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경상북도

김천 국립김천치유의숲 인현왕후길 수도암 청암사

구석구석 2024. 11. 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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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거닐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국립김천치유의숲과 인현왕후길

가을부터 겨울까지 멋진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김천 수도산 자락을 소개한다.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여행스케치=김천] 수도산은 해발 1,316m로 남쪽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산이다. 수도산 자락에 자리 잡은 ‘국립김천치유의숲’은 경관이 수려한 대가천, 무흘구곡 등과 어우러져 사계절 아름다운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특히 하늘을 찌를 듯이 뻗어 있는 하얀 자작나무숲은 그 자체로 감동을 주는 곳이다.

숲명상길, 데크산책길, 전망대, 정자 등이 있고, 수도산 웰니스 테라피, 수도산 바디 테라피, 치유 두드림, 숲 해먹 테라피 등 사전 예약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산림치유형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김천 증산면 입구에서 무흘구곡의 아름다운 계곡을 감상하며 천천히 자동차로 올라가다가 수도리 주차장에 도착하면 도보여행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는 인현왕후길과 청암사가 있고, 왼쪽으로는 국립김천치유의숲이 자리하고 있다. 산으로 더 올라가면 수도암이 나온다. 온전히 하루를 여행하기 좋은 곳으로 아름다운 숲길을 걷고 천년고찰에서 머물며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동해 보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자작나무.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자작자작 자작나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국립김천치유의숲에는 7ha의 넓은 자작나무숲과 함께 100년 수령의 잣나무숲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특히 해발 800m쯤에 빽빽하게 자리 잡은 자작나무숲은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자작나무는 주로 북유럽과 러시아 등 추운 북쪽에서 자생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인제, 경북 영양과 함께 김천에서도 이렇게 큰 규모의 자작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국립김천치유의숲 힐링센터.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수피가 종이처럼 벗겨지며 기름 성분이 많아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나서 자작나무라고 한다. 특히 눈 내린 겨울 자작나무숲은 한 장의 엽서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누구라도 화가가 되고, 시인이 된다. 하얀 몸통의 나무줄기가 하늘과 맞닿아 있고 잎을 떨어뜨린 채 속살을 훤히 보여주는 가녀린 가지들 사이로 눈이 내려앉은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가 된다.

자작나무를 사이에 두고 걷는 산길.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겨울나무가 좋은 이유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른 봄이면 겨울잠에서 깬 나무들이 새싹을 틔우느라 분주하고 여름이면 초록이 무성하게 그늘을 만들며 자신을 키우느라 바쁘고 가을이면 울긋불긋 단풍으로 화려하게 치장하며 떠나보낼 준비를 한다고 정신이 없다.

그리고 마침내 겨울이 되면 홀로 남아 조용히 명상에 든다. 다시 올 봄날을 기다리며 춥고 긴 날들을 견디어 내는 것이다. 겨울나무는 휴식의 의미를 가르쳐 주며 조금 천천히 가도 된다고 다독여 주는듯하다.

한편,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약 10km 위치에 수도산자연휴양림이 있어 하룻밤 머물러도 좋다. 깊은 골짜기에 쏟아지는 별도 볼 수 있고 반달가슴곰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국립김천치유의숲 / 주소 경북 김천시 증산면 수도길 1237-89

수도산자연휴양림 / 주소 경북 김천시 대덕면 증산로 326-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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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왕후길, 원시의 자연으로 유배되는 경험

조선시대 숙종의 계비로 왕비가 되었다가 폐위되어 쫓겨난 인현왕후 민씨가 외가가 있는 김천으로 와서 수도산 자락에 있는 청암사에 머물게 된다. 김천시는 인현왕후가 머물렀던 청암사에서 무흘구곡의 용추폭포 주변의 숲길을 조성하여 인현왕후길로 만들었는데, 총 길이는 8.1km로 약 세 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다.

수도산은 골이 매우 깊어서 원시 숲의 느낌이 살아있는 곳이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에 깜짝 놀랄 정도로 고요하고 적막한 산길이지만,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삼나무숲과 용추폭포 주변의 계곡 길은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인현왕후길 입구의 표지판.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인현왕후는 조선 19대 왕인 숙종의 계비(인경왕후가 스무 살의 나이에 천연두로 사망하자 간택된 두 번째 부인)로 15세에 왕비가 되었다. 하지만 숙종은 궁녀인 장옥정(장희빈)을 총애하여 인현왕후를 멀리하였다. 인현왕후의 집안은 서인으로 당시 실권을 잡고 있었는데, 왕을 능가하는 권력을 견제하고자 숙종은 남인을 등용했고, 서인과 남인의 당파싸움이 치열했다.

인현왕후길의 삼나무숲.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1688년 장옥정이 왕자 윤(昀;훗날의 경종)을 낳자 세자로 책봉하려 하였고, 이를 반대했던 서인들은 숙청되기 시작했다.

이때 서인이 완전히 밀려나고 1689년 인현왕후도 폐위되어 궁중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이를 ‘기사환국’이라고 한다. 이후에 1693년 궁녀 최씨가 숙종의 아이를 잉태(훗날 영조)하자 장옥정에 대한 숙종의 총애도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1694년 남인이 주도하는 역모 사건으로 ‘갑술환국’이 일어나 서인 세력이 다시 정치적 실세로 등용되었으며, 그해 4월 폐서인 되었던 민씨도 왕후로 복위한다.

인현왕후길은 걷는 내내 인현왕후의 스토리가 담긴 표지판이 있어서 길을 걸으며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한가한 듯 쏟아지는 햇살은 나무 사이로 투명하게 비추며 반짝인다. 무아지경이 되어 걷다 보면 어디선가 물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를 지나 아래로 내려가니 용추폭포가 보인다. 무흘구곡 중에 제9곡으로 그 모양이 절구처럼 생겼다 하여 ‘구폭’으로도 불렸다.

지금도 폭포 상류에 구폭이라는 각자가 새겨져 있다. 옛날 마을 사람들은 폭포 안에 용이 산다고 믿었는데,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고, 반드시 비가 내렸다고 한다.

근처에 무흘구곡 중 8곡인 와룡암이 자리한 것도 이곳에 살던 용이 승천한 바위라고 믿어 그렇게 이름 지었다. 무흘구곡 중 최고라고 하는 용추폭포는 17m 높이에서 쏟아지는 시원스러운 물줄기가 압권이다.

인현왕후길을 걷다 만나는 무흘구곡의 출렁다리.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수도리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인현왕후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용추폭포를 지나 원점회귀하는 3시간 정도의 길은 오래된 원시의 자연으로 빠져드는 경험을 줄 것이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 수도암과 청암사

수도암( 김천시 증산면 수도리510)은 통일신라의 승려 도선국사가 수도도량으로 창건한 청암사(靑巖寺)의 부속 암자이다. 수도산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크지는 않지만 한 번 와보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담고 가게 된다.

가야산을 바라보는 수도암의 용상.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수도암에서 꼭 봐야 할 풍경은 본당 안에서 부처님의 시선이 바라보는 곳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그 시선의 끝에는 가야산 꼭대기가 보이는데 수도암에서는 그곳을 연화봉이라 부른다.

연화봉 앞으로는 일자봉이 길게 걸쳐 있는데 마치 물속에서 연꽃이 피어오르는 듯한 모양처럼보인다. 도선이 이 터를 발견하고 너무 기뻐서 7일 동안 춤을 추었다고 할 정도로 산세가 수려하고 도를 닦기에 좋은 기운이 가득한 곳이다.

수도암

수도암 마당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이 보이고 그 뒤로 본당인 대적광전이 있다. 대적광전은 사찰에서 비로자나불을 본존으로 모시는 곳으로 화엄전(華嚴殿) 또는 비로전(毘盧殿)이라고도 한다.

수도암 본당에는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모셔져 있는데 경주의 석굴암 불상보다 80cm 작다고 한다. 하지만 본당이 좁아서 그런지 그 크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든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인 약광전에도 석불좌상이 있는데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수도암 삼층석탑과 가야산 연화봉.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시간이 되면 청암사(증산면 평촌2길 335-48)도 찾아가보면 좋다.

청암사는 김천시 증산면  불영산에 있는 사찰로 직지사의 말사다. 당시 궁궐 사대부의 예를 갖추기 위해 인현왕후가 머물렀던 극락전 단청을 칠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주문과 대웅전은 그 이름을 연상하게 하는 푸른 기와를 사용하였다. 청암사 주차장에서 계곡을 따라 걷게 되는데, 이끼가 자란 폭포도 있고 커다란 바위도 있어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청암사 일주문.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청암사 마당에는 다층석탑이 있는데, 통일신라 헌안왕 3년(859)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도선국사가 세운 탑이라고 전해진다. 보통 석탑은 삼층, 오층, 칠층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탑은 4층으로 되어 있고, 기단에 비해 탑신이 가늘어 가냘픈 감을 주며 불안정해 보인다. 성주군의 논에 묻혀있던 것을 청암사 주지였던 대운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청암사 마당에 있는 다층석탑으로 기단에 비해 탑신이 가냘픈 특이한 석탑이다. 사진 / 안은미 여행작가

출처 : 여행스케치 안은미 여행작가 (http://www.ktske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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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수도리 수도마을 인현왕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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