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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곡성 옥과면-13번국도-설산 괘일산

by 구석구석 2008.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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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도로 옥과 나들목~옥과~옥과미술관·설옥관광농원

88고속도로 순창 나들목~27번 국도~옥과~옥과미술관·설옥관광농원

 동악산 일출(動岳朝日)과 설산낙조(雪山落照)를 곡성팔경의 으뜸으로 쳤으며, 곡성의 10명산 중에서 동악산 다음으로 설산의 경승을 꼽았다. 그리고 설산에 드리운 구름(雪山歸雲)과 괘일산에 걸린 해의 모습을 옥과팔경으로 일컬었다.

 

괘일산 정상부의 전망바위/매일신문

 

풍수지리상 설산은 사자가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자앙천(獅子仰天), 또는 기러기 형국의 길지로 여겼다. 이 때문에 명당에 얽힌 설화가 많으며, 이를 증명이나 하듯 설산에서 수도암 하산길의 한 무덤 앞엔 ‘사자앙천혈, 자손들은 훼손치 말고 기도하라. 응답이 있을 것이다’라고 새긴 희한한 비문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수리시설이 빈약한 옛적에는 큰 가뭄이 들 때마다 주민들이 그 명당에 쓴 무덤들을 파헤쳤다고 한다.

 

 ▲ 설산에서 건너다본, 정상부가 암릉을 이룬 괘일산

설산에 석성을 쌓았다는 유팽조 의병장에 얽힌 일화도 흥미롭다. 그가 임진왜란 때 금산전투에서 애석하게도 전사하자 그의 애마가 고향집으로 돌아와 죽자, 마을사람들이 옥과면 합강리에 말의 무덤(의마총)을 만들어 줬다고 한다. 그 뒤 1987년에는 주민들이 입면 송전리 들녘에 의마비를 세우기도 했다. 그런데 유팽조 장군이 쌓았다는 설산고성은 성터의 흔적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아쉽다.

 

또한 설산과 마주보고 있는 괘일산은 해가 산에 걸렸다는 뜻으로 옥과 사람들은 항상 이 산의 하얀 암릉 위로 지는 해를 바라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다. 이 산의 암릉에 석양의 황혼이 붉게 물든 광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거리다. 이 때문에 설산과 괘일산은 옥과초등학생들의 소풍지로 각광을 받았다. 

 

 ▲ 괘일산 정상부 암릉

 

괘일산 주릉의 암봉에 서면 천길 바위벼랑이 까마득하여 시원하고 조망도 좋다. 설산도 동면이 낭떠러지라 성금샘 위의 암봉과 금샘 위의 암봉이 설산에서는 경관과 조망이 훌륭하다. 높이는 설산보다 낮지만 암릉의 아름다운 경관과 아기자기한 산행의 멋은 괘일산이 더 좋다. 괘일산의 암릉은 여러 개 암봉의 어려운 구간도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우회하는 편한 길이 있어 산행미가 쏠쏠하다. 암릉에는 넓은 바위가 많아 조망도 좋을 뿐만 아니라 한 구간은 설악산의 공룡릉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특히 설산 서쪽 기슭에 자리 잡은 수도암 부근의 성금샘은 암벽 석굴에서 맑은 물이 개울물처럼 흘러나오고, 정상 서쪽에 자리한 금샘도 석굴에서 맑고 시원한 물이 솟아 나오고 있으나 먹을 수 없는 게 흠이다. 봄이면 설산의 하얀 암봉과 수도암 부근에 만발한 벚꽃이 어우러진 장관이 상춘객을 유혹한다.

 

설산과 괘일산은 수도암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U지형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산행은 설산에서 시작해서 괘일산으로 돌아오거나 거꾸로 괘일산에 올라 설산으로 돌아오면 된다. 설산의 숲과 암봉, 두 샘, 그리고 괘일산의 길고 멋있는 암릉이 서로 다른 독특한 멋을 내며 산객을 유혹한다.

 

산행길잡이
○제1코스
  옥과미술관-(3.0km, 1시간50분)→설산-금샘-암릉-(1.8km, 50분)→괘일산-안부-성림수련원-(1.7km, 40분)→설옥관광농원 <6.5km, 3시간20분 소요>

 

설산능선에서 바라본 성륜사 / 매일신문

 

옥과면 죽림리 다리를 건너면 좌측으로 전남과학대 건물이 보이고, 천변도로를 따라 성륜사로 향하면 사찰 일주문 앞 주차장에 옥과미술관 안내판과 설산 안내도가 버선발로 달려나온다.

 

등산안내도 옆 옥과미술관 표석 옆으로 오르면 소나무숲이 반기고, 좌측으로 웅장하고 거대한 옥과미술관이 눈에 잡힌다. 곧이어 능선을 거치지 않고 서쪽으로 가는 지름길이 나타난다. 옥과미술관에서 오는 갈림길을 만나고 내려가면 성륜사에서 오는 삼거리에 덮개돌이 거대한 남방식 고인돌이 발길을 잡고, 곧이어 헐벗은 묘소 1기와 아담한 돌탑이 마중 나온다.

 

사방이 탁 트여서 조망이 훌륭하다. 남쪽으로 무등산, 서로는 괘일산의 암봉이 머리를 살포시 내밀고, 동으로는 구름바다에 떠오른 동악산과 문덕봉과 고리봉이 손짓하고, 남으로 무등산, 북으로 순창 아미산이 손짓한다. 그리고 높고 낮은 산들이 멀리 또는 가까이 보이고 있고, 넓은 들도 보이고, 호남고속도로에는 수많은 차들이 꼬리를 물고 달린다.

 

 ▲ (좌)설산 금샘.(우)성륜사의 설산 등산로 안내도 앞

하산은 서쪽의 수도암, 동쪽의 풍산 도치 마을과 서암산, 북서쪽의 괘일산 코스가 있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조금 진행하면 풍산도치와 호남정맥의 서암산 갈림길을 만난다.

 

괘일산은 호남정맥(0.8km)을 따라가는 능선코스와 금샘 방향의 지름길이 있다. 거대한 바위를 내려서면 앙증맞은 표석과 옆 석굴 안에 자리 잡은 금샘의 물은 풍부한데 오염돼서 먹을 수 없어 아쉽다. 송림이 우거진 길은 내려가면 능선을 거쳐 오는 호남정맥을 만나고 수도암(1.8km)에서 오는 임도와 이정표가 있는 공터의 안부에 닿는다.

 

○제2코스  설옥1구-(1.5km, 30분)→수도암-(1.2km, 40분)→설산-(1.5km, 40분)→괘일산-성림수련원-(1.7km, 40분)→설옥관광농원 <5,9km, 2시간30분 소요>

 

옥과중학교 좌측으로 들어서면 설산과 괘일산 아래의 설옥 마을 들머리 외딴집 앞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면 설옥1구와 수도암을 거쳐 설산이다. 좌측 길은 설옥2구(덕곡)로 설산과 괘일산 사이의 골짜기와 괘일산 아래 관광농원길이다. 설산은 우측, 괘일산은 좌측길이다.

 

우측으로 가면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 설옥1구에서 수도암으로 오르는 콘크리트길에 수도암(1.2km)를 알리는 안내판이 반긴다. 수도암에 닿으면(설옥1구에서 30분 소요) 작은 암자에 원통전과 산신각이 있고, 암봉이 올려다보이는 암자 공터 좌측에서 큰 바위와 산죽지대를 오르면 마치 개울물처럼 흐르는 성금샘을 만난다.

 

이곳에서 가파른 언덕을 올라 평지의 숲을 지나 우측의 쇠다리를 이용해 거대한 암봉에 올라서면 맞은편 괘일산의 암릉이 손짓하고 천길 낭떠러지가 발아래 펼쳐져 오금이 저린다. 쇠다리로 내려서서 오른편으로 돌아가면 또 하나의 쇠다리가 나타나고 이 쇠다리를 내려서면 암릉 사이의 안부에 닿는다. 숲속의 길을 지나면 등산로는 능선으로 올라 설산 정상에 닿는다(수도암에서 40분 소요). 괘일산 주봉에서는 남쪽 발 아래로 관광농원과 연수원 등 잘 지은 건물들이 내려다보인다.

 

○제3코스(호남정맥 코스) : 일목리고개-(1.5km, 1시간)→서암산-(4.0km, 2시간)→설산-(0.8km, 15분)→설산 삼거리-(1.3km, 30분)→괘일산-(1.8km, 55분)→무이산-(2.5km, 1시간)→과치 <11.9km, 5시간45분 소요>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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