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경상북도

포항 구룡포 겨울포항 구룡포의 겨울바다

구석구석 2024. 7. 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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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가 되게 많은 내륙 최동단 항구

[여행스케치=포항] 대게가 맛있어지는 겨울철이 되면 대게 브랜드화에 성공한 영덕이나 대게 산지로 오랫동안 명성을 알린 울진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은 포항 구룡포항이다. 특히 포항은 대게 외에도 겨울 수산물이 많아 더욱 즐거운 여행길이 될 수 있다.

 

 

[미식 여행] 대게가 되게 많은 내륙 최동단 항구 - 여행스케치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www.fira.or.kr)에서 근무하는 수산자원 조사원들의 협조를 받아 취재한 내용입니다.[여행스케치=포항] 대게가 맛있어지

www.ktsketch.co.kr

오랫동안 대게로 흥했던 바닷가 마을

한반도를 호랑이로 표현한 지도로 치면 호랑이의 등 끝, 오른쪽 뒷다리가 접히며 톡 튀어나온 지형에 위치한 구룡포항은 경도로 따지면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항구이다. 용 10마리가 승천하다가 1마리가 떨어졌다는 전설이 있는 구룡포는 일제강점기 때 어업기지로 만들어지며 일본인 거리가 생겨나기도 했던 곳.

그 당시와 비교하면 고래잡이는 울산에 명예를 내주고 오징어는 울릉도가 가져간 데다, 대게마저 영덕에 명성을 빼앗겼다고 하지만, 지금도 대게, 오징어, 청어 등의 어획량이 어마어마하다.

특히 매해 겨울 무렵부터 대게 조업이 시작되면 대게 직판장이나 식당들이 호황을 이룬다. 김경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수산자원조사원은 “울진과 영덕, 포항 구룡포 어선들이 모두 비슷한 해역에서 대게잡이를 하기에 품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TAC 어종인 대게와 붉은대게는 할당량을 허가받아야 어획이 가능하잖아요. 구룡포항에서는 오래 전부터 대게를 주로 잡아 왔고, 붉은대게 어획은 시작한지 몇 년 되지 않았어요. 근해 어선을 기준으로 전국 대게 생산량의 50%를 웃돌 정도로 많지만, 붉은대게를 어획하는 어선은 아직 1척 밖에 없습니다.”

구룡포위판장

붉은대게는 7~8월 여름 두 달 정도가 금어기로 지정되어 있고, 대게도 6월부터 11월까지 거의 반 년간 금어기를 시행하고 있다. 대게류는 바람이 차가워지는 겨울이 되어야 맛있어지기 때문에 여느 항구와 마찬가지로 구룡포에서도 11월경이 되어야 붉은대게 성어기가 시작되고, 12월부터 대게잡이가 이어지며 이듬해 3월 무렵까지 성행한다.

김경은 수산자원조사원은 “대게류는 자망어업과 통발어업으로 어획이 이루어지는데, 이 와중에 너도대게라는 대게류가 올라올 때도 있다”고 말한다.

“너도대게는 대게와 붉은대게 사이에서 태어난 교잡종입니다. 대게도, 붉은대게도 아니지만 대게에 가까우니 ‘너도 대게 해라’는 식으로 너도대게라 이름이 붙었죠. 맛과 향, 사는 수심까지 대게와 붉은대게의 중간인 점이 재미있는데, 위판 가격이 두 대게류에는 미치지 못해 어업인들은 너도대게 어획을 그다지 반기지 않습니다.”

겨울에 더 즐거운 포항 구룡포

죽도시장과 북부해수욕장 등이 있는 포항은 여름 피서지로 잘 알려졌지만, 사실 겨울철에 식도락 여행으로 찾아오기 매우 좋은 곳이다. 대게가 맛있어지는 겨울이면 구룡포 일대는 게 찌는 냄새로 가득 차 지나는 객들의 군침을 자극한다.

대게를 만졌을 때 약간 딱딱한 느낌이 들면 살이 잘 들어 있는 것.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대게를 알차게 즐기려면 물게를 피해야 한다. 물게는 겉보기에는 사이즈가 크지만 살이 없이 속이 텅 비어 있는 게를 말한다. 김경은 수산자원조사원은 “대게를 살 때 배 부분을 눌러보면 살이 차 있는지를 알 수 있다”며 “만졌을 때 약간 딱딱한 느낌이 들면 살이 잘 들어 있는 것”이라 알려준다.

단, 대게류는 배 중앙을 만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쉬이 죽을 수 있으니, 다리 옆 부분을 눌러 확인해야 한다.

구룡포에서는 오징어와 과메기도 빼놓을 수 없는 겨울 수산물이다. 경북에서는 울릉도 오징어의 명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실제 경북 오징어의 생산량은 구룡포가 가장 많다. 이를 알리기 위해 상표로도 등록되어 있는 구룡포 오징어는 육질이 두껍고 식감이 쫄깃하며 오징어 특유의 풍미가 진한 특징이 있다.

오징어와 마찬가지로 상표 등록이 되어있는 과메기도 구룡포를 대표하는 수산물이다. 예부터 청어를 말려 먹은 것이 시작이라는 과메기는 쫀득하면서 짙은 바다 맛을 품은 별미. 한때 청어가 잡히지 않으면서 꽁치로 대체되었으나, 수년 전부터 동해안에 청어가 다시 돌아와 현재 구룡포에서는 두 종류의 과메기를 모두 맛볼 수 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부는 겨울 구룡포. 발갛게 익은 대게와 바다내음 가득한 오징어, 기름이 똑똑 떨어지며 맛이 들어가는 과메기까지. 구룡포는 뱃속을 채워 겨울 추위를 피할 곳으로 아주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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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구룡포항 주변 정보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

구룡포항에서 조금 북쪽에 위치한 호미곶은 한자 그대로 ‘호랑이 꼬리 마을’에서 이름 붙은 곳이다. 한반도 내륙의 최동단에 위치한 만큼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상징성을 내세워 매해 첫날을 기해 해맞이 축제가 펼쳐진다.
축제시기 매년 12월 31일~익년 1월 1일

구룡포과메기

청어의 눈을 꿰어 말렸다는 관목에서 이름이 유래한 과메기는 초장에 찍어 알배추와 마늘, 고추, 미역, 김 등과 쌈을 싸먹는 겨울철 별미이다. 갓 담근 김장김치를 과메기에 둘둘 말아서 따뜻한 밥 한 술과 먹어도 아주 꿀맛이다.

구룡포공원

용 10마리가 승천하다가 1마리가 떨어졌다는 전설이 있는 구룡포. 사진 / 노규엽 기자

현재의 구룡포우체국 옆 골목에는 일본인 가옥거리가 남아 있어 근대 유산을 살펴볼 수 있다. 거리 중심부에 있는 구룡포공원으로 올라가면 구룡포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언덕 상부에 있는 과메기문화관을 방문하면 구룡포와 과메기의 역사도 알아볼 수 있다.

출처 :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

'비릿함 속 고소한 맛 ' 과메기 주렁주렁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있는 ‘과메기’. 포항이 오리지널인 과메기는 몇 년 전만 해도 영남지방 만의 기호식품이었지만 고향 포항의 어드벤티지를 타고 거의 ‘국민식품’수준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동해안 바닷바람이 어느 때보다 매서운 포항 구룡포읍 병포리 앞바다. 제철 맞은 겨울진미인 과메기 건조작업이 한창이다. 대가리와 뼈, 내장을 추려내고 꼬리까지 두 쪽을 가른 꽁치 살을 껍질 째 걸어 말리는 과메기 덕장은 이 맘 때면 구룡포에서 북쪽 영일만 호미곶까지 해안가 어촌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경.

영일만 호미곶 구룡포가 본산

두 단으로 된 걸개에 걸린 꽁치사이로 차가운 해풍과 겨울햇살이 번갈아 스쳐 지나가면 과메기는 사나흘 만에 얼었다 녹았다를 거듭하며 꾸덕꾸덕한 제 맛을 낸다. 덕장에서 만난 몽골 아줌마는 우리네 어촌마을 여느 아낙네 솜씨 못지않게 익숙한 손놀림으로 과메기를 손질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친숙함이 느껴진다.

이런 갯마을 풍경에 취해 느릿느릿 해안도로를 따라 차를 몰다가 유명한 포항 죽도시장을 구경한다. 뭍에선 좀체 보기 힘든 매운탕 거리인 홀데기(홍치)와 곰치가 허연 배를 드러내 놓은 시장 입구 좌판에서 수산시장의 진풍경은 시작된다.

수산시장 뜨거운 생활전선

싱싱하고 윤기 나는 대게는 집게발을 버둥거리며 얼음 깔린 진열대 위에 나란히 줄을 서 있다. 한파에 완전무장한 상인은 대게 5마리 한 줄에 한 마리를 더 얹으며 “3만원”을 외치는 간이 천막 옆에선 어린아이 키 만 한 문어를 삶는 가마솥이 연신 김을 뿜어대고 있다.

이에 질세라 새벽 경매로 늦은 아침을 먹던 억척 아줌마가 퍼덕거리는 오징어와 우럭을 뜰채로 뜨며 “1kg에 만원. 싸다 싸! 사가 가이소”라며 투박한 사투리로 흥정을 붙는다.

그 사이 오징어 몇 마리는 좌판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며 고개를 삐죽거리고 맞은편에선 흥정을 끝낸 고객과 상인이 덤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그 한편에선 또 열심히 회 썰기에 몰두하고 있는 아줌마의 아침식사가 식어가고 있지만 추위는 아랑 곳 없다.

눈 코 뜰 새 없는 수산코너를 돌아 죽도시장 명물인 회 타운에 접어들자 우럭, 광어, 오징어에 고레치, 홍치, 메치 등 잡어까지 싱싱한 활어들이 수족관을 꽉 채우고 있다. 상인들도 저마다 활어를 들어 보이며 손님 유치에 경쟁적이다. 작은 관심에도 곧장 손을 잡아끌기 때문에 곁눈질로 짐짓 다른 곳을 보며 둘러보는 것이 회 타운 구경의 요령인 것 같다.

죽도시장을 벗어나는 지점엔 겨울진미 과메기 상점이 자리한다. 잘 손질된 포장상품(1두릅기준)이 1만원 선. 여기에 채소랑 미역, 초고추장이 갖춰진 세트상품은 1만6천∼1만8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을 빠져나오는 찰라 한 무리의 사람들이 관광버스에서 내려 시장 안으로 들자 조금 전 들었던 활기찬 호객소리가 다시 메아리친다.

929번 해안도로 드라이브

거센 해풍을 견디려는 듯 한껏 몸을 낮춘 해안가 어촌 마을의 정경, 크고 작은 포구의 풍경, 찬바람에도 꿋꿋하게 푸름을 뽐내는 해송 숲은 929번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할 때 볼 수 있는 겨울장관들이다. 이 뿐 아니라 차창너머 푸른빛이 선명한 동해의 짙푸른 바다가 한없이 펼쳐져 운전하는 내내 청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구룡포읍 석병리에 있는 ‘한반도 동쪽 땅끝 마을’이란 표지석 너머 너른 암석이 깔려 있어 바다와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맑은 겨울바다물 속에서는 암초에 꼭 달라붙어 자라고 있는 해초들이 파도를 따라 이리저리 손짓을 하고 있다. 그 싱그러운 생명력은 보고만 있어도 좋다.

아쉬운 대로 길을 재촉하면 이번엔 호미곶 해맞이 공원과 국립등대박물관에 들러 볼 수도 있다. 바다와 땅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상생의 손 조각물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출처 : 매일신문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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