의 한국전 파병 과정과 전공(戰功)을 기록한다. 다목적실에서 10분 남짓 관련 영상을 보고 관람을 시작한다. 참전기념전시실은 에티오피아 군의 군복과 소총, 훈장 등이 눈길을 끈다. 벽면에는 1951년 5월부터 1965년 3월 철수할 때까지 에티오피아 군 6037명이 치른 253회 전투 기록이 적혔다. 황제가 지은 부대 이름 ‘강뉴(Kagnew)’에 대한 설명도 있다. ‘상대에게 결정적 타격을 주거나 궤멸한다’는 뜻이 있는 에티오피아 말이다. 병역 수첩에 붙은 에티오피아 군인의 사진과 동판에 새긴 전사자의 이름 앞에서 절로 숙연해진다.

 

풍물전시실과 교류전시실로 나뉜 2층은 에티오피아의 문화를 이야기한다. 풍물전시실은 커피의 발상지 에티오피아의 커피 문화를 중심으로 꾸몄다. 테이블과 잔, 저울 등 에티오피아 전통 커피 도구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교류전시실에는 컵, 토기 등 에티오피아 전통과 문화가 드러나는 전시물이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토속적인 문양과 에티오피아의 기독교 문화가 엿보인다.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은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소개되며 방문객이 늘었다. 하지만 남다른 가치에 비해 소박한 기념관이다. 이디오피아길 건너편 ‘이디오피아집’과 연계하면 여행이 한층 풍성해진다.

 

시간은 196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에티오피아 군의 참전과 희생을 기려 공지천에 에티오피아참전기념비를 세웠다. 제막식에는 파병을 결정한 하일레 셀라시에 1세 에티오피아 황제가 참석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에티오피아 기념 공관 건립을 건의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조용이·김옥희 부부가 그해 말 사재를 털어 이디오피아집을 지었다. 하일레 셀라시에 1세는 ‘이디오피아벳’이라는 이름과 황실 상징인 황금 사자 문양을 내렸다. 에티오피아가 공산화되기 전인 1974년까지 황실 생두도 보내왔다. 그 인연이 바탕이 돼 이디오피아집은 에티오피아 원두커피를 내는 카페로 자리 잡았다.

 

 

■ 에티오피아 원두커피 내는 이디오피아 카페

 

1970~1980년대는 다방이 커피를 대표하던 시절이다. 그러니 이디오피아집은 춘천을 찾는 이들에게 이색 여행지였다. 테이블이 꽉 차자 카페 안에 신문지를 깔고 커피를 주문하는 이도 있었다. 이곳에서 맞선을 보고 결혼한 커플도 많았다.

 

이디오피아집 1층에 들어가니, 공지천 방면 창에서 말간 봄 햇살이 스민다. 해 질 녘에는 길게 그림자를 드리워 한층 그윽하다. 에티오피아라는 주제는 여전하다. 하일레 셀라시에 1세 사진부터 전통 북, 커피 용품까지 에티오피아와 인연을 보여주는 물건이 많다. 오래된 공간 특유의 클래식 감성도 자랑이다. 공지천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시면, 에티오피아까지는 아니어도 이국의 오래된 카페에 들어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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