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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상주 낙동-3번국도-용흥사 갑장산

by 구석구석 2008.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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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청→3번 국도(공성·김천 방면)→(9km)→양촌동 남부초교 앞(좌회전)→(2km)→용흥사 주차장 <15분 내외 소요>

 

 


 

상주삼악 중 최고 조망 자랑하는 명산 '갑장산'

경북 상주시 낙동·청리면에 솟은 갑장산(甲長山·805.7m)은 예부터 상주삼악(尙州三岳)이라 불려온 명산이다. 갑장산은 연악(淵岳)이요, 노음산(露陰山·728.5m)은 노악(露岳)이며, 천봉산(天鳳山·435.2m)은 석악(石岳)이다.

 

 상주 시내에서 10~20분 거리에 있어 접근이 쉽고, 산세도 부드러우면서도 암봉도 갖춰 조망 또한 빼어난 산으로 무엇보다 상주 낙동강 삼백축제 때 오르기에 이만한 산이 없다.

갑장산은 남북으로 이어진 주능선을 경계로 상주 시내가 있는 서쪽은 산세가 완만하고, 낙동면의 동쪽은 수십 길 절벽을 이루고 있다. 상주 시민들이 애용하는 산답게 코스도 여러 갈래 나 있지만, 상주 시내에서 접근이 쉬운 지천동 용흥사 주차장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상주산꾼은 갑장산 코스 중에서도 용흥사 주차장~387m봉~상산~문필봉~갑장사~갑장산~나옹바위~백길바위~제2석문~제1석문~735m봉~용흥사 주차장을 돌아오는 원점회귀코스를 추천했다. 갑장산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서 총 3시간30분~4시간 정도 걸린다 했다. 상주 최고 가이드가 추천하는 데 무엇을 더 고민하겠는가.

 용흥사

 

용흥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연악산식당 왼쪽으로 난 산길로 들어섰다. 초입엔 ‘정상 3.7km’라고 쓰인 푯말이 있다. 가파른 산길로 25분쯤 오르니 묘 2기가 있는 능선길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상산과 갑장사로 오르는 계곡길이 조망된다. 이후로 산길은 완만한 편이다. 삼거리 지나 첫 번째 조망바위를 만났다. 발 아래 펼쳐진 상주 들판이 장하다. 이어 몇 개의 조망바위를 지났는데, 역시 조망이 아주 빼어났다. 산길엔 적당한 간격으로 푯말이 있었으나 직진 방향 거리만 km로 나와 있어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갑장산은 수량 적당한 계곡과 부드러운 능선이 펼쳐져 있지만, 정상부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상주 들판과 멀리 보이는 낙동강 전망이 아주 좋았다. 곳곳에 암봉이 있지만 산길은 전혀 위험하지 않아 아이들도 무난하게 산행할 수 있었다. 군데군데 드러나는 바윗덩이들은 땀을 들이며 쉬기도 좋거니와 좋은 조망처가 된다. 물론 산행 중 간식이나 식사를 하는 데도 부담이 전혀 없을 것이다.

 

갑장산 / 마운틴월드

상산 정상은 등산로가 정상 부분에서 비껴나 있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지나치지만 잠깐만 오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조망을 만날 수 있다. 삼거리에서 직진해 50m 정도 가면 된다. 바윗덩이로 이루어진 꼭대기에서는 굴티고개로 이어지는 북릉과 건설 중인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건너 백원산이 조망된다. 남으로는 문필봉 위로 갑장산 정상이 우뚝하다.

 

상산을 뒤로하고 10분쯤 내려가면 너럭바위가 있는 문필봉. 고려 때 이 봉우리의 정기를 받아 많은 문필가가 나와 장원향이라 불리기도 했다. 대표적 인물로는 고려의 고승 나옹화상과 백운 이규보를 들 수 있다. 흔적이 갑장산 용담사터, 승장계곡, 옥류정, 승장폭포에 남아있다.

 

이어 구절초 만개한 산길을 따라 잠깐 내려서니 안부 사거리. 직진은 정상으로 직접 가는 능선길이고, 오른쪽은 갑장사 방면 우회길이고, 왼쪽은 구룡연 샘터로 가는 길이다. 갈림길엔 특별한 이정표는 없었고, 다만 ‘119 구조요청 8번 지점’임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갑장사로 가기 위해서였다. 천연바위로 이루어진 제3석문(북문)을 지나면 상사바위 정상의 너른 터에 펼쳐진 솔밭이 좋다. 까마득한 벼랑으로 이루어진 상사바위엔 갑장사 스님을 사랑한 한 여인이 스님이 떠나자 슬픔을 참지 못해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전설이 전한다.

 

갑장산은 쉬기 좋은 조망처가 많지만 만약 간식을 준비했다면 이곳서 해결하는 것도 괜찮다. 조망도 좋고 솔밭엔 의자도 있다. 또 갑장사엔 맛있는 샘물도 있다. 갑장산은 갑장사와 구룡연 샘터에서 물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식수 걱정은 없지만, 능선만 타고 이곳을 들르지 않는다면 아래에서 반드시 식수를 챙겨야 한다.

 

 해발 700m에 자리 잡은 갑장사는 1373년(고려 공민왕 22) 나옹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상주 사장사(四長寺) 중 갑장산에 남은 사찰로서 1797년(정조 21) 연파가 중수했다는 기록 외에 조선 후기까지의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1990년 법당이 불에 탄 것을 세웅이 중창하여 지금에 이른다. 마침 우리가 들렀을 때는 요사채를 짓고 있는 중이라 다소 어수선했으나 절은 산죽에 둘러싸여 제법 아담한 분위기를 풍겼다.

 

갑장사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5분 정도 오르니 아까 벗어났던 주능선 길과 다시 만나는 사거리 안부에 닿았다. 이후 20분 정도 오르니 갑장산 정상이다.

 

덕유산(1,614m)에서 소백산(1,421m)으로 굽이치는 백두대간 하늘금이 멀리 흐르고, 낙동강과 상주평야도 한눈에 보인다. 무엇보다 동북쪽 낙동면에 펼쳐진 산 아래 다랑논이 일품이었다. 누릇누릇 곡식이 익어가는 가을 들판에 파도 물결처럼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진 아기자기한 광경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듯했다. 우리나라에 다랑논은 많아도 이렇게 조망 포인트를 제대로 갖춘 곳을 찾긴 쉽지 않을 것이다.

 

 

 

나옹바위는 산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지나치기 쉽지만 역시 이곳도 조망이 아주 빼어나니 꼭 들렀다 가야한다. 정상 아래에 폭 안겨있는 상사바위와 갑장사가 보였고, 그 너머로 펼쳐지는 북서쪽 조망은 최고였다. 초행자는 나옹바위임을 알기 쉽지 않지만 갈림길엔 ‘119 구조요청 5번 지점’을 알리는 푯말이 있다. 그 푯말 5m 너머가 나옹바위다.

산길은 푯말이 있는 나옹바위 앞에서 둘로 갈리지만, 이 길은 50m 정도 돌아서 다시 만난다. 오른쪽 길은 짧은 암릉인데, 밧줄이 매여 있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왼쪽 길은 바위지대이긴 해도 수월한 편이라 대부분 이 왼쪽 길로 내려선다. 여기도 안전을 위해서 밧줄이 매여 있다. 바윗길은 아이들도 조심스럽게 내려설 수 있을 정도다.

 

전망 좋은 시루봉을 옆으로 지나 도착한 백길바위. 이름 그대로 발 아래는 까마득한 벼랑이다. 여기서 보니 갑장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봉이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과연 갑장산은 악산(岳山)이었다.

 

마지막 조망 포인트인 백길바위에서 실컷 늑장을 부린 후 아쉬운 마음으로 엉덩이를 털었다. 이후 제2석문과 제1석문(바람문)을 차례로 지났다. 산길은 한없이 부드럽고 호젓했다. 상주의 숨은 매력을 발견했다는 기쁨에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웠다. 이따금 버섯을 따들고 지나는 등산인들을 만나면 서로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산행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용흥사가 눈앞에 나타났다. 월간산 민병준 르포라이터

 

 

 연안식당

 

갑장산 주변 숙박시설은 마땅치 않다. 갑장산 입구 양촌동에 새지천식당(054-534-6402), 지천식당(532-1715), 질구내 마을 솔밭공원 옆에 통나무식당(533-8878)이 있다. 갑장산 산행기점인 용흥사 주차장 옆에 연악산식당(533-7184, 534-7184)이 가장 무난하다. 칼국수(4,000원), 닭도리탕(30,000원), 도토리묵(7,000원), 파전(7,000원), 동동주(5,000원) 등을 차린다.  

 

상주는 들이 넓고 물이 풍부해 예부터 '삼백'의 고장으로 이름났다. 여기서 세가지 흰 것이란 쌀,면화,누에고치를 이르는 말인데 사양길에 놓여있는 면화,누에고치 대신 곶감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6월의 상주는 곶감 대신 잘 숙성된 된장이 미각을 돋우는 곳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지역보다 재래 장독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물과 공기가 깨끗하고 햇볕이 잘 들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산행 들머리에 위치해 있는 용흥사의 장독대도 그 중의 하나다. 가지런한 장독대도 고즈넉한 운치를 더하지만 노스님이 재래식 메주로 직접 빚어 만든 장맛은 일대에 소문났다. 그동안 사찰용으로 조금씩 담아오다가 신도들의 요청으로 그 양을 늘렸다. 신도들은 물론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등산객들에게도 판매한다. 5㎏ 박스 당 3만원. 택배나 전화주문은 받지 않는다. 부산일보 2009.1  진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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