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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북도

완주 동상면-구수리 성재산(장군봉)

by 구석구석 2009.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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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산

성재산 장군봉(將軍峰)은 옥수청산으로 산수가 신묘한 진안고원의 서쪽 끝자락 완주군 접경에 하늘을 찌를 기세로 우뚝 솟아 있는 삼형제 암봉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산세에서 신비로움이 풍긴다. 여인의 속살처럼 흰 바위들이 난공불락 천혜의 요새처럼 천인단애를 이루고 있어 새처럼 날아오르거나 암벽등반이 아니고는 접근이 어렵게 보인다.

 

예로부터 성재산에서 제일 높은 성봉(787m)은 국토방위의 거점이었다. 한국전쟁 때는 수많은 공비들이 만행을 저지르며 월성봉과 운장산, 대둔산을 오가던 길목이었다. 최근에는 군부대의 산악 암벽 훈련장이 되어 일부 등산로는 군부대에서 통제하고 있다. 

 

 ▲ 성재산의 기암인 두꺼비바위.

장군봉은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완주군 동상면 구수리 방향에서 보면 천군만마를 호령하는 장군의 위용이 있고, 병풍처럼 연이어진 거대한 암릉은 스릴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비나 눈이 내리면 위험하므로 초보자는 반드시 경험자와 동행해야 한다. 장군봉 골짜기는 여름이면 울창한 숲과 아우러져 천혜의 피서지가 되고 지리산 뱀사골계곡에 버금갈 정도로 맑고 곱다.

 

주천면 대불리 방향에서 보면 평범한 육산으로 보이지만 동상면 구수리 방향에서 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암릉으로 이루어져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남으로 운해를 허리에 감은 연석산·운장산·복두봉·구봉산 산줄기, 북으로 왕사봉·금만봉·대둔산, 서로는 중수봉·삼정봉·운암산이 한눈에 잡힌다.

 

장군봉의 기암과 서쪽 산경. 장군봉은 돌탑처럼 솟은 세 개의 암봉이다.

주자천이 굽이쳐 흐르는 주천면 대불교 아래에 있는 무이암을 답사하고, 55번 도로의 중리교에서 중리마을 우측 비포장임도로 들었다. 북쪽으로 태평봉수대가 있는 803봉이 손짓한다.

 

임도를 돌아 두릅재배지를 오르면 작은싸리재다(중리교에서 50분 소요). 금만봉(금강과 만경강 분수령)으로 가는 산행들머리에는 표지기가 만국기처럼 휘날린다.  미끄러운 급경사를 오르는데 고당리 방면에서 벌목하는 기계톱 굉음과 함께 쓰러져가는 나무들의 신음소리가 산꾼의 가슴을 마구 후빈다.

 

▲ (좌)장군봉 정상. 뾰족한 산세로 솟은 암봉이라 전망이 탁월하다.(우)장군봉에서 본 서쪽의 삼정봉. 가을 단풍이 화사하게 내려앉았다.

산죽터널을 한참 헤치면 금만봉에 닿는다(중리교에서 1시간10분 소요). 서쪽은 금강과 만경강을 가르는 실질적인 금남정맥이고, 북쪽은 부여 부소산 조룡대로 뻗어 가는 산경표의 금남정맥이다.

 

금만봉에서 미끄러지듯 10분쯤 내려오면 느티나무가 마중 나오는 큰싸리재에 닿는다. 서쪽은 완주군 동상면 축령마을, 동쪽은 진안군 윗진등이다. 금남정맥은 남쪽으로 이어지며 잡목길이다. 꿀맛 같은 오찬을 즐기고 나니 갈 길이 먼데 오수가 밀려온다. 코팅 철조망을 살아 있는 나무에 못 박아 설치해놓아 나무들이 고통을 견디지 못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첫 번째 무명봉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장군봉이 보인다. 서쪽 구수리 방향의 하산길이 뚜렷하다. 밋밋한 능선상에 있는 두 번째봉(삼각점 진안 409)을 지나면 곧이어 헬기장을 만난다(금만봉에서 1시간10분 소요). 그리고 735m라 높이가 잘못 표기된 표지석이 있는 세 번째 봉우리가 있다. 이들 삼형제봉 중에서 세 번째 봉우리가 가장 뾰족하다. 여기에는 동쪽 중리로 이어지는 하산로가 있다.

 

능선의 전망바위에서 남쪽을 바라보니 거대한 장군봉이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천연 요새같이 우뚝 섰다. 서쪽엔 삼정봉과 중수봉, 암봉인 운암산이 인사한다. 곧이어 두꺼비바위가 장군봉 계곡에서 올라오는 형상이다.

 

산죽길을 내려서면 등산객이 많아 교통정리를 하며 밧줄을 타고 암봉(3봉), 2봉을 지난다. 밧줄이 두 개 있는 1봉(장군봉 정상)은 바위가 미끄러운 난코스라서 조심해야 할 곳이다. 어느 아름다운 손길이 위험한 곳마다 밧줄을 매어 놓았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다보니 낡아서 교체해야 할 시기가 된 성싶다. 암벽을 올라서노라니 스릴 만점이다(금만봉에서 2시간 소요). 

 

정상엔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앙증맞은 표지석을 세웠다.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오금이 저린다. 사방이 탁 트여 조망도 훌륭하다. 삼형제 암봉이 마이산 탑사의 돌탑처럼 뾰족하게 솟은 게 멋지다. 구수리 쪽 하산로도 있지만 금남정맥을 따라 가기로 했다. 억새와 싸리나무가 어우러진 평원을 지나면 산성이 계속된다. 산죽을 헤치고 오르면 헬기장이 있는 성봉(787m)이다(장군봉에서 25분 소요). 장군봉보다 성봉이 더 높지만 산세나 조망을 따져 실질적인 주봉은 장군봉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미끄러운 바윗길을 조심조심 내려서자 솔향기 그윽한 송림이 반긴다. 곧이어 사거리가 마중 나온다(정상에서 1시간15분 소요). 서쪽은 동상면 밤목리. 금남정맥 피암목재(1.8km)는 서쪽으로 가야 한다. 오늘은 동쪽 외처사동으로 가기로 했다.

 

오리목나무숲과 송림을 지나면 자갈길이 이어지다가 사슴농장에 닿는다. 농장을 지나 55번 도로변을 걸으면 내처사동 삼거리 버스정류장에 닿는다(정상에서 2시간 소요).     

 

○대불리 중리마을~작은싸리재~금만봉~큰싸리재~장군봉~성봉~사거리~외처사동 <5시간40분(점심시간 포함), 11.7km>
○피암목재~675.5봉~성봉~장군봉~싸리재~윗진등~55번 도로 <4시간30분, 9.3km>
○구수리산장~하천도로~군용도로~북쪽 계단길~암벽능선~안부~동능~장군봉~구수리산장 <4시간10분, 8.5km>
○구수리산장~군부대야영지~계곡~남능암벽~장군봉~남쪽암벽~밤목리~계곡~옥수산장 <5시간30분, 12km> 

 

월간산 2009.11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대불리 성지 성터
전라북도 문화재관리대장에는 장군봉 산줄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 위에 대불리 성재 성지(大佛里 城峙 城址)가 있다. 둘레가 4km이고 지금은 680m 정도의 석축과 성문 1개소 및 성문지가 남아 있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이여송이 전주를 탈환하기 위해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나 이여송은 전주에 왔다는 기록이 없다. 주변이 천혜의 요새지처럼 암릉으로 되어 있어 석성을 축조하는 데 여간 힘들지 않았을 성싶다. 축성 시기는 알 수 없다. 

 

주자무이구곡(朱子武夷九曲)
김재호가 주천면의 경승 9곳을 정하고 구곡가를 지은 뒤 주자무이구곡이라 했다. 스승 송래희가 큰 글씨로 바위 위에 새긴 뒤부터 세상에 알려졌다. 1곡 학선동(學仙洞), 2곡 무이암(武夷岩, 주천교 아래 주자천에 있다), 3곡 칠은산(七隱山), 4곡 백록동(白鹿洞), 5곡 화산봉(華山峯), 6곡 와룡암(臥龍岩), 7곡 옥순봉(玉筍峯), 8곡 안정동(顔程洞), 9곡 고무동 대략동(鼓舞洞 大樂洞)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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