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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삼척 가곡 동활계곡 갈경산 가부산

by 구석구석 200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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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활리 동활계곡

416번 지방도로를 따라 길게 뻗은 동활계곡은 빼어난 기암괴석과 무성한 산림으로 소금강산으로 불린다.

도계읍 육백산 매방골에서 발원되는 맑고 깨끗한 물이 도계읍 마을을 지나 가곡천에 이르는 계곡이다. 산세가 빼어나고 물이 맑아 산천어 등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담수어종이 많이 살며 특히 가을철 단풍 절경을 자동차로 드라이브하며 볼 수 있는 천혜의 자연 경관을 지닌 계곡이다.

7개의 동활교 가운데 기암괴석과 수려한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동활2교 ∼4교 사이의 경관이 가장 빼어나며 상류에는 너와집 등의 민속유물이 남아 있는 신리민속마을(중요민속자료 33)이 있고 하류 부근에는 마을의 수호목인 황금소나무가 있다.

인근 주변관광지로는 너와마을, 덕풍계곡, 미인폭포등 관광명소가 많으며 삼척시를 관광 오시는 분들에게 이 드라이브 코스를 꼭 추천하고 싶으며 특히 여름과 가을에는 시원한 산새 바람과 향긋한 산공기를 자가용에서도 그대로 마실 수 있는 최고의 환상적 드라이브 코스이다. 또한 밤낚시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낚시터가 될 것이다.

 

송이버섯과 산삼이 자생하는 갈경산

 

 

갈수기에 기우제를 지내는 산이다. 탕곡리에 화재가 자주 발생해 이 산에다 간수 단지를 묻었다. 옛날에는 바닷물을 길러와 사용했으나 그 일이 번거러워 후에는 작은 단지에 소금을 넣어 묻었다. 요즘은 이 행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부적용으로 쓰이는 붉은 흙 경면주사도 출토되고, 송이버섯과 산삼, 특히 나비와 뱀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낙동정맥 상의 삿갓봉(1,119.1m)에서 동으로 갈래 친 응봉산(998.5m)을 모산으로 북으로 6km쯤에 가곡천에 막혀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과 원덕읍 경계에 위치한 갈경산(792.8m)은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도 산이름이 명기되어 있지 않다. 부근에는 재량박골, 용소골, 버릿골, 도화계곡(동활), 가곡쳔 같은 비경의 계곡과 청정의 동해바다가 지척에 있다.

 

가곡천이 장마 때마다 범람하며 구불거리는 416번 지방도를 매년 끊어 먹어 이번에는 아예 산행 들머리로 정한 떼터(음지모전) 마을 앞으로 도로를 직선으로 뚫었다. 갈경산 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떼터 마을에서 제일 큰 건물인 옛 송림관광농원 뒤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농원 뒤에는 파란 색 물탱크와 그보다 조금 작은 노란 색 물탱크가 있다. 노란 색 물탱크가 있는 능선으로 올라서자 길은 뚜렷하지만 낫질한 소나무가지들을 마구 버려놓았다. 이렇게 하예작업한 나무들을 정리해 놓지 않고 방치한 곳을 만나면 골치가 지근거린다. 비닐끈이 나무 중등이에 띄엄띄엄 매어져 있는 숲에는 화분과 식물인 새풀이 많이 자라고 있어 모전 또는 떼터라는 마을이름을 얻었다.

 

고도를 서서히 높여 나가더니 물탱크를 떠난 지 20분쯤에 사태지역이 나온다. 급경사다. 간밤에 내린 잔설이 깔려 더욱 미끄럽다. 뒤를 돌아보니 건너편 구이산(566.5m)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후로는 점점 코가 땅에 닿는 된비알이다. 생강나무는 벌써 봄이 그리워 젖꼭지만한 꽃망울을 달았는데, 진달래는 철모르고 꽃을 피웠다가 꽃샘추위에 무참히 조자리 났다.

 

바위 아래 삼거리다. 가르마 같은 왼쪽 길을 따라 동막골 상단을 가로질러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자그마한 지맥을 따라 가풀막을 올라간다. 바위지대를 무척 좋아하는 반상록성 떨기나무로 꼬리진달래라고도 부르는 참꽃나무겨우살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진달래나무와 비슷하게 생겨먹었다. 진달래는 3~4월에 꽃을 피우고, 철쭉은 5~6월에, 이놈은 6~7월에 아주 연한 분홍색, 거의 흰 색에 가까운 총상꽃차례로 꽃을 피운다.

한 발 올리면 두 보 미끄러진다. 제자리에서 허우적거리기 일쑤다. 전국이 영하 10℃라는데도 등줄기가 후줄근 달아오르는 길은 낙엽과 눈이 비빔밥이 되어있다. 발치에 416번 도로와 가곡천이 엎치락거리는 동쪽으로 아스라이 몸을 뒤척이는 바다가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찐빵으로 허기를 잠재우고는 계속 조붓한 급경사를 더텨 나간다. 아름드리 굴참나무가 길게 드러누워 길을 막는다. 급경사라 돌아갈 수도 없고, 타고 넘자니 그렇고, 배낭을 벗고 기어서 통과하고 보니 모든 게 흙투성이다. 장갑으로 옷을 털며 뒤를 돌아보니 구이산은 물론이요 학아산, 가부산, 사금산들이 중첩하고, 임도가 길게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모습이 특이하여 도항산임을 알아보겠다.

 

등성이를 10여m 남겨 놓고 킥스텝도 말을 듣지 않는 힘든 된비알이다. 지능선에 도착하기 위해 도상거리 약 1.5km를 1시간25분이나 잡아먹었다. 이제는 동남쪽으로 휘파람을 불며 등마루를 따라간다. 등마루금을 경계로 좌우 식생이 판이하게 다르다. 왼쪽은 참나무류들이 소나무를 쫓아내고 왕국을 세웠고, 오른쪽은 참나무류에 쫓겨난 소나무들이 바위비탈에 겨우 서있다. 여기서도 언제까지 살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벌써 주위에는 작은 참나무류들이 이주한 상태다.

 

안부에 있는 입석을 지나 오른쪽 사면을 돌아가자 낙엽 쌓인 우묵한 넓은 지형에 파평윤씨, 삼척김씨 쌍묘가 있다. 바람도 없고 따뜻한 것이 맘에 들어 중식장소로 점지했다.

 

쌍묘를 뒤로 하자 첫머리에 너덜지대가 나타나는 바위봉이다. 작은 나무들이 엉켜있는 사이로 네발짐승이 되어 오르면서 보는 전망도 압권이다. 송진을 채취당한 V자 상처의 소나무도 있다. 나뭇가지가 휘면서 뒤를 따르던 이재학씨의 입을 때렸다. 아악 비명만 지를 뿐 말을 당분간 못한다.



곧추선 바위들을 클라이밍 하기를 두어 번, 12분쯤 걸려 멋들어진 소나무가 주인행세를 하는 바위봉 정수리다. 참꽃나무겨우살이들이 서식하는 바위와 바위 사이로 안부로 내려서 오른쪽으로 사면을 질러 나가자 원덕읍과 가곡면 경계의 주능선에 닿았다.

 

여기서 오른쪽 남남서로 뻗은 능선만 따라 갈경산 정상으로 향한다. 이 능선도 왼편 선의골 사면으로는 참나무류들이 빼곡이 자라고 있고, 오른쪽 탕곡비비골 급사면으로는 노송들이 하늘을 가렸다. 능선에는 온통 갈잎이 쌓였다. 눈을 러셀하는 것도 힘들지만 장딴지까지 덮는 낙엽을 헤쳐 걷는 것도 만만치 않다. 산짐승이 앞장서간 흔적을 따라 주능선을 걸은 지 30여 분 지나 삼각점(장성 306.복구 2004)이 있는 갈경산 정상이다.

 

주위에 나무들을 제거해 놓아 조망이 사방 트였다. 우선 동쪽으로 눈을 벨 듯한 동해바다의 수평선과 바닷가에 자리 잡은 울진원자력발전소 건물이 확연하게 눈에 든다. 남으로는 비경을 간직한 재량박골 어름에 응봉산(999.5m) 정상석이 보이는 듯하고, 서쪽은 덕풍계곡 건너로 백병산에서 면산 묘봉으로 이어져가는 낙동정맥의 걸출한 품새가 콧등을 찡하게 한다. 북쪽은 사금산(1,092m)을 필두로 학아산, 대치산, 가부산, 광배산, 도항산, 진범산, 용주봉, 구이산, 화전산들이 물밀듯 앞으로 다가온다.



 하산은 서쪽 능선 잡목 사이를 겨우 빠져나가자 바위와 소나무들 틈새로 뚜렷한 길이 나타난다. 정상을 떠난 지 약 4분에 갈림길이 있다. 왼쪽 길에는 표식기가 달려 있는데 무시하고 곧장 직진한다. 약 15분쯤 짐승 모양의 바위도 보며 푸른 색 철탑 아래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20분 걸렸다. 

 

철탑 오른쪽 숲속을 내려가 보자 넥타이 매듯 묶어 놓은 흰 표식기가 있다. 그 길을 따라 15분쯤에 오른쪽으로 급회전하여 이제부터는 대터비비골로 내려간다. 급회전하는 머리에 표식기를 달아놓았다. 길은 대터비비골로 곧장 내려가지 않고 계곡 사면을 계속 타고 화전민이 살던 집터까지 이어진다. 구불거리는 이 길은 송이채취 길로도 이용되는, 오저리와 사곡리를 잇는 옛길이다.

 

오른쪽 하늘에도 왼쪽 하늘에도 전선이 지나가고 사방이 철탑이다. 철탑공사를 하며 버린 자재와 휴지, 담배꽁초, 실장갑, 음료병류, 캔류, 담배갑, 안전모, 심지어는 대변까지 길에다 보았다. 이러한 쓰레기들이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계속 버려져있다. 이런 꼴을 보며 40분여 후 집터가 나온다. 집터에는 야생조수 먹이저장소를 지어 콩깍지를 쌓아놓았다.



이제는 철탑공사로 자동차가 올라 올 수 있는 대터비비골을 걷는 일만 남았다. 오저8경의 하나인 비비골에는 벌써 조각달이 걸렸다. 빠른 걸음으로 25분만에 계곡을 빠져나오니 비비교가 걸터앉은 가곡천이다.

월간산 김부래

 

황장목이 하늘 찌르는 가부산

대를 이어갈 자손이 없는 사람이 소유재산을 마을에 헌납하면 그 사람이 죽은 후 제사를 지내주는 풍습을 무후제(無後祭)라고 하는데, 강원 삼척시 가곡면 가부산 아래 오목리의 무후제는 특이하게도 이름도 성도 모르는 묘 4기에 벌초도 하고 제사도 지내준다.


마을 사정에 따라 날짜가 변경될 수도 있으나, 매년 이장 집에서 신위가 없는 4명의 무후제를 음력 10월20일로 정해 놓고, 200여 년 동안 지내왔다.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오는 오목리가 가부산 산행의 들머리가 되겠다.

가부산, 또는 가북기산(?富山,加富山·841m)은 낙동정맥 상의 최고봉 백병산(1,259.3m)을 조산으로 하여 동으로 뻗은 지맥의 사금산(1,092m) 남쪽에 무명봉으로 솟아 있던 산이다. 그래서 아직도 마을 사람들조차도 가부산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를 정도니 산악인들의 발걸음 또한 전무한 것은 뻔한 이치다. 가부산의 이름은 옛날 부자가 살았었다는 가부터에서 유래됐다. 지금 가부터골은 무인지경에 흉물스러운 잔해만 집터에 남아있다.

옛터골로 올라 가부터골로 하산

대치촌, 옛터골 마을이 위치한 서쪽 방향으로 뚫린 길을 따라간다. 지금 한창 송이버섯이 나는 기간이라 조금은 껄쩍지근한 걸음걸이다. 허지만 벽계따라 흐르는 산삼 섞은 물은 노래를 부르고, 여름내 뜨거운 햇살을 용케도 견뎌낸 고개 숙인 벼, 가부산 등허리를 지고 졸고 있는 농가들, 가을의 전령사 쑥부쟁이와 꽃향유, 나도송이풀의 함박웃음, 입안에 톡하고 터지는 달콤한 다래나무 열매…. 이 모든 것이 아스라한 영원의 세계로 들게 한다.

 

모두 합해야 세 집이 전부인 오목리 4반 고기(옛터골) 마을에 닿았다. 알밤이 뒹굴고 감나무 아래 평상이 자리한 오목리 이장 김연복씨(44) 농가다. 농촌의 시월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달이다. 마침 이장은 송이 따러 나가는 참이고 부인 김선녀씨는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논에서 일하는 할머니들의 새참을 가지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옛터골로 밤 껍질을 퉤퉤 뱉으며 오른다. 방공호 같은 옛터골에 들자 길은 오른쪽으로 급히 구불텅 올라가더니 외딴 농가 한 채 내려다보이는 지능선이다. 여기서 농가로 이어진 길로 가지 않고 왼쪽  등성이 소나무 사이로 771m봉을 향해 마루금을 따라간다.



마을 사람들이 많이 다닌 듯 의외로 길은 잘 나 있으나 간벌하고 마구 버린 나무들 때문에 보행이 느려진다. 풍산 진씨 묘를 지나도 여전하다. 구절초가 핀 능선 마루금을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가르마 같은 길 양쪽으로 소나무, 굴참나무들이 편을 갈랐다.



바위지대는 우회한다. 바위틈바구니를 좋아하는 꼬리진달래 군락을 지나고, 아름드리 황장목이 하늘을 찌르는 아래 진달래, 철쭉, 싸리나무 사이를 비집고 계속 고도를 높여간다. 어린아이 무덤처럼 생긴 3개의 개미무덤(집)을 지나자 숲이 빼곡히 들어차 조망은커녕 하늘도 보이지 않는 봉분 같은 771m봉이다.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은 잠시 내려가는 듯하더니 이내 평탄한 능선이다. 똬리를 틀고 길을 차지하고 꼼짝도 하지 않고 눈을 부라려 혀를 날름거리는 살무사 한 마리. “네 이놈 어느 안전이라고. 냉큼 길을 트지 않으면 경을 칠 것이다” 하고는 나이프를 꺼내 스틱에다 칼날을 슬슬 문지르는 시늉을 하니 한참만에야 못이기는 척 똬리를 풀고 슬그머니 돌틈으로 들어간다.

멋들어진 노송들을 천천히 구경하며 771m봉을 떠난 지 40여 분에 자연석이 빙 둘러 성곽처럼 쌓인 중앙에 노송 5그루가 있고, 그 중 한 그루는 의자처럼 구부러진 소나무가 있는 가부산 정수리다. 삼각점은 없고 방 한 칸 정도 넓이 땅에는 화본과 식물 김의털이 카페트를 깐 양 자라고 있다. 조망은 사방 숲이 빼곡하여 북으로 겨우 사금산이 보일 뿐이다.



하산은 그대로 이어지는 북쪽 능선을 따라 잠시 내려선 첫번째 안부에 이르러 주능선을 버리고 오른편 동쪽 지능선의 희미한 길로 내려선다. 오래된 듯한 구불거리는 길에는 울진 소광리에 있는 소나무보다 더 굵고 크게 보이는 소나무들도 눈에 띈다.



가부터골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계곡이 가까워지자 칡넝쿨이 하늘을 덮었다. 덩굴을 뚫고 나가려고 애써 보지만 더욱 난감해질 뿐이다. 능선길을 포기하고, 사태 난 계곡을 따라 구르다시피 하여 거친 숲터널을 빠져나오자 꽃향유, 쑥부쟁이가 반기는 가부터골이다.

아랫가부터에는 옛 부귀영화는 간 곳이 없고 쓰러져 버린 집은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주는 듯  쑥부쟁이 꽃만 스산하게 피어 있다.



산행안내 오목리 삼가촌 삼거리를 기점으로 삼아 원점회귀산행이 좋다. 정상을 지난 후 하산은 언제든지 주능선을 따르다 오른편 동쪽으로 내려서면 가부터골이다. (1:50,000 지형도 장성)


숙박 태백 맛나분식(033-552-2806, 016-348-5770)은 단체 도시락 주문을 받는다. 20가지의 차림이 있다. 교통이 편리한 태백문화예술회관 앞에 있다.
오밀 마을 가곡천변의 그곳에 가면(033-572-8816)은 민박과 식사도 된다. 산행 후 연락하면 자동차로 데리러 온다.

청평 마을에 삼풍기사식당(573-4255)과 가곡식당(572-4733)이 있다.
오목리 이장 김연복(033-572-7184)에게 부탁하면 민박집을 소개받을 수 있다.  

월간산 4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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