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신성리 갈대밭
서천은 갈대 숲이 많은 고장이다. 주로 습지나 갯가, 호수 주변에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갈대의 특성을 알고나면 서천의 자연환경도 짐작할 수 있다. 200리 해안을 따라 어촌과 갯마을 구석구석, 갈대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서천은 금강 하구둑이 건설되기 전까지만 해도 현재의 갈대밭 둑너머 농경지 전체를 덮는 대규모의 갈대밭을 자랑했다.
금강하구둑 언저리에 위치한 신성리 갈대밭은 금강 변에 펼쳐진 폭 200m, 길이 1㎞, 면적 6만여평에 이르는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 7선'으로 손꼽히는 곳이며, 자연학습장으로, 전국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비무장지대의 공동경비구역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신성리 갈대밭은 강둑에 올라서야만 그 존재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조용히 숨어 있다. 강경에서 한산에 이르는 지방도를 타고 달리다가 한산면 입구에 이르면 왼편으로 신성리 갈대밭을 알리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길을 따라 7㎞ 정도 달리다보면 제방이 나오고, 그 위에 오르면 엄청난 규모의 갈대밭을 만날 수 있다. 강이 멈춘 것일까 갈대가 강을 따라 흐르는 것일까, 멈춘 듯 흐르는 금강의 푸른 물을 배경으로 빚어내는 광활한 갈대숲의 풍경이 장관이다.
강둑을 내려가 갈대밭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엄청나게 높은 갈대의 키에 또한번 놀란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높게 자란 갈대 사이를 걷는 기분은 색다르다. 광활한 갈대밭 사이로 미로처럼 작은 길들이 나 있는데 길 중간마다 시인들의 주옥같은 글들이 푯말 위에 적혀 있어 눈으로 보여지는 아름다움과 함께 마음으로 읽는 낭만까지 전한다.
신성리 갈대밭은 아직은 화려한 맛이 덜하다. 키는 거의 3m에 달할 정도로 다 자랐지만 아직 갈대꽃들이 풍성한 자태를 뽐내고 있지 않은 탓이다. 11월이 되어서야 진정한 갈대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갈대들이 바람에 넘실대는 모습이 반짝이는 금강의 물결과 어울려 빚어내는 쓸쓸한 가을 분위기에 빠지기엔 지금도 충분하다.
마량포구에서 홍원항으로 돌아나오는 길목 언덕에 있는 서천해양박물관(041-952-0020)은 자녀를 동반한 여행객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희귀 어종 등 15만 여점에 달하는 바다 동물을 전시한 서해안 최대의 해양박물관으로 신비한 바닷속 해양생태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산교육장이다. 박물관 2층의 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서해안의 환상적인 일몰과 해안의 포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