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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하동 화개계곡 화개천 관향다원 칠불암 푸조나무

by 구석구석 2016.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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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리 화개천계곡

하동읍에서 약 50리에 이르면 섬진강의 본류와 화개천이 마주치는 화개장터에 이른다. 여기서 의신 마을까지 약 16km의 화개계곡은 수많은 역사와 수려한 자연 그리고 명승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십리 벚꽃길"을 따라 오르면 야생차나무의 파란 잎이 돌 틈에 솟아오르고 천년의 역사 속에 죽로차향의 향기가 코끝에 스쳐온다. 냇물 소리 요란한 깊은 계곡 언저리의 푸른 숲은 온통 차밭이다. 

봄바람에 날리는 벚꽃엔딩 / 지리산 골골이 흘러내린 화개천의 힘찬 물줄기는 수십 년간 그 자리에 선 굵은 뿌리에 맑고 시원한 생명수를 공급한다. 꽃길은 화개천을 따라 약4km, 십여 리를 이어진다. 길의 이름이 ‘십리벚꽃길’이 된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 나무는 햇살을 따라 몇 시간 사이에도 쑥쑥 꽃을 피운다. 아침의 벚꽃과 오후의 벚꽃이 다르다. 만개한 꽃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두툼한 터널을 이룬다. 맑은 날이면 투명한 꽃잎 뒤로 햇살이 반짝인다. 비가 온 날은 또 그런대로 좋다. 사람들은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걷는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비가 내린다. 절정을 지난 꽃잎이 바람을 따라 흩날린다. 불을 밝힌 밤의 벚꽃도 황홀하다. 덜 펴도 좋고, 다 피면 더 좋고, 질 때도 어김없이 좋은 길…. /황소영 객원기자

 

화개십리 벚꽃길은 수십 년을 헤아리는 벚꽃나무가 길 양쪽으로 줄지어 심어져 있어 봄철이면 십리길 벚꽃과 시냇가 버들 강아지와 들판의 보리밭이 조화를 이루며 황홀한 봄 풍경을 자아낸다. 삼신마을 물레방아 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오르고 오르면 지리산 대가람 쌍계사가 뒷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계곡 위에 보인다.

꽃길 끝의 쌍계사는 진감선사 대공탑비(국보 제47호), 대웅전(보물 제500호), 쌍계사 부도(충청남도 문화재 자료 제80호) 등 아홉 점의 보물을 보유한 사찰이다. 쌍계사 근처엔 ‘차 시배지’ 기념비가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나무 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줄기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쌍계의 골짜기를 따라 산을 오르면 짙은 숲속을 따라 오솔길이 나 있다. 3km를 오르면 웅장한 물소리와 함께 천길 언덕이 나타나고 백학봉 청학봉 사이로 64m의 불일폭포(지리산 10경)가 있으니 여기가 화개 청학동이다. 머루 알이 주렁주렁 달린 돌 벼랑에는 난의 향기가 짙다.

쌍계사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면 흐르는 물은 거울처럼 맑다. 옛날 남방불교의 성지요 가야의 7왕자가 성불했다는 칠불의 계곡이 나타나고 옥보고의 노래가 깃든 산 속엔 가야의 꿈이 서려 있다. 아들의 얼굴을 영지에서 겨우 바라본 수로왕 내외의 발자취가 범왕리 산천에 아련하고 범왕사와 대비사지가 예스럽다. 고운 최치원이 세속에 더럽혀진 귀를 씻었다는 세이암에 다다르면 온갖 아쉬움과 괴로움이 망각의 늪으로 사라지고 여울지는 냇물과 함께 내가 자연이고, 자연이 내가 된다.

 

특히 화개천 지류를 따라 신흥마을에서 의신으로 1km에 이르는 선유동은 바위와 나무들의 조화롭고 은밀한 아름다움으로 조용한 휴식을 찾는 도시인들에게 좋은 안식처가 되고 있다. 또한 냇물소리가 요란한 깊은 계곡 언저리의 푸른 숲에는 녹차밭이 곳곳에 있어 하동의 자랑인 녹차향기가 코끝으로 스쳐온다. 

 

왕의 녹차, 하동의 야생차밭길

부춘리 원부춘마을과 탑리 가탄마을을 잇는 11.4km의 지리산둘레길은 형제봉 임도를 넘어 중촌마을을 지나 정금마을로 올라선다. 이제부턴 지리산 녹차밭 사이를 직접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산을 막 벗어난 이들은 정금마을 차밭에서 입이 떡 벌어진다. 크기 면에선 제주나 보성의 차밭과 견줄 수 없지만 하동의 차밭엔 하동만의 매력이 있다.

차밭은 정금마을과 대비마을에서 절정을 이룬다. 종아리에서 허리께로 올라오는 초록의 잎들이 방금 산을 넘어온 이들을 위로하고 있었다. 산을 넘지 않아도 좋다. 차를 타고 올라와 잠시 걸어도 좋을 길이다(2.7km). 꽃길도 녹찻길도 걸을 때라야 몇 곱절 더 좋다. 길이주는 활력과 잎이 주는 풋풋함, 산과 강에서 불어오는 봄바람까지 어울려 그 길 위에 선 것만으로도 활력이 넘친다.

4월이면 화개는 찻잎을 따는 손길로 분주하다. 참새의 혀처럼 작은 우전에서부터 세작, 중작, 대작에 이르기까지 잎의 크기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하루 종일 딴 찻잎은 그날 바로 뜨거운 가마솥에 덖어야 한다. 봄이면 집집마다 막 수확한 찻잎의 싱그러운 향기와 구수한 냄새가 끊이질 않는다. 손목이 시큰하도록 덖고 비비고 털고, 그렇게 몇 번의 작업을 거쳐 지리산 덖음차가 완성된다. 황갈색 발효차도 맛있다.

 

지리산 칠불암 쌍계계곡 중턱에 ‘지리산 생녹차’ 광고 모델로 나왔던 이호영 여사가 예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곳 관향다원(觀香茶苑 055-883-2538 화개면 범왕길 169)이 있다. 장작을 때고 솔잎을 깔고, 지리산의 별빛과 달빛을 끌어들여 몸과 마음의 찌든때를 벗겨주는 정말 근사한곳이다.

 향기로운 차내음이 그득한 관향다원은 쌍계사에서 칠불사로 가는 길에서 시멘트 포장길이 나오면 1.2㎞ 가서 왼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특별히 간판은 걸려있지 않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겐 따로 마련돼 있는 황토찜질방과 다락방을 내주기도 하는데 방이 3개라 예약을 해야 한다.

 관향다원은 정말 예쁜 전통찻집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큼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으며 실내에는 친한 화가가 그려놓고 갔다고 하는 그림과 글귀들이 여럿있다. 찻값은 정해져 있지 않기에 예전에는 5천원을 냈으며 녹차이외에도 쑥과 토종꿀을 찌고 말리고 섞고 또 쪄서 만든 ‘쑥환’과 몸을 데우는 데 좋은 향긋한 솔잎차도 있다. 

 

범왕리 칠불암 055-883-1869

쌍계사 북쪽 20리 되는 곳인 지리산 토끼봉(1533m) 아래 800m 고지에 있는 절이다. 연담 유일(1720-1799)이 쓴 칠불암 상량문에 의하면 신라 신문왕 때 지리산 옥부선인이 부는 옥피리 소리를 들은 일곱 왕자가 입산하여 6년만에 도를 깨닫고 이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설에 따르면 선사옥보를 따라 출가한 가락국 수로왕의 7왕자가 지리산에 운상원을 짓고 수행하여 6년만인 103년 8월 보름에 성불했기 때문에 칠불암으로 고쳤다고 한다. 

칠불암 / 한국관광공사

 

 신라 옥보고는 이 절의 운상원에서 50년 동안 거문고를 공부하고 30곡을 지어 세 상에 전하였다고 한다. 칠불사는 1948년 여순반란군토벌 때 불에 타버려 다시 지었다. 신라 때 김해에서 온 담공선사가 지었다는 아자방의 2중 온돌이 복원되어 있다.

 

범왕리 산114-3번지 푸조나무 경상남도 기념물 제12호 (1993. 1. 12 지정)

 푸조나무는 따뜻한 지방의 하천과 마을부근에 많이 자란다. 곰솔, 팽나무와 함께 소금기 섞인 바다바람에 잘 견디기 때문에 바다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에 적당하다. 팽나무와 비슷해서 곳에 따라서는 개팽나무, 개평나무 또 검팽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하동범왕리 푸조나무는 높이 25m 둘레 6.25m로서 수령은 약 600년 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운 최치원선생이 속세를 등지고 지리산에 들어갈 때 꽂아둔 지팡이에서 움이 터 자란 나무라고 전하여 오고 있다. 고운선생은 입살할 때 '이 나무가 살아 있으면 나도 살아있고, 이 나무가 죽으면 나도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선생께서는 앞 개울가 바위에서 세상풍진에 대하여 더러워진 귀를 씻고 떠났다고 하여 후세사람들은 그 바위를 "세이암"이라 부른다.

1023번 지방도의 좌측편 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 앞에 위치/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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