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섬여행

조선시대 유배지인 국화도

구석구석 2025. 7. 18. 23:43

0.30K㎡의 작은 섬 국화도

충남 당진 앞바다에 있으면서도 행정 구역상으로는 경기도 화성시 우정면 국화리이며 궁평리 궁평항에서 뱃길로 40분. 바닷바람을 뚫고 가늘게 눈을 뜨면 어느새 국화도가 인사를 건넨다. 국화도는 조선시대 유배지였다.

 바다 건너편, 눈 바로 앞에 국화도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국화도 가는 길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루 세 편의 배를 놓치면 코 앞에 국화도를 두고도 건너갈 수 없기 때문. 

물이빠지면 토끼섬을 걸어서 간다

국화도, 이름처럼 곱고 자그마한 섬에는 40여 가구 70명 남짓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예전에는 모두들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가 생계를 유지했겠지만, 이제 국화도에는 펜션이 좁은 섬을 메우고 있다. 삶의 방향을 바꾸어버린 것이 어찌 섬사람들 자신이랴 뭍 것들이 자주 찾은 결과이다.

관광지가 되었어도 국화도는 여전히 아름답다. 몇 걸음 걸으면 바다가 몸을 뒤척이고, 작은 언덕을 오르다 뒤 돌아보면 옆구리에도 눈앞에도 바닷물이 출렁인다. 마을에서 보면 그저 나무 몇 그루 있을 뿐인 것 같은 섬이지만, 능선에는 제법 숲이 우거져 있고, 꽃들도 이곳저곳에 피어 있다. 

△국화도등대, 국화도는 서해를 접하고 있으면서도 지형이 북쪽으로 콧부리가 되어 있고 동쪽으로 열려 있는 바다가 넓게 만을 이루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일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국화도 선착장마을에서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면 바위투성이인 동쪽 해안과는 달리, 조개껍질과 모래가 적당히 어우러진 해수욕장이 활처럼 동그랗게 펼쳐져 길게 이어진다.

썰물이 되면 걸어서 주변 섬을 돌아볼 수 있는데 바닷길 주변에는 고동을 비롯한 각종 조개가 지천으로 깔려있어 누구든지 호미와 망태기를 하나 들고 나서면 1시간 만에 가득 채워올 수 있다.

국화도 곁에는 토끼섬이 있는데 썰물이면 물이 빠져 국화도에서 토끼섬까지 걸어 다닐 수 있다. 물이 빠진 두 섬 사이 길은 다닥다닥 붙은 굴때문에 눈부시게 하얗게 빛난다. 양식 굴보다 작고 빈 것이 많지만, 야생 굴의 상큼하면서 짭짜롬한 맛을 보는 재미 또한 국화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 

밀물때 잠기는 토끼섬

멀리서 보면 어김 없이 토끼 모양인 토끼섬에는 바람이 드세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몸을 흔들어대는 바람 속에서 바위 벼랑에 핀 산국이 제 얼굴을 노랗게 빛내고 있다. 우리네 삶도 저렇게 모진 칼바람을 견뎌내야 하는 것임을 국화섬의 국화가 알려주기 때문에, 국화섬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인지도 모른다. 

1) 국화도에 가려면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에 가서 어선을 빌려타고 들어가야 함 (문의 : 화성시청 문화관광과로 연락바람), 당진읍에서 장고항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님 (40분 소요)

2) 서해안고속도로 송악 I.C(38국도) → 고대국가공단 → 석문방조제 → 장고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