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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제주 조천-선흘리 거문오름 트래킹

by 구석구석 2009.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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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멍쉬멍, 가을바람 따라 화산섬의 비경을 품다 

 

사람들은 제주도를 일컬어 신비의 섬이라 말한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한라산을 중심으로 368개의 오름들이 펼쳐지고 이와 함께 생겨난 용암동굴계는 화산섬을 신비의 세상으로 만들었다.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연결되는 번영로를 따라 30분 정도 가면 선흘리 입구, 그곳에서 500m쯤 가다 보니 왼쪽에 '검은이오름'이라는 표지석이 나타났다. 검은이오름은 '숲이 무성하게 덮여 있어 검게 보인다'하여 검은이오름이라 불린다고 한다.

 

한라산 동쪽 자락, 오랜 풍화작용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 오름을 따라 오른다. 곳곳에 억새가 여행객을 반긴다. 하얀 솜털을 깔아놓은 듯, 곱게 빚어놓은 은빛 머리카락이 하늘거리는 듯 5만여 평의 평원에서 펼쳐지는 억새의 향연. 키 큰 억새 사이에 숨어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의 얼굴에 함박꽃이 핀다. 능선에 오르면 푹 패인 분화구속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거문오름은 천연의 모습 그대로 대자연의 숲을 이루고 있다.

 

거문오름 트래킹코스의 시작점은 탐방안내소가 있는 선흘2리 소위 선인동 지역이다. 거문오름 능선을 돌아 굼부리 안을 탐방하고 나오는 A코스와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터져 나온 용암이 흘러간 용암협곡을 따라 웃밤까지 가는 B코스가 있다. 현재는 거문오름 A코스만 탐방이 허가되고, B코스는 식생 보호를 위해 일시적으로 폐쇄한 상태다. A코스는 거문오름 정상과 굼부리를 돌아오는 5.5km 거리다. 왕복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다. 거문오름을 탐방하려면 거문오름 탐방안내소에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오전 9시, 10시, 11시로 출발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거문오름을 탐방할 때는 벌레나 풀독을 예방하기 위해 긴소매 옷을 입고 모자와 생수, 손수건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거문오름 서쪽 우측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가니 거문오름 서쪽 낮은 굼부리 능선을 만났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원시림으로 가득한데, 계곡 안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서 인지 고사리류 등 음지식물로 가득하고 매우 미끄럽다. 계곡을 넘어 수직 동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곳 수직 동굴은 깊이가 상당하여 찾는 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동굴입구를 막아놓았고 안내표시를 해 놓았다. 이곳은 4.3사건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우측 남쪽 능선코스는 진입금지 팻말을 세워두어 사람들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좌측으로 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나무 계단을 간간이 해 놓아 미끄럼을 방지하고 있다. 정상 근처에는 일본군 갱도진지굴이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굼부리는 참으로 거대하다.

 

거문오름은 표고 456.6m 정도지만 주변의 오름을 거느리고 우뚝 솟아 있어서 사방으로 시야가 열린다. 사방 복합형 형태 오름으로 숲이 무성하게 덮여 있어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믄오름이라 전한다. 오름의 굼부리는 거물창(거멀창)이라고 부른다. 정상에서 본 산채는 거대하며, 오름 이름 그대로 신령스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동북쪽으로는 거친오름과 체오름이, 북쪽으로는 윗바매기, 서쪽으로는 우진제비가 남쪽으로는 부대오름과 부소악이 펼쳐진다.

 오름 등반로 길은 무성한 잡초와 띠가 길을 인도한다./김강임

 

 

거문오름 화산체에서 시작된 용암류는 해안으로 흐르며 뱅뒤굴, 당처물동굴, 김녕굴, 만장굴 등 용암동굴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444호로 지정되어 있고, 지난 2007년 7월에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거문오름 벵뒤굴

다시 북쪽 사면으로 내리막 계단길을 따라 내려와 굼부리 안으로 진입하면 어둠침침한 곳에 용암협곡이 나타난다. 조심스레 건너 조금 나아가면 식나무/붓순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흰 끈으로 길을 표시해 두었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숯가마터가 나오고 조금 진행하니 일본군갱도진지와 일본군주둔지가 나온다. 지금은 돌담을 쌓아 막사를 지었던 터만이 남아있다. 큰바위를 지나 동쪽 사면으로 가니 화산탄, 일본군 병참도로, 용암함몰구 식생지역을 지나치게 된다. 분화구를 거의 빠져 나와 좁은 협곡을 지나 오르니 거문오름 수직굴 표지판이 있다. 이 굴은 깊이가 35m 나 된다. 용암이 분출하면서 생긴 굴로 17m까지는 70도 경사로, 27m까지는 수직으로 된 굴이다. 다시 탐방로를 따라 조금 가니 B코스와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숲길을 내려오면 처음 출발했던 장소로 내려오게 된다. 

 

능선을 걸으면 또 다른 숲길이 이어지고, 꼭 남이섬의 숲길처럼 포근하다(좌).

분화구 곶자왈 지역은 고요와 평화가 흐른다/김강임  

 

 

 

 

거문오름,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생화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 김강임 

 

기생화산, 세계자연유산 가치 얻기를

지난해 8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베트남 하롱베이를 다녀온 적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후진국이라는 인식만 갖고 있던 나는 베트남으로 떠나는 관광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자연 그대로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가를 알았다.

인간의 욕망은 다양하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자연이 아닌가 싶다. 자연 중에서도 그대로를 간직한 순수함. 그것이 주는 메시지야말로 사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

그런 의미에서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계는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관광자원이다. 특히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중 거문오름에 대한 기대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어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해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나가기 위한 각고의 노력은 우리들의 몫이다. 세계 속에 비쳐지는 제주화산섬, 자연의 신비와 인간의 조화가 아닐는지.  오마이뉴스 김강임시민기자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태극길 8㎞와 용암길 5㎞ 두개 코스 자율탐방 실시
오름정상에 전망대도 설치… 식물채취·취사는 금지 

 

 "구룡이 어지럽게 여의주를 희롱하니/ 태고의 신기함이 도처에 걸렸구나./ 굽이굽이 온 골짜기 감아 도는데/ 높고 낮은 온 봉우리 그림 병풍이어라."(신영대의 '거문오름에 들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거문오름 및 벵뒤굴 일대에서 18일부터 한 달동안 이어질 '2009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대회'는 거문오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올해는 거문오름이 품고 있는 아홉 개 봉우리와 분화구내에 위치한 알오름의 형상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풍수학적으로 '구룡(九龍)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구룡농주형(九龍弄珠形)의 거문오름을 만나게 된다.

 

▶달라진 탐방로=두 개의 탐방로는 '태극길'와 '용암길'로 이름붙였다.

태극무늬를 닮아 태극길로 이름붙였는데 지난 대회때 A코스를 확장한 8㎞ 구간이다. 거문오름 분화구를 중심으로 정상부에서 능선을 따라 9개의 봉우리를 지난후 분화구내로 들어가 순환하게 된다. 약 3~4시간이 소요된다.

용암길은 지난해 B코스로 거문오름에서 발원한 용암이 경사로를 따라 흘러내린 길로 곶자왈지형의 원시림과 암괴들을 볼 수 있다. 상록수림, 산딸기 군락지, 벵뒤굴, 웃바메기오름까지 이어지는 5㎞ 코스로 탐방소요시간은 약 2~3시간이다. 용암길의 종착지인 다원 '경덕홈스프링스'에서 탐방안내소까지의 약 5㎞ 구간은 탐방객 편의를 위해 행사기간에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거문오름 정상엔 주위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됐다.

 

▶이것만은 꼭 지킵시다=트레킹이 열리는 기간에 거문오름은 사전예약없이 자율탐방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탐방객들은 탐방전에 반드시 선흘2리 탐방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은 후 탐방해야 한다. 탐방시간은 오전 8시부터 1시까지로 제한된다.

탐방구간에선 일체의 취사행위가 금지된다. 탐방에 소요되는 시간은 3~4시간으로 다소 길기 때문에 탐방객들은 물과 간식을 지참해 정해진 구간에서 먹되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와야 한다.

또 산나물·꽃·나무 등 일체의 식물 채취행위도 금지된다. 식물을 채취하다 적발시 형사고발되거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거문오름의 보존을 위해 등산용 스틱 사용도 금지된다.

행사기간에 거문오름 탐방안내소에서는 선흘2리 마을회에서 지역특산물도 판매한다. 트레킹 대회가 끝나면 거문오름 탐방은 종전처럼 사전예약제가 시행된다. 한라일보 2009.7 문미숙기자

 

제주도 4.3사업소는 1일 조천읍 선흘리 낙선동 마을에서 4.3역사유적지인 '낙선동 성(城)' 준공식을 개최했다. 17억원을 들여 복원된 낙성동 성은 4.3이 한창이던 1949년 주민들과 무장대의 연계를 차단하기 위해 쌓은 것으로 원형이 지금까지 보존/제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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